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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99)] 아머 : 개미전쟁

 

[책을 읽읍시다 (899)] 아머 : 개미전쟁

존 스티클리 저 | 박슬라 역 | 구픽 | 576쪽 | 15,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평생 단 두 편의 장편소설만을 발표하고 59세라는 이른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존 스티클리의 『아머: 개미전쟁』. 외계 행성 ‘밴시’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외계인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 이 작품은 본격 밀리터리 SF를 표방하며 영미권 수많은 마니아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사로잡았고 지금도 분야의 필독서로 불릴 정도로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거대 개미의 모습을 한 외계 생명체가 점령하고 있는 행성 밴시. 행성 점령을 위해 끝없이 파견되는 군인들은 모두 신체 능력을 업그레이드시켜 적과의 전투를 용이하게 하는 보디 슈트의 일종인 강화복을 착용한다.


다른 군인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강화복 적응력으로 삶을 연장하는 대신 점차 전장의 ‘엔진’이 되어가며 살인기계로서 강화복에 정신을 잠식당해가는 펠릭스. 그리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 강화복에 자신을 내맡기는 펠릭스와 그를 전장의 부품으로 이용하는 군대.


『아머: 개미전쟁』은 눈물이 날 정도로 치열한 펠릭스의 전장 생존기와 우주 해적 잭 크로우의 경쾌한 모험담이 기묘하게 얽히며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작가 존 스티클리가 표현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는 기존 SF소설에서 보아오던 세계관과 크게 다름이 없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장점은 작가가 치밀하게 묘사해내는 그 세부사항들에 있다. 곤충의 모습을 한 외계인과의 전쟁이라는 소재적 측면에서 로버트 A. 하인라인의 걸작 SF 『스타십 트루퍼스』와 자주 비교되기도 하지만 『아머: 개미전쟁』은 전쟁을 벌이는 ‘무리’가 아닌 ‘개인’에 주목한다.


이에 작가는 단체 전술보다는 백병전의 잔혹한 묘사에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하며 이념이 아닌 오로지 생존만을 위한 싸움이 본능에 따라 어떻게 광란의 폭력으로 변하가는지 묘사한다. 언제 어디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전쟁의 공포는 숨 돌릴 틈 없이 등장하는 펠릭스의 전투로 치열하게 묘사되며 독자가 전장의 한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과 사실성을 불러일으킨다.


『아머: 개미전쟁』은 한 군인의 생존기이면서 인간의 공포와 용기, 그리고 강렬한 의지가 어떻게 삶의 가장 위대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개미전쟁’은 미래 어느 우주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전쟁이자 과거의 모든 전쟁에 대입될 수 있는 전쟁이며 바로 지금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생존본능의 전쟁이기도 하다는 점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작가 존 스티클리 소개


미국 텍사스 출신의 소설가 존 스티클리는 장편소설로 1984년 『아머: 개미전쟁』과 1990년 『Vampire$』를 발표했으며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 분야에서 단편소설들을 몇 편 남겼다. 『Vampire$』는 호러 영화의 대가 존 카펜터 감독에 의해 1997년 극장판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스티클리의 대표작 『아머: 개미전쟁』은 ‘곤충을 닮은 외계 생물체와의 우주전쟁’이라는 소재적 측면에서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와 유사성을 띠고 있지만, 하인라인이 군(軍)의 정치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반면 스티클리는 폭력으로 인한 인간의 심리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룸으로써 또 다른 차원에서 사이언스 픽션을 진일보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스티클리는 다작을 하지 않았던 작가였으며 생의 거의 대부분을 텍사스에서 보냈다. 그는 59세의 나이에 간암으로 일찍이 삶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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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