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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35)] 그림자 소녀


그림자 소녀

저자
미셸 뷔시 지음
출판사
달콤한책 | 2014-07-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기는 누구인가? 짙게 ...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535)] 그림자 소녀

미셸 뷔시 저 | 임명주 역 | 달콤한책 | 528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그림자 소녀』는 『그녀 없는 비행기』라는 제목으로 2012년 프랑스에서 출판된 미셸 뷔시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올해 최고의 추리소설이라는 평단의 찬사와 함께 2012 메종 드 라 프레스 상, 2012 대중소설 상, 2012 프랑스 최고 추리소설 상, 2013 NVN 독자가 뽑은 최고의 추리소설 상, 2014 뒤퓌 상 등 수많은 추리문학상을 휩쓸었다. 2013년 한 해에만 50만 부 가까이 판매되면서 미셸 뷔시는 기라성 같은 작가들을 제치고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 8위의 반열에 들기도 했다.


이 소설의 시작점은 ‘비행기 추락’이다. 대형 참사가 모두를 절망케 하는 것은 그동안 믿었던 단단한 확신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나고, 운명과 신에 대한 회의가 밀려온다.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쇳덩어리가 플라스틱처럼 녹아내리고, 비행기 날개는 잠자리 날개보다 더 힘없이 부서져버린다.


『그림자 소녀』는 그런 완전한 절망 앞에 빠진 인물들에게 생후 3개월 된 어린 생존자를 보여주며 또 다시 잔인한 희망을 불어넣는다. 희망은 집착과 욕망을 낳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만들어, 때로는 사랑이 되고 때로는 광기가 된다. 비행기 사고에서 기적같이 생존한 아기는 릴리, 잠자리, 에밀리, 리즈로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혼란스러운 운명의 주인공이 된다. 이런 점에서 작가는 삶이라는 처절한 운명, 인간의 부조리한 실존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는 사회적 배경이 전혀 다른 두 집안이 나온다. 파리에 사는 재계 거물 집안과 지방의 한 섬에 살며 해변에서 음식 장사를 하는 가난한 집안이 똑같은 운명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사회적인 배경이라는 페르소나를 벗고 운명 앞에 민낯으로 서서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까지 모두 드러낸다. 본능에 점령당한 인간의 잔인성과 처참히 무너지는 연약하고 비극적인 말로까지. 그러나 작가는 진정한 사랑의 승리를 보여줌으로써 인간 본능의 또 다른 모습을 말한다. 암울한 운명을 이겨내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힘의 가치를 믿는 것이다.


추리소설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에는 문학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뛰어난 추리소설이 매우 많다. 그런 가운데 『그림자 소녀』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까닭은 추리소설과 문학성을 겸비한 수준 높은 플롯 때문일 것이다. 우선 작가는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독자를 쥐락펴락한다.


과거와 현재의 장면을 절묘하게 섞고, 독자를 비밀의 입구까지 데려간 뒤 결정적인 순간에 커트해버리는 절제를 발휘하여 소설의 몰입도를 높인다. 독자의 심리를 훤히 들여다보는 작가의 연출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작품이다. 또한 실제 역사적인 사실과 소설의 사건을 절묘하게 결합해 독자의 기억을 자극하고 더욱 생생한 리얼리티를 준다.


특히나 이 소설은 탐정의 구도를 전혀 색다르게 배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건을 해결할 열쇠가 제법 실력 있고 열정적인 탐정 그랑둑에게 주어지지만, 그렇다고 그가 사건을 완전히 해결하는 순수한 영웅만은 아니다. 그랑둑이 열심히 사건을 파헤치는 가운데 그의 행적을 뒤따르는 또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독자들도 나름의 추리와 함께 자기도 모르게 그 인물들의 뒤를 쫓는 느낌을 갖는다. 이런 면에서 이 소설은 열린 구조이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모든 의혹이 풀리는 완벽한 설계도를 갖추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하지만 끝에 가서야 비로소 지나온 모든 이야기 속에 사건의 복선이 깔려있음을 깨닫게 된다. 소설 말미의 예상치 못했던 반전은 이 작품이 주는 놓칠 수 없는 묘미다.



작가 미셸 뷔시 소개


1965년 프랑스 루비에 출생. 작가이자 프랑스 정치학자이며 루앙대학교 지리학과 교수이다. 2006년 첫 추리소설 『코드 뤼팽』을 필두로 발표하는 소설마다 많은 상을 받고 독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2012년에 출간한 『그림자 소녀』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으로 노르망디 지역작가에 머물러 있던 저자는 명실상부 프랑스를 대표하는 추리작가가 되었다.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 방식은 추리소설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도 팬으로 만들었다.


2014년 1월 전문여론조사기관인 GFK와 유력 일간지〈피가로〉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013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 Top 10’ 중 8위에 올랐다. 2014년 5월에 프랑스 아마존 ‘이달의 저자’로 선정됐고 그의 작품 4권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나란히 차지하면서 ‘새로운 스타’,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추리소설의 제왕’이란 칭호에 걸맞은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출간한 8편의 장편소설 중 『오마하 범죄사건』은 상당크르 상, 데뷔추리소설 문학상 외에 여러 상을 받았다. 『센 강에서 죽다』는 렌 마틸드 상을 수상했다. 모네 의 지베르니 마을을 배경으로 한 『검은 수련』은 쏟아지는 언론의 찬사와 함께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코냑 추리소설 독자상, 지중해 추리소설 상, 미셸 르브룅 상, 귀스타브 플로베르 대상 등 2011년 프랑스 추리소설 중 가장 많은 상을 휩쓴 작품이기도 하다.


『그림자 소녀』는 2012 메종 드 라 프레스 상, 2012 대중소설 상, 2012 프랑스 최고 추리소설 상, 2012 “각자의 이야기” 상, 2013 NVN 독자가 뽑은 최고의 추리소설 상, 2014 뒤퓌 상 등을 수상했고, 2012 추리문학 대상과 코냑 추리문학 대상 후보에 올랐다. 프랑스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으며 전 세계 25개국에 번역 판권이 계약됐다.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2013년『내 손을 놓지 마』, 2014년 『절대 잊지 마』를 출간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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