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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숨은 뜻일까?

[칼럼]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숨은 뜻일까?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그에 대한 응분의 처벌을 받고 사회에 복귀해도 ‘전과자’의 딱지가 붙어 활동에 대한 제약이 많다. 우선 취직과 취업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차별이 없다고 당국자는 공언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경찰이나 검찰에서는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맨 처음 들여다보는 곳이 유사범죄 사건이다. 범죄자들은 대부분 같은 종류의 범죄에 익숙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똑같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억울한 일이 종종 생긴다. 모든 처벌을 완료하고 새 사람이 되어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데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의 추궁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다. 자칫 커다란 인권유린이 될 수도 있다. 깨끗이 손을 씻은 사람을 다시 범죄 속으로 빨려들게 만드는 유도로(誘導路) 구실을 할 수도 있다. 경찰이나 검찰의 이러한 수법은 과거에 흔한 일이었지만 근자에는 과학적인 수사방법과 철저한 증거위주 수사가 확립되어 별다른 말썽이 없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범죄자는 대부분 교도소에서 재판 선고 징역형을 살고 만기에 출소한다.

 

 

그러나 가석방이나 사면의 혜택을 받고 형기도중에 석방되는 수도 있다. 징역살이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복귀하는 것을 간절히 바란다. 모범수가 되면 20년 이상의 형이나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가석방의 대상이 되어 석방된다. 행 형법에는 형기의 3분의 1를 복역하면 가석방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쓰여 있지만 현실에서는 3분의 2를 넘었을 때만 적용된다. 이번에 가석방의 혜택을 본 이석기도 아마 3분의 2는 채웠을 것이다. 가석방이나 사면은 모두 행형당국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시행되지만 사면은 심사는 물론이고 대통령이 결정하지 않으면 아예 거론조차 될 수 없다. 아마도 심사위원회에 회부되는 것부터 사전에 대통령 재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정부에서 박근혜 한명숙 등을 사면 복권시킨 것은 국민화합이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그에 걸맞게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박근혜의 사면은 4년9개월 동안 감방에 있는 전직 대통령을 석방했다는 의미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박의 사면에 대해서는 여권에서 말도 꺼내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이낙연후보가 연초에 박근혜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서 발표했다. 찬반이 엇갈렸지만 소위 문빠로 지칭되는 세력은 이낙연을 갈기갈기 짓씹었다. 지지세력이 일제히 등을 돌린 셈이다. 이낙연처럼 신중한 사람이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발표할 때는 사전에 대통령과 상의했을 것으로 짐작되었지만 벌떼처럼 일어난 자체세력의 반발에 문재인도 “아직 시기상조”라고 물러났다. 이낙연도 결국 철회성명을 냈다. 대선후보로서 소신을 밀고 나가지 못한 것은 그의 치명적인 약점이 되어 이재명 좋은 일만 시켰다.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면 후보경선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치지도자의 소신과 신념은 그의 인격의 바로미터가 되어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준다고 본다. 이낙연후보는 이 대목에서 실망을 줬다.

 

 

그렇다면 불가능하다고 점쳐졌던 박근혜 사면은 어떻게 급작스럽게 결정되었을까. 사면 발표 전날까지만 해도 박범계 법무 등의 입을 통하여 박의 사면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삼성병원에 입원한 박근혜의 병상 중에서 ‘정신신경치료’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힐 때부터 눈치 빠른 사람들은 사면과 연계하여 머리를 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병상은 밝히지 않는 것이 정상이고 더구나 정신신경에 대한 언급은 정상범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사면이 확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복심(腹心)이 따로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숨은 뜻 찾기를 해 본다. 대선을 결사적으로 치르고 있는 이재명은 윤석열과 여론의 비율이 비등해져 있다. 윤석열은 적폐청산 검사로 박근혜에게 큰 타격을 가한 사람인데 이제는 제1야당 후보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윤과 그를 둘러싼 국민의 힘 지지자들을 배신자로 부른다. 이들을 분열시키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올수가 있다. 정권교체의 큰 뜻도 이념과 감정에 매몰되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박근혜가 나서지는 않겠지만 맹목(盲目)세력은 이성이 없다. 이를 노린 여권의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사면의 숨은 뜻일 수 있기에 경계된다.

 

글 :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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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