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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조국 후보자의 검찰 인적 쇄신론은 위정자 관료에 의한 또 다른 권력집중의 폐해를 부추긴다

[칼럼] 조국 후보자의 검찰 인적 쇄신론은 위정자 관료에 의한 또 다른 권력집중의 폐해를 부추긴다

 

[시사타임즈 = 최자영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정책이 실종된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의 광기

 

 

▲최자영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시사타임즈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을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필요한 개혁의 정책은 실종되었고 인물의 도덕성을 두고 난리가 났다. 인물이라는 것이 정작 본인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딸, 거기다 동생, 제수씨까지 등장했다.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조국이 법무부장관이 되면 검찰개혁이 힘을 받을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조국 후보자가 제시하는 개혁안은 근본적, 장기적으로 볼 때 경찰, 검찰의 부정 비리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람을 두고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할 때다.

 

 

노무현의 검찰 조직 자율화 개혁이 검찰을 견제받지 않는 괴물로 키웠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2012.7. 출간; 명사 인터뷰 모음집)에서 조국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는 검찰을 손에 쥐려 하지 않았던 최초의 정권"이었으나, "역설적이게도 검찰은 노무현 정부가 준 자율성을 행사하면서 권력을 키워나갔고, 정권 말기에는 칼을 뒤로 잡고 노 대통령에게 들이댔다"고 비판했다. "민주화 이후 검찰은 군사정권 시절의 하나회에 비견될 만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됐다", "선출된 권력이 아님에도 강고한 내부 결속력을 갖추고 막강한 권력을 사용하며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사회에서 통제받지 않는 괴물을 방치해 둘 수는 없다""이 괴물의 권한을 분산시켜 그 힘을 줄이고 주권자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통제하에 있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서 통제받지 않는 괴물을 견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직의 권력을 강화한 노무현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조국 후보자의 인적 쇄신론

 

괴물 같은 검찰조직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조 후보자는 '특별검사제 도입', 재정신청 대상의 대폭 확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실시, 검경수사권 조정 등의 제도개혁을 주장했다.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2010 출간)'에서는 그는 "한국 형사 사법 체제에서 검사가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검찰 내부의 비리를 척결하고 검찰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며 공수처 설치와 검찰의 수사권 분산을 제안했다.

 

문제는 조국 후보자가 괴물 조직화한 비대 검찰을 견제하는 방법으로 제안한 제도가 별로 신통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 예로, 검찰 조직의 권력을 분산시켜 이른바 주권자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통제하에 두자고 한 것이다.

 

현재 국회가 진실로 주권자 민중을 대표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나? 명심 하시라! 한국의 국회의원은 불기속 위임의 원칙 하에서 일단 뽑히고 나면 자신을 뽑아준 민중의 뜻에 구애받지 않는다. 민중의 뜻을 대의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국회의원들 하는 꼴을 보면 도무지 민중의 뜻에 귀 기울이는 것 같지 않으니, 그게 바로 불기속 위임원칙 때문인 것도 같다. 이런 국회에 검찰의 권력을 나누어 주고 관리를 하도록 해봐야 그 나물에 그 밥 같을 것 같지 않겠나?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도 임시 미봉책은 될 수 있으나 위정자 관료 중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므로 해묵은 사법계의 부패를 척결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인적 쇄신론은 끝없는 권력의 집중, 또 다른 권력기구의 탄생을 가져온다

 

조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가 검찰개혁을 위한 제도 개혁은 했지만 인적 쇄신은 못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하고, 인사권을 통한 검찰 내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국이 말하는 인적 쇄신론은 인사권을 통해 검찰을 바꾸자는 것인데, 정치권력이 검찰을 수족처럼 부려선 안 되지만 인사권 행사는 정당하다는 논리이다. 이런 조 후보자의 인적 쇄신론은 인사권을 행사하는 행정 권력 강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조국의 이런 단세포적 발상은 천진하다 못해 어리석다.

