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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스포츠는 생활자체다

 [칼럼] 스포츠는 생활자체다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스포츠는 유사 이래 인류와 함께해온 정신과 육체의 합일체다. 스포츠는 단순히 신체를 이용한 운동이 아니며 우리 생활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움직이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스포츠에 들어간다. 아직 올림픽 종목으로 정식 채택되진 못했지만 아시안 게임에서는 바둑을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신체를 사용하는 운동의 차원을 넘어서 머리의 뇌 운동시 훌륭한 스포츠라는데 이의가 없었던 것이다. 앞으로 체스나 장기도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여기에 한 가지 종목이 더 덧붙여진다면 한국적 현상의 하나에 불과할지 몰라도 ‘성폭행’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나친 과대포장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럽지만 미국에서도 체조선수에 대한 성폭행이 무려 20년 동안 자행되어 왔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어 이 문제는 세계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 다른 외국에서는 전혀 무관하다고 하기는 스포츠계의 폐쇄성과 권위주의를 몰라서 하는 말일 수 있다. 이번에 터져 나온 빙상계의 추문은 그동안 쉬쉬해 오던 얼음 밑에 숨겨져 있던 오물 덩어리를 심석희가 끌어 올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코치의 폭행과 압박 속에서 얼마나 지쳤으면 폭행혐의로 고소까지 했다가 줄기차게 ‘법적 합의’를 요구하는 코치 측의 압력을 벗어나기 어려워지자 마지막 수단으로 무덤까지 숨기려했던 ‘미투’를 감행했겠는가. 미투를 할 때까지 얼마나 큰 고민을 했을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모든 국민들이 다 안다. 그러기에 그의 용기와 결단은 모두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심석희의 극적인 폭로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자 젊은 빙상인들의 모임에서는 그동안 묻혀있던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했고 유도의 신유용씨 조차도 8시뉴스에 출연하여 심선희 선수의 공론화에 힘을 내어 자신이 선수시절 겪었던 일을 세상에 알리는 장면에. 너무나 추악하여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더구나 이런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체육계 성범죄 관련해 이슈되면서 스포츠 종목 전반에 걸쳐 만연된 사실이라는 충격적인 폭로였다. 다행히 오늘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스포츠계에서 발생되어온 성폭력을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을 주문하였기에 두고 볼 일이다.

 

스포츠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력과 연결하여 스타를 양산해 낸다. 독재정권은 3S를 권장하여 정권의 횡포와 공포심을 누그러뜨리는 술수를 사용한다고 공공연하게 알려져 왔다. 스포츠(Sports) 섹스(Sex) 스피드(Speed)다. 그 중에서도 스포츠는 가장 대중적이며 열광적인 팬을 확보할 수 있어 대중을 세뇌시키는데 최적격이다. 스포츠 스타가 되면 돈과 명예가 뒤따른다. 연예인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모으며 온갖 대중매체에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비록 축구나 야구 같은 인기종목이 아니더라도 어떤 종목에서든지 챔피언에 오르면 단박에 스타로 발돋움한다. 그 중에서도 나이 어린 선수가 유리한 종목이 빙상이다. 스피드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코치와 선수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때로는 고함에 가까운 지시를 내리기도 하며 맘에 안 맞는 동작이 나오면 욕지거리도 불사할 것은 인간이니까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수와 코치로서 훈련을 할 때에 그치는 일이다. 국가대표 급 선수가 되면 집에 들어오는 날보다 선수촌에서 훈련하는 날이 더 많다. 그렇다고 24시간 코치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선수에게도 휴식이 필요하고 개인적인 놀이를 보장하지 않으면 막상 그라운드에 섰을 때 컨디션에 지장이 온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의 진천선수촌 풍경은 그와 다른 모양새를 취한다. 24시간 코치와 감독의 보호(?)를 받으며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불안한 밤을 드새 우는 일이 흔하다고 하니 이러고도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할 수 있겠는가. 어린 선수들이 합숙하는 방에서 끈으로 팔목을 묶어 한 사람만 달랑 끌려 나가는 불상사를 막았다는 얘기는 차마 기가 막혀 입을 다물 수 없다. 이것은 어린 선수들의 지혜지만 매일 밤 계속되는 불안감을 어떻게 매웠을지 참으로 부끄럽고 난감하기만 하다. 서로서로 팔목을 묶는다는 것은 삼국지에 나오는 연환계(連環計)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적벽대전에서 방통이 조조를 속여 선단(船團)을 연결시킨 다음 주유가 화공으로 대승을 거두는 계책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밤중에 코치에게 끌려가지는 않았지만 그 이튿날 훈련에서는 온갖 폭행과 욕설의 대가를 치러야 했으니 이런 선수촌이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운동선수들에게 코치와 감독은 절대자다. 예비선수가 대기하고 있기에 치열한 경쟁을 통하여 그들의 눈에 들어야 한다. 선발선수, 포지션배치, 교체선수 등등 경기를 치를 때 코치와 감독의 권위는 어느 누구도 범하지 못한다. 이를 권력으로 착각하여 선수들에게 독재적 권한을 행사한다면 결국 선수는 자멸할 수밖에 없고 코치 역시 무능한 감독자로 전락한다. 감독과 선수는 상부상조하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해야만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쥘 기회가 보장되는 것이다. 이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기관이 대한체육회이며 산하경기연맹이다. 감독은 선수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선수를 노예처럼 다룰 수 있는 절대자가 아님을 깨달아야만 한다.

 

경기에 임하면 냉철한 판단으로 전체를 관조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지 평소에 선수를 놀이게 감으로 삼는 몰지각한 행동을 자행한다는 것은 이미 감독자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이번 사태를 일시적인 처벌로 간과해서는 추태재발을 막을 수 없다. 전반적인 물갈이를 통하여 스포츠인의 정신을 뜯어고쳐야 한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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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