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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48)] 마리오와 마술사



마리오와 마술사

저자
토마스 만 지음
출판사
인디북 | 2014-08-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토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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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548)] 마리오와 마술사

토마스 만 저 | 염정용 역 | 인디북 | 272쪽 | 10,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토마스 만은 연마된 언어로 깊이 있고 구성이 뛰어난 작품을 주로 썼으며 1929년 노벨문학상을 비롯, 괴테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첫 번째 소설 『꼬마 프리데만 씨』에서 시작해 부유한 상인의 집안이 4대에 걸쳐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을 발표하여 문단에서 자리를 굳혔다. 그리고 1924년 12년의 세월을 거쳐 발표한 『마의 산』은 손꼽히는 반전소설로서 독일 문학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양차 세계대전을 겪고 나치가 집권하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 작가로서 순탄치 못한 삶을 살지 못했던 그는 창작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중적 의미를 띤 쉽지 않은 그의 문체는 독자들에게 그다지 환영받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필독서로 꼽히는 그의 대작이 여러 권 소개돼 필독서로 알려져 있지만 즐겨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마리오와 마술사』는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비판하는 의도가 들어 있기는 하지만 사악한 마술사의 간교함으로 빚어진 살인사건을 다룬, 독자가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이 책에 실린 『베네치아에서의 죽음』과 『마리오와 마술사』는 모두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두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이탈리아 여행에서 경험한 일들을 다룬 것으로, 모두 영화로도 제작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은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이라는 대작으로 작가로서 의외로 일찍 성공을 거둔 후 자신이 추구하는 위대한 문학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1911년에 나온 것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작가로서의 삶과 예술의 본질, 미를 추구하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매우 치밀하게 한 편의 드라마를 다루듯 서술하고 있다.


이렇듯 구성이 매우 치밀하고 문체가 정교하고 까다로운 것은 이 작품 2장에서 괴테를 지칭한 듯한 다음 구절이 작가 자신의 경우에도 해당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실 그것(『프리드리히 대왕』)은 하루하루의 성과를 모아 이루어진 수백 개의 창작과 관련된 영감들을 방대한 이야기로 짜 맞춘 것이었다. 그것이 모든 면에서 철두철미했던 이유는 오로지 굳은 의지와 끈질긴 태도로 수년에 걸쳐 동일한 한 작품이 주는 압박감을 견뎌냈고, 가장 효과적이고 가치 있는 시간들을 오로지 글쓰기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작품의 묘사는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까다롭지는 않다. 산책을 하다가 만난 이국적인 남자, 젊은이 옷차림을 한 수다스러운 노인, 수상한 곤돌라 사공, 노골적인 떠돌이 악사 등 죽음의 상징들이 병색이 짙은 타치오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소설가 아셴바흐에게 다가오는지, 이 죽음과 예술의 양극성을 해소하기 위해 곳곳에 배치된 신화 모티프의 의미와 상징이 줄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따져가며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마리오와 마술사』는 그가 1929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후 발표된 첫 작품으로 앞의 작품에 비해 한결 여유로워진 태도가 엿보인다. 이 시기부터 그의 작품에서 사회비판적인 태도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앞부분에서는 이탈리아 대중들의 정신적 분위기와 날씨, 휴가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엮어 전하고 있다. 그러나 뒷부분에서는 마술사 치폴라의 등장과 함께 이야기는 곧장 정점으로 치달으며 전개된다. 토마스 만은 이탈리아에서 대중들의 정신적 분위기와 독재자 무솔리니에 비유되는 마술사 치폴라가 대중을 장악하는 교묘한 술수와 그의 종말을 화자를 통해 대가다운 솜씨로 그려내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자세한 사항을 일일이 다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치폴라에 소극적으로나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인물들의 모습과 서서히 동화되어가는 대중의 모습을 화자의 설명과 더불어 반추하며 따라가 보면 이해하기 쉬워질 것이다



작가 토마스 만 소개


1875년 북독일 뤼베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토마스 요한 하인리히 만은 곡물상이자 시의회 의원이고, 어머니 율리아는 반은 포르투갈계이고 반은 크레올계인 남부 출신이다. 그는 아버지에게는 북독일적인 이성과 엄격한 도덕관을 그리고 어머니에게는 남국인의 정열과 예술적인 재능을 물려받았다.


