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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뒤늦은 후회’를 부르는 김정은 심리학

[칼럼] ‘뒤늦은 후회’를 부르는 김정은 심리학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평창올림픽에서 남북 팀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으며 여자아이스하키는 단일팀으로 뛰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이다.

 

북핵으로 인해서 언제 전쟁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던 가슴이 활짝 열리며 일단 평화를 구가하게 되었다. 김여정이 특사로 오고 천안함 주범이라는 김영철까지 다녀갔다. 그리고 정의용 특사가 평양에서 김정은과 만나 4월27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극적인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때마침 불어온 봄바람과 함께 차가웠던 겨울이 가고 훈풍이 나부낀다. 과거의 행태로 봐서는 북한의 행보가 결코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지만 이번에는 전면적인 유엔의 경제제재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냐 하는 시각도 있다. 하나의 나라가 지탱하기 위해서는 가장 첫 째가 국민들의 경제사정이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은 이념을 떠나 모든 나라의 필수요건이다. 그동안 북한은 오직 핵을 만들고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우렸다. 그로 인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국가로부터 위험국가로 낙인찍혔으며 유엔의 결의로 혹독한 경제제재를 받아 왔다.

 

북한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해 있으면서도 핵만 가지고 있으면 국가안보는 끄떡없다는 확신으로 인민을 설득해 왔다. 70년 이상 철저히 사상통제를 받고 세뇌되어온 북한인민들은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조차 ‘위대한 수령’의 영도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원자탄과 수소탄까지 만들고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선전수법에 모두 들떠있는 망상에 빠졌다.

 

이런 판국에 예상을 깨고 평화무드로 돌아선 김정은이 남북 간에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을 교환하며 전격적으로 중국에 건너가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에서 융숭한 대접까지 받았다. 이제 남은 일정은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여는 일과 5월 늦어도 6월까지는 트럼프와의 담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김정은 페이스로 움직인다. 문제는 핵을 폐기하겠다고 김정은의 입으로 확언하는 절차만 남아 있다. 나는 그러리라고 확신한다. 이번 남북미 연쇄 정상회담은 단순한 친교나 의례적인 외교활동이 아니다. 전쟁이냐 아니냐 하는 막다른 골목에서 모든 역량을 다하여 담판하는 자리다.

 

더구나 한국은 조금 놓치더라도 미국의 트럼프는 김정은의 핵폐기 약속에 정치운명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의 사례에서도 얼마든지 봐온 일이지만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나올 때에는 사전에 모든 사항이 정리되어 도장만 찍으면 끝나야 된다고 믿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머뭇거리거나 생뚱한 제안으로 시간을 벌려고 해서는 판은 깨지고 만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김정은이 한국 예술단을 불러 평양공연을 했으며 직접 관람했다. 그는 예술단원들과 만나 사진도 찍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눈에 띤 것은 가수 최진희에게 ‘뒤늦은 후회’를 불러줘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다고 해서 화제다. 뒤 늦은 후회는 한국에서는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다. 80년대 초에 장현 장덕 남매가 한참 날릴 때 히트곡인데 그들이 요절한 후 잊어진 노래다. 이 노래를 새삼스럽게 북한 최고층에서 애창하고 있다는 사실도 괴이쩍지만 그 가사가 갖고 있는 애절함은 고모부 장성택을 고사포로 쐈다는 김정은의 행동반경과는 너무나 대조되는바 있어 엉뚱한 생각까지 든다.

 

가사의 전문을 살펴보자. “창 밖에 내리는 빗물소리에 마음이 외로워져요.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없으니까요. 거리에 스치는 바람소리에 슬픔이 밀려와요.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서 살며시 눈 감았지요. 계절은 소리 없이 가구요 사랑도 떠나갔어요. 외로운 나에겐 아무 것도 남은 게 없구요.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

 

이 노래를 부르는 최진희의 표정과 목소리조차 너무나 애잔하여 듣는 이들의 가슴을 쥐어짜는 듯하다. 김정은이 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는 것은 겉으로 가장 강인하고 혹독한 지도자로 등장하면서도 그의 내면에는 외롭고 쓸쓸함이 전신을 휘돌고 있음을 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어느 누구든지 애창곡이 있기 마련인데 본인의 취향과 내면의 생각이 한데 어우러지는 노래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정은이 창 박에 내리는 빗물소리에도 마음이 외로워질 정도라면 그의 감성은 매우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최고지도자이면서도 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고 한탄한다. 계절과 사랑이 가고나면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니 무지막지했던 지난날의 김정은이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데 살며시 눈을 감고 참는다. 어떤 강자라도 외로움과 눈물을 경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원자탄과 미사일로 큰소리를 쳐왔지만 그것은 순간에 잊힐 수 있는 사랑이던가. 결국 그는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폭군으로 군림하며 공포정치만을 신조로 내세웠지만 그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노래 하나가지고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심리를 분석한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시사적인 면도 강하기에 나름대로 해몽의 잣대를 댔다. 곧 닥칠 남북미 연쇄 정상회담에서 그가 보여줄 행동거조가 노래 제목처럼 ‘뒤 늦은 후회’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노래 가락처럼 읊조려본다.

 

글 : 김동진 김동진민주평통 전북지역회의 사무국장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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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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