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칼럼

[칼럼] 홍콩 민주화운동은 대세론

[칼럼] 홍콩 민주화운동은 대세론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중국의 남해안 끝자락에 붙어있는 홍콩자치정부가 시민들의 시위로 13주째 몸살을 앓고 있다. 홍콩은 영토 주권으로 볼 때에는 이미 중국에 속해 있지만 영국으로부터 100년조차(租借)를 끝내고 반환 받으면서 특수성을 감안하여 일국양제(一國兩制)로 타협하여 자치정부를 인정했다. 이는 홍콩의 경제적 지위가 중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국제정치의 논리가 중국을 압박한 측면도 크다. 따라서 홍콩은 중국이면서 독립된 정부를 운용해 왔지만 행정장관은 중국이 임명했다.

 

그나마 2014년 8월31일에 홍콩행정장관을 간접선거로 선출한다는 결정을 했지만 홍콩시민들은 직접선거를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홍콩이 때 아닌 시위에 휩싸인 것은 홍콩정부가 발의한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때문이다. 홍콩인들은 공산체제하의 중국과 달리 자치정부를 가지고 모든 행정을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나라(?)다. 무역 여권 화폐 등등 독립된 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이를 허용하면서도 행여 있을지도 모르는 독립운동이나 홍콩을 이용한 중국 위해(危害)를 크게 걱정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나온 게 범죄인 송환법이다. 중국이 요구하는 범죄인을 중국으로 데려가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홍콩은 지금까지 누려왔던 언론의 자유나 주거의 자유를 상실하게 된다. 홍콩시민들이 결사적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하는 이유다. 홍콩정부는 마지못해 이 법안 발의를 취소했으나 폐기를 거부하고 보류로 미뤄놨기 때문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중국은 끈질기게 송환법의 부활을 노리고 있어 이해충돌의 갈등은 쉽게 아물지 않을 양상이다. 게다가 홍콩에는 중국 본토 재력가들이 대거 출동하여 홍콩 영세민들의 이익을 가로챈다는 현실적인 불이익까지 가세하여 홍콩을 거센 폭풍 속으로 밀어 넣는 현상이다. 시위대는 최대 300만 명이 참여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으며 한 때 홍콩 공항을 점령하여 며칠 동안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는 대혼란을 겪어야 했다. 홍콩은 자유무역의 첨단기지로서 엄청난 인구증가로 현재 700만을 넘어섰다. 좁은 땅덩어리에 고층빌딩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홍콩야경은 세계 제일의 관광지로 각광받는다.

 

나는 1980년 후반기에 난생 처음으로 홍콩에 가봤다. 그 때의 홍콩은 인구도 300만이 못되었으며, 다닥다닥 지어놓은 소규모 아파트 창문에는 길게 뻗어 나온 빨래걸이에 온갖 세탁물들이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어 흉물스럽지만 또 다른 눈요기의 하나였다. 호텔 방에서 샤워를 하는데 욕탕 안에만 하수구가 있는 걸 깜빡 잊고 비닐커튼을 치지 않았다가 물이 넘쳐 물 닦아내느라고 당황했던 기억은 촌놈의 홍콩 추억이다. 더구나 4월1일 새벽같이 들이닥친 홍콩총영사가 양일동 민주통일당 총재의 서거소식을 전할 때에는 천지가 아득하여 긴급 귀국편을 알아보느라고 바빴던 기억도 새롭다. 홍콩은 전 세계인들이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도시로 알려졌다. 대규모 무역 금융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며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자유의 도시다. 다만 중국이 시시때때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번 사태와 같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홍콩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일국양제의 기한이 종료되어 중국으로 명실 공히 편입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할 수밖에 없다. 기차만 타더라도 1시간이면 중국 땅이다.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지금 시위대의 요구는 송환법의 완전폐기에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홍콩의 영원한 자유다. 중국으로 편입되는 미래의 그 날이 불안한 것이다. 그들의 손에는 영국기도 들려있지만 성조기가 대세다. 세계 최강국으로 중국을 제압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중국은 내정간섭을 경계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구체적인 개입은 불가능하다. 시위가 격화될수록 중국 무장경찰이 진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끈임 없이 협박한다. 심지어 중국인민군이 무력진압에 나설 수도 있다고 은근히 설친다. 천안문 사태의 재발이 우려된다. 중국 역시 국제여론을 민감하게 의식하여 본토병력의 홍콩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공항폐쇄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면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홍콩의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고교생 조쉬아윙을 비롯한 시위 지도부도 체포되었으나 곧 풀려났다. 이들이 없더라도 홍콩시민들은 종교집회나 쇼핑을 내세워 당국의 허락 없이 센트럴 차트가든 공원 등지에 자연스럽게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어 송환법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라가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시위 군중에 맞서 홍콩정부가 눈감아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 백색테러가 난무하는 것은 과거 한국의 독재자들이 써먹었던 자유당 백골단과 유신치하의 백골부대를 연상시켜 소름이 끼친다. 자유를 억압하는 자와 저항하는 자의 싸움은 언제나 저항이 승리한다. 일시적인 패배는 시간이 흘러가면 되갚아진다. 홍콩의 민주화운동이 대세임을 확신한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