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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96)] 의적 메메드(전 2권)



의적 메메드 (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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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열린책들 | 2014-05-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상의 변혁을 위해 민중은 영웅을 도구로 삼는다” 터키 리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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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496)] 의적 메메드(전 2권)

야샤르 케말 저 | 오은경 역 | 열린책들 | 312쪽 | 각권 11,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터키 리얼리즘 문학의 거장’ 야샤르 케말의 대표작. 『의적 메메드』는 야샤르 케말이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1955년 출간돼 터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지금까지 터키 국민의 애독서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한국어를 포함해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여러 나라에서 영화로도 제작됐다.


『의적 메메드』는 순박한 청년 메메드가 권력의 탄압에 대항해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현대판 영웅 서사시이다. 터키 남부 토로스 산맥의 물방앗간 마을 주민들은 고된 노동과 배고픔에 시달린다. 지주의 압제에 불만은 가득하지만 저항할 수 없다. 빼빼 마르고 순박하기만 한 메메드는 이런 삶에 진저리를 치고 마을을 탈출하고자 여러 번 시도한다. 하지만 결국 지주의 하수인들에게 붙잡혀 되돌아오고 만다. 이후 메메드는 지주의 ‘특별 감시 대상’이 되어 유난히 지독한 노동에 시달린다.


평생 지주라는 존재에 짓눌려 온 메메드는 어느 날 문득 지주와 자신 모두 인간으로서 같은 권리를 지녔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단순하고도 강한 열망을 품게 된다. 연인 핫체가 지주의 조카와 강제로 약혼하게 된 사건을 계기로 메메드는 산적이 되어 본격적으로 지주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순박했던 메메드는 어느새 마을 전체를 보살피는 ‘의적’이 되어 간다.


메메드는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이중적 존재이다. 끔찍한 상황을 타파해 줄 희망이지만 지주의 악행을 심화시킨다. 판세가 메메드의 승리를 향해 가자 분란만 일으킨다며 적대적이었던 사람들도 그에게 의지하려 한다. 그들은 메메드가 지주를 죽여 마을에 평화를 가져다주길 바란다. 그가 잠시라도 주저하면 비웃기까지 한다. 메메드는 지주에게 대항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고 연인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지만 마을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다. ‘영웅’이 된 메메드는 점차 마을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희생하게 된다.


『의적 메메드』는 평범한 청년이 영웅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메메드에게는 초인적 능력도 특별한 소명도 없다. 작가는 말한다. “영웅이라는 것은 숭고하고 우월한 존재도, 배 속에서부터 소명을 지니고 태어나는 존재도 아니다. (……) 소위 영웅이라는 자들이 민중에 의해 휘둘려 왔던 효과적 도구였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했다.”


메메드와 같은 영웅들, 이른 바 ‘소명을 가진’ 이들은 세상에 순응한 채 살아가는 이들 사이에 홀연히 나타나 반란의 씨앗을 싹틔우고 세상을 바꿔 나가는 ‘도구들’이다. 이 ‘도구들’은 민중의 마음속에 정의와 평화에 대한 열망을 깨운다. ‘의적’은 20세기 초중반 세계 곳곳의 농촌 지역에서 확인된 보편적인 사회 현상이었다. 그들은 무력으로 사회 권력에 도전하는 ‘농촌의 위법자’이며, 국가에 의해서는 범법자로 간주되지만 농촌 사회에서는 영웅, 수호자, 정의의 투사 등으로 여겨지는 존재이다.


야샤르 케말은 쿠르드족 출신이다. 그는 소외된 삶에 주목한다. 강압적 혼인과 명예살인으로 고통받는 여성들, 정부와 대립하는 소수 민족들, 곤궁한 삶을 사는 도시 빈민층의 이야기가 그의 작품 주제가 된다. 케말은 프랑스에서 두 차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으며 국제 델 두카 상, 국제 평화상, 오르한 케말 상 등을 수상했다. 영국·독일·핀란드에서 야샤르 케말 특별 다큐멘터리가 제작, 방영되기도 했다.



작가 야샤르 케말 소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터키 리얼리즘 문학의 거장. 1923년 터키 아다나 시(市) 작은 마을 헤르미테의 쿠르드족 가정에서 태어났다. 5세 때 아버지가 원수 집안에 의해 살해당하는 현장에서 오른쪽 눈을 잃고 그 충격에 12세까지 말을 더듬었다. 어려운 형편으로 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학업을 중단하고 목화 농장 일꾼, 도서관 사서, 탈곡 기계 기술자, 트랙터 운전수 등 갖가지 생업에 종사해야 했다.


젊은 시절부터 좌파 성향이 강했던 케말은 적극적으로 정치적 신념을 피력해 왔는데, 17세 때 노동자 권익을 옹호하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체포·구금되었으며 작가 노조를 설립하거나 쿠르드족 반체제 인사를 지지하는 등의 행보로 끊임없이 터키 정부로부터 핍박받아 왔다. 터키 작가 노조 위원장, 작가 협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도 정치계·문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소외되고 억압받는 민중의 고통을 문학으로 대변해 온 케말은 자국인 터키에서보다 프랑스 등 해외에서 더욱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케말은 1982년 국제 델 두카 상을 받았고, 1987년에는 한림원 추천으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프랑스 레지옹도뇌르 2급 훈장을 받았다.


케말은 1945년 「추잡한 이야기」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의적 메메드』 『바람 부족의 연대기』 『땅은 쇠 하늘은 구리』 『불멸초』 『성문』 등의 장편과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아으르 산의 신화」 「아기」 「가게 주인」 등의 단편을 출간했으며 90대인 현재도 의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터키 토로스 산맥 지방을 배경으로 한 『의적 메메드』는 폐쇄적인 마을의 포악한 지주와 힘없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청년 메메드의 이야기이다. 평화와 행복이라는 단순한 소망을 가진 평범한 청년이, 절대 권력에 대항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영웅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케말의 첫 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1955년 출간되자마자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나의 독수리 메메드』 『메메드의 귀환』 『메메드의 최후의 전투』라는 제목의 후속작도 출간되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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