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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04)] 다르마 행려

 
[책을 읽읍시다 (804)] 다르마 행려

잭 케루악 저 | 김목인 역 | 시공사 | 380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잭 케루악의 대표작인 『길 위에서』와 함께 1960년대 젊은이들의 필수품, 비트 세대의 경전으로 불리는 『다르마 행려』. 출간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젊은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영원한 청춘의 고전’으로 남아 있는 작품이다.


『다르마 행려』는 시인이자 선불교의 괴짜 선승을 자처하는 청년 제피 라이더와 열정적이고 순수한 작가 레이 스미스가 정신적 방랑과 구도의 길을 찾기 위해 감행한 유쾌하고 진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들은 ‘다르마’ 즉 ‘진리’를 찾기 위해 화려한 도시의 조명 아래든 절대 고독의 험난한 산중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리는 기차에 무임승차하고 히치하이크로 미 대륙을 누비며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간다. 환영과 같은 찰나의 세계에 구애됨 없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 고행 같기도 하고 기행 같기도 한 갖가지 모험을 자처하는 두 청년의 여정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결국 삶에 대한 아름다운 위엄과 뜨거운 열정이다.


케루악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다르마 행려』 역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세미픽션 형식의 소설이다. 케루악은 작품 속 괴짜 선승으로 등장하는 제피 라이더의 실존 모델인 시인 게리 스나이더를 195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다. 생태학과 동양사상에 해박한 기인이었던 게리 스나이더는 당시 무명작가로서 지쳐 있던 케루악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과 희망을 가르쳐주었다. 작품 속에 나오는 로지의 죽음이나 ‘식스 갤러리’에서의 낭송회 장면 매터혼 등반 장면 역시 이즈음 케루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겪었던 실제 사건들. 특히 식스 갤러리 장면은 훗날 이 낭송회가 미국 문학사의 중요하고 역사적인 사건으로 재평가되며 당대의 중요한 기록 중 하나가 됐다.


잭 케루악은 그 명성에 비해 국내에 소개가 늦은 작가 중 하나다. 그 주된 이유는 아마도 케루악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이 가지는 특유의 리듬감과 숨결이 번역 과정에서 오롯이 살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재즈의 즉흥성과 형식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케루악 자신이 재즈를 반주로 작품을 자주 낭송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문체가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수단으로만 쓰이고 있지 않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케루악의 문장이 밥 딜런과 톰 웨이츠, 짐 모리슨 같은 미국의 전설적인 음악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 또한 케루악의 문체가 갖는 음악적인 특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 잭 케루악 소개


192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태어났다. 1940년 콜롬비아 대학교에 입학하나 학업을 중단하고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다 2차 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참전한다. 종전 후 대학교를 자퇴하고 작가 윌리엄 버로스, 닐 캐시디, 앨런 긴즈버그 등과 함께 미국 서부와 멕시코를 도보로 여행한다. 이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길 위에서』가 1957년 출간되자 당시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며 케루악은 소위 '비트 세대'를 주도하는 작가로 단숨에 자리매김한다.


형식에 구대받지 않은 즉흥적인 문체, 거침없이 역동하는 재즈와 맘보의 리듬, 끓어오르는 에너지와 호기심으로 가득한 이 작품은 이후 문학과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소설의 가치관에 감흥을 받은 젊은이들은 도취의 세계를 찾아 전국을 방랑하면서 1960년대 히피 운동을 탄생시키는 도화선을 만들었다.


이어 그는 『달마 부랑자』, 『외로운 여행자』, 『빅 서』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1969년 4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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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