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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소설은 문학이론(文學理論)이다

[칼럼] 소설은 문학이론(文學理論)이다

 


▲김동진 우석대학교 객원교수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우석대학교 객원교수] 노벨문학상이 대단하다는 것은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참말로 우리 앞에 다가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먼 피안(破顔)의 얘기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도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견되었던 인사들이 더러 없진 않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해마다 거론되던 사람이 시인 고은 이다. 그는 젊어서 중노릇도 하고 사회문제에서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혁명가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스웨덴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뽑힌 한강은 이미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하여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노벨상의 첫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부각(浮刻)되었다. 그의 부친 역시 소설가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한승원 선생님이다. 그가 장흥 고향에 있는 토굴을 집필실로 쓰고 있다는 보도가 있은지 오래전인데 부녀가 한꺼번에 매스컴의 주인공이 되었다. 노벨상은 경제 의료 물리 문학 평화의 다섯 개 분야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한 사람을 엄중한 심사를 거쳐 매년 한 차례씩 상을 준다고 하는데 가장 많은 사람이 수상한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 일본 역시 20명이 넘는 수상자를 보유한 노벨상 대국이다. 한국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은 햇볕정책을 통해서 북한을 감싸 안았다는 공로로가 인정되어 받았지만, 설왕설래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이 목매어 기다리던 노벨상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른 분야의 모든 상들이 인류문화와 과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어떤 분야든지 노벨상을 수여받았다는 것은 개인적인 영광은 물론이요, 국가적으로도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문학상은 먼 나라의 얘기처럼 우리 주변을 맴돌다가 사라지곤 해서 안타깝기만 했다, 소설이나 시가 문학 분야의 최고가치로 등장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처칠처럼 세계 2차대전에 대한 장편의 기록물도 수상한 경력이 있어 한국에서도 이런 분야에 도전할 만한 사건과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 많은 기대가 된다.

 

 

그런데 한강의 수상 소식이 들리자마자 몇몇 저명하다는 인사가 한강을 좌파 성향이라고 깎아내리는 글들을 페북과 SNS에 올리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심지어 그의 부친까지 한데 옭아 종북 좌파로 낙인찍는 것이 과연 지식인의 행태일지 납득이 안 된다. 한강은 순수한 소설가일뿐 사상가도 아니고 사회적 참여조차 접해본 사람이 아니다. 그의 마음속에 어떤 사상과 이념이 요동치고 있는지 일반 국민은 알지 못한다. 그가 쓴 글은 대부분 소설이나 시다. 소설 속에 어떤 글이 마음에 걸리더라도 그것은 하나의 소설에 불과하다. 한강은 정치평론가도 아니고 정치 참여자도 아니기에 자유로운 영혼일 뿐이다. 구태여 글 몇자를 트집잡을 이유는 전혀 없다. 그는 이미 노벨문학상으로 한국을 세계문화 지평의 최고봉에 올려놨다.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알려진 옥스퍼드에서도 이미 10여년 전부터 한강의 소설을 문학이론의 텍스트(text)로 사용한다. 노벨문학상은 폄훼의 대상이 아니라 한국민의 자긍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 김동진 우석대학교 객원교수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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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우석대학교 객원교수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