 

이런 인적 쇄신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우선 두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나는 인사권을 행사하는 권력이 사심 없이 선하고 도덕적이고 유능한 검사를 뽑아야 하겠다는 선의를 가질 것, 다른 하나는 그런 선의와는 별도로 실제로 그런 이를 뽑을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다 불확실하다. 권력을 가진 자가 언제나 사심 없는 것은 아니고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은 가까운 역사가 증명하고 있으며, 또 그런 사심 없는 의도가 꼭 그에 상응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적 쇄신을 위해 인사권을 가진 행정 권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같이 그대로 두기만 해도 개혁은 요원한 꿈으로 화해버릴 것이다. 한 곳에 집중된 인사권은 검찰은 권력을 잡은 자의 향방에 따라 일거에 권력의 수족이 되는 충견들로 검찰조직을 메꾸는 도구가 될 것이다.

 

조국은 정치권력이 검찰을 수족처럼 부려선 안 되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으나, 그 단서는 희망 사항일 뿐, 속물 근성의 인간들은 인사권을 손에 쥐기만 하면, 그런 교과서적 지침쯤이야 바로 무시하고 짓밟아 팽개치게 될 것이다. 예외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돌이켜보면 그 예외를 기대하는 것이 허망하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검찰의 권력을 지역별, 단계별로 분산하는 것이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의 국회 통과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 두 가지가 다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백배 낫다. 기득 보수층이 그거 안 하겠다고 기를 쓰고 조 후보자의 발목 잡는 것만 봐도 그런 것이 확실한 듯하다.

 

그런데 기득보수는 이전 정권인 자한당뿐 아니라 현 정권인 더민당에도 있다. 당을 기준으로 기득 보수 여부를 판가름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검찰과 법원 조직 자체가 수구의 아성이듯, 국회와 행정부 자체가 기성 권력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그중에 몇몇 소수의 개혁 의지는 부질없기 짝이 없다. 5년 시한부로 주어지는 권력인지라 특히 그러하다. 반면, 기득 보수는 일제, 유신독재, 군부독재 등 약 반세기 이상 인적, 물적 지배 기반(인프라)을 구축해왔고 민중 심리를 선동 농락하는 방법까지 정통하고 있다. 집권의 역사가 일천한 개혁 지향의 동력은 그런 점에서 일단 불리하다. 더민당이라고 다 뭉쳐서 힘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알게 모르게 개혁을 반대하고 음해하는 세력이 있기에 말이다.

 

그러나 사면초가의 입지에서도 정신을 가다듬고 개혁의 효과적인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방향까지 잘못 설정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는 예약된 것이고 개고생만 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만연한 사법 권력 비리 척결의 유일한 처방은 현재 집중되어있는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분산된 권력은 소수의 의지에 따라 좌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 사법 권력이란 검찰뿐 아니라 경찰, 법원 등을 다 포괄한다.

 

사실 검찰 개혁만 가지고서는 한국이 처한 사법 적폐를 척결하기 곤란하다. 검찰과 함께 법원 조직이 기라성같이 버티고 있는 한 검찰을 아무리 개혁해봐야 소용이 없다. 법원이 현재 상태로 두고 검찰을 개혁한다는 것은 크게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이 바로 서면 검찰도 바로 선다. 검찰과 법원의 개혁은 같이 가야 한다.

 

 

검찰개혁뿐 아니라 법원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오마이뉴스>에 연재되는 <서초산성>(서초동 법원)에 따르면, 디르크 쿠퍼나겔(Dirk Kupfernagel)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독일은 판사 임명에 있어서 많은 관계자와 기관들이 참여하고 서로 간에 견제한다, 이는 한 사람에 의한 매우 큰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많은 관계자와 기관들이 참여하고 서로 간에 견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수 관료의 독단이 아니라는 말이다.

