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00)] 몽화

[책을 읽읍시다 (900)] 몽화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384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덕혜옹주』의 저자 권비영의 소설 『몽화』. 우리 민족에게 가장 혹독한 시련의 세월이었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기록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무명씨로 살다가 잊히거나 잊혀져갈 우리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기 다른 환경에 처한 세 소녀, 영실, 은화, 정인의 일그러진 일상들을 통해 씨줄과 날줄로 얽히는 사람들의 애환을 통해 존재감도 없이 사라져야 했던 소녀들의 억울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며 그 암흑의 시대를 견뎌 온 소녀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준다.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와도 헤어져 경성의 어둑어둑한 거리 ‘이모네 국밥집’으로 오게 된 영실. 팍팍하고 신산한 이모의 살림을 바라보며 이제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음을 직감한다. 부모 생각과 못다 마친 중학교 학업 때문에 우울하던 영실은 개천 건너 으리으리한 기와집들을 구경하다, 그곳에 사는 두 또래의 여학생 은화, 정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삶도 순탄치만은 않다. 은화는 조실부모하고 기생집 주인에게 길러져 자신도 곧 기생이 되는 운명을 맞아야 한다는 두려움에 떨었고, 정인은 아버지가 일본 앞잡이인데다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먼 타국으로 보내려 해 우울증을 앓는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소외된 비운의 황녀 ‘덕혜옹주’를 세상에 알리며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진 권비영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1940년대 참혹했던 시대 상황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생생하고 섬세하게 다뤘다. 몇 해전 일본의 폐광에 다녀오고 나서 가슴 아픈 역사를 함께 보듬고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을 집필, 위안부임에도 이를 숨기고 살아가는 할머니들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작품에 투영했다. 또한 강제 징용 피해 상황을 함께 그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도 무시당한 채로 살았던 민족의 슬픈 역사를 적나라하게 조명했다.


부모도 나라도 없다. 안전한 울타리는 광풍에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광풍이 휩쓸고 간 자리는 깊은 상처뿐이다. 이제는 죽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있다면, 희망은 있다. 꽃송이는 떨어졌으나 스러지지 않고 희망을 꿈꾼다. 그래서 태어난 이름이 몽화(夢花)다. 『몽화』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며 현재를 사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야기다. 


 

작가 권비영 소개


역사와 사회에 소외되고 상처 받은 영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작가 권비영은 1995년 신라문학상으로 등단하였고 ‘소설21세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명감과 자존심을 걸고 집필한 작품 『덕혜옹주』는 100만 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후 다문화센터를 배경으로 가족해체 문제와 각박한 사회 모습을 돌아본 소설 『은주』를 발표했다. 그리고 다시 일제강점기로 돌아가 꺾이고 짓밟혀도 희망을 꿈꾸는, 세 소녀의 삶을 그린 감동 대작 『몽화』로 돌아왔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