그는 소위 니체가 말하는 〈아폴로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모순〉을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것이다. 토마스 만의 유년 시절은 부유하고 행복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회사가 정리되면서 가족들은 거기서 나오는 이자로 생계를 꾸려 나가게 된다.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토마스 만은 일찍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1983년에는 산문 습작을 했으며 자신이 발간하는 『봄의 폭풍우』지에 글을 기고했다.


토마스 만은 다니던 김나지움을 그만두고 가족이 이미 1년 전에 이주한 뮌헨으로 가서 화재 보험 회사에 취직해서 일을 시작하지만 곧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1985년에서 1986년까지 뮌헨 공과대학에서 미학, 예술 문학, 경제 및 역사 강의를 들었다. 그 시절, 김나지움 시절부터 이미 그를 사로잡았던 슈토름, 헤르만 바르, 폴 부르제, 헨리크 입센 등을 탐독했다. 또 직접 『짐플리치시무스』지를 편집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01년 첫 장편소설 『부르덴브르크 가의 사람들』을 발표하면서 국내외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 무렵 단편소설들을 모아 단편집『토니오 크뢰거』도 발표하였다.


1905년 뮌헨 대학교 수학 교수의 딸인 카타리나(카챠라는 애칭으로 불림) 프링스하임과 결혼하여 3남 3녀가 태어났다. 하지만 토마스 만의 가족들에게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토마스 만의 두 여동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듯이 아들 클라우스 만이 자살했고 막내 미하엘 만도 신경안정제 과용으로 의문사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에서 미국으로 탈출하다가 남편을 잃은 모니카 만은 정신병에 시달리기도 했다. 1912녀 폐병 증세가 있어 부인이 다보스 요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문병을 간 토마스 만은 그곳의 분위기와 그곳에 체류하는 손님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느낀 인상에도 매료되었는데 이런 체험을 글로 쓰기 시작, 점점 방대해져 12년 후에 완성된 것이 『마(魔)의 산』이다.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창작을 중단하고, 평론집 『비정치적 인간의 성찰』과 같은 정치 평론을 발표했다. 전쟁 초기 독일 문화와 독일 시민 계층의 와해를 걱정하며 국수주의적 입장을 보이며 형 하인리히 만과 불화를 겪게 된다. 하지만 평론「독일 공화국」을 통해 민주주의와 시민 계급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던 중 1929년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1931년 히틀러가 총통에 취임한 이후 나치에 협조하지 않은 작가들을 박해하기 시작했다. 1933년 바그너 서거 50주년이 되던 날, 토마스 만은 뮌헨 대학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고뇌와 위대성〉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했다. 이 연설을 끝으로 그는 망명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1935년에는 나치 정권에 대해 공개 반박을 하기에 이르렀고, 1938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 프린스턴 대학의 객원 교수가 되어 나치 타도를 부르짖었으며, 1944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1949년 괴테 탄생 200주년 기념 강연 청탁으로 16년 만에 독일 땅을 밟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가진 않았다.


토마스 만은 현실의 공산주의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사회주의의 기본 이념인 사회적 평등을 존중했다. 그래서 구동독 정권에 대해 분명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매카시 위원회는 그를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였다. 이에 환멸을 느낀 토마스 만은 1952년 미국을 떠나 스위스 취리히로 향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12일 F.실러 사망 150주년 기념식 참석차 독일 여행 중 발병하여 취리히로 되돌아와 81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저서로는 『키 작은 프리데만 씨』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트리스탄」 「굶주린 사람들」 「글라디우스 다이i」 「토니오 크뢰거」 「신동」 「벨중족의 혈통」 「피오렌차」 「대공 전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주인과 개」 『마의 산』 「무질서와 젊은 날의 고뇌」등이 있으며, 『요셉과 그의 형제들』는 1926년에 쓰기 시작해서 1943년에야 비로소 완간되었다. 또한 『바이마르의 로테』 『파우스트 박사』 『선택받은 사람』 「속은 여자」가 있으며, 1910년부터 쓰기 시작한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l』은 1954년 〈회상록 제1부〉라는 제목이 덧붙여져 출간되었으나, 결국 이 소설은 그의 미완성작으로 남았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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