 

법관 임용에 있어서도 독일은 그 권한을 행정부와 입법부가 나눠 갖고 법원이 자문을 보태는 구조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대법원장이 전국 법관 약 3000명의 인사권한을 쥐고 있다. 더구나 한국 법원 특유의 승진제도 때문에 대법원장이 독점하고 있는 인사권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한국의 대법원장은 각 법원의 법원장 임명권도 갖고 있다. 그리고 법원장은 해당 법원에 속한 법관의 사무분담 권한을 독점해왔다. 반면 앞서 소개듯, 독일은 각 법원에 있는 법관운영위원회에서 사무분담을 결정한다. 사법농단사태 이후, 한국도 각 법원별로 법관사무분담위원회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독일의 법관운영위원회는 법원조직법이 보장하는 기구고, 한국의 법관사무분담위원회는 아직 각 법원의 내규로 정한 것에 그친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는 임의적인 것이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으로 강제성이 없다.

 

인사뿐이 아니라 업무도 분권적이다. 법관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무분담의 권한의 경우 전적으로 각 법원에 있다. 그리고 이 권한은 법원장이 독점적으로 갖는 게 아니라, 법원조직법에 따라 법원 내에 설치된 법원운영위원회(Präsidium, 법관이 위원을 직접 선출)에 의해 행사된다. 지역분권 강국인 독일은 사법행정권도 각 주 별로 분산돼 있다. 각 주 별로 법관을 임용하기 때문에 한국처럼 피라미드 구조의 상급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반대로 대법원이 사법행정권을 갖고 있어 3권분립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는 한국은 사법농단 사태를 초래했다. 권력의 집중은 자연스레 정보의 격차를 불러오고, 이는 투명하지 않은 제도로 드러난다. 한국의 경우 징계와 평정 제도도 매우 불투명하다. 징계 과정은 물론 징계를 결정하는 징계위원회의 구성원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법관 징계 절차가 제도화되어있다. 견책 이상의 징계는 직무법원(Dienstgericht)에서 다룬다. 판사의 징계를 위해 재판을 여는 것이다.

 

 

검찰개혁도 인적 쇄신 아니라 권력 분산의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 경찰, 검찰과 법관은 조직 자체 내부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하여 지역적, 기능적으로 그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인사권은 물론이고 사건 처리 및 결정 과정에서도 독단하지 않도록 소수 관료나 중앙 운영위원회가 독단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단계별로 운영위원회를 두고 결정권을 분산시킴으로써 조직 내부에서 상호 견제가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2.검찰 및 법원의 결정, 판결의 근거는 개인 정보보호혹은 안보상이라는 구실 하에 은폐할 것이 아니라 공개하여, 모든 권력의 궁극적 원천인 주권자 민중이 그 타당성을 검증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검찰 및 법원의 부실 부당한 결정에 의한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상하고, 정부는 그 결정의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배상하도록 하는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한다. 고의에 대해서는 형사책임까지 지도록 하며, 업무상 과실도 민사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한다.

 

 

정책은 실종되고 인물만 헐뜯는 것은 막강하게 집중된 그 권력을 탐하기 때문이다

 

결론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싸고 이렇듯 요란하게 찬반이 갈리는 근원적인 원인은 조국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집권적 권력 구조에 있다. 과도한 권한이 행정관료에 집중이 되어 있으므로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그 권력을 잡으려 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 권력이 지역적, 하향적으로 분산되어 있었다면, 한 사람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 같은 소동이 벌어질 이가 없다. 권력 없는 장관 되어봐야 별 볼일이 없기 때문이다.

 

집권의 권력 구조에서 파생되는 이 같은 소동은 조국 한 사람에게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국의 대통령을 두고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기를 들고 광화문으로 모이는 것은 그 옆에 권력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집중된 권력을 탐하고 시기하는 것이다.

 

날마다, 주일마다 광화문과 시청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 같은 망국의 대립은 권력구조의 분산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유념할 것이 있다. 이런 소동이 벌어지는 곳이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은 한국만큼 비상하게 권력이 집중되어있는 데가 세상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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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 교수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