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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중국의 굴기(崛起)에 대한 나토(NATO)의 평가와 대응​

[칼럼] 중국의 굴기(崛起)에 대한 나토(NATO)의 평가와 대응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북대서양조약기구)는 2020년 12월 1일 동맹국 외무장관회의에서 발표한 NATO 개혁방안 보고서『NATO 2030』에서 “현 시점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와 같은 군사적 위협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서 영향력과 야심을 확대해 나가면서 민주국가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으며, 러시아 못지않게 중국이 야기하는 위협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NATO가 중국을‘유럽이 직면한 위협’이라고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NATO 회원국들이 중국을 올바르게 이해하라”라고 촉구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중국 내부에서는 매우 놀라고 당황했다고 한다. 본고에서는 NATO 보고서가 밝힌 중국의 도전과 대응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NATO 보고서 개요

 

보고서의 정식 제목은 ≪NATO 2030: United for the New Era≫ – Analysis and Recommendations of the Reflection Group Appointed by the NATO’s Secretary Genaral이고, NATO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의 의뢰로 외부 전문가들이 작성하였으며, 총 67쪽이다. 보고서는 1장 서론, 2장 주요 결과, 3장 분석: 2010~2030 안보 및 정치 상황, 4장 권고: NATO의 역할·결집력·협의 강화, 5장 결론, 작성 연대표로 구성되었다. 특히 4장‘2절 전(全) 방향에서 오는 새로운 위협과 과제에 대한 NATO의 정치적 역할과 수단 강화’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한 NATO의 평가와 대응책을 별도로 기술하였다. NATO는 이 보고서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2021년 NATO 정상회의에서 향후 행동지침에 관한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NATO의 국제 안보환경 평가

 

▲NATO 2030 보고서 (사진출처 = NATO 홈페이지) (c)시사타임즈

NATO의 대외 안보환경은 NATO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이 처음 발표된 2010년 이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당시의 전략개념은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것을 권고하였고, 테러리즘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언급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 후 NATO 전략에 관한 정치적 결집력과 적응에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었으며, NATO의 안보환경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테러리즘·전염병·기후변화·난민문제 등의 초국가적 위협과 위험은 지속적으로 NATO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사이버 및 우주 능력과 같은 국력 변화 수단들은 갈등의 본질을 지속적으로 형성할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안보환경의 주요 특징은 국가를 기반으로 하는 경쟁의 만연 및 확산, 테러·자원·가치 분쟁과 같은 지정학적 경쟁의 재등장이다. 유럽·대서양 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지정학적 도전은 러시아로부터 오며, 러시아는 비록 쇠퇴 중인 강대국이지만, 향후 10년 동안 NATO가 직면하는 주요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의 굴기(崛起)에 대한 NATO의 평가

 

중국의 국력 규모와 글로벌 파급력은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으며, NATO 동맹국들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체감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북극 실크로드, 사이버 실크로드는 빠르게 확장 중이며, 중국은 유럽 전역에서 많은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NATO 동맹국들에게 중국은 경제적 경쟁자이자 중요한 무역파트너이지만, 전 영역 체제 경쟁자(full-spectrum systemic rival)로 가장 잘 이해되고 있다. 중국은 유럽·대서양 지역에서 러시아와 같은 실체적 군사력 위협을 현시하고 있지 않지만, 대서양·지중해·북극으로 군사력을 확장하고,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장거리 미사일, 전투기, 항공모함,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둔 핵공격 잠수함, 우주기술, 대형 핵무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많은 NATO 동맹국들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많은 지적재산권이 절취당했으며, 특히 COVID-19 대유행 이후 중국에서 발원한 허위정보가 대량 유포되었다. 중국의 정책 중에는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리더가 되고, 2049년까지 기술 초강대국이 된다는 야심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은 NATO에게 러시아와는 매우 다른 유형의 도전(very different kind of challenge)을 야기하고 있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유럽·대서양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에 기반한 글로벌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훨씬 초월하여 경제적 강압과 위협적 외교 이외에 이웃들에게 무력을 사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중국은 NATO의 집단적 결집력 구축, 중요 인프라 보호, 5G와 같은 신기술 분야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유럽·대서양을 포함한 세계 각 지역으로 군사력을 투사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산업정책과 민군융합전략은 이러한 체계적 도전의 핵심 요소이다. 핵·해군·미사일 등 중국의 군사현대화는 NATO의 전략적 안정에 잠재적 위협을 초래한다. 인권과 국제법에 대한 중국의 접근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의 기본전제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세계 무역·성장·투자의 원동력이고, 많은 NATO 국가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유럽·대서양 지역에서 전략적, 상업적 입지를 발전시켜 왔다. NATO 동맹국들은 지속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모색하고, 경제·무역 관계를 구축하며, 기후 변화 및 생물 다양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

 

중국의 굴기(崛起)에 대한 NATO의 대응

 

NATO는 동맹국의 안보를 저해하는 중국의 활동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하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포함된다. ①동맹 내에서 중국에 대한 정보 공유·분석 강화, ②유연성 구축 강화 및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정보 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③중국의 기술역량 개발이 동맹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노력 확대, ④유럽동맹군사령부(SACEUR, Supreme Allied Commander Europe) 책임지역의 집단방어·군사대비·유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방어하는 능력에 투자, ⑤유럽연합(EU)과 협력하여 주요 부문 및 공급망의 취약성을 지속적으로 파악, ⑥동맹국들이 중국과 어떤 협력을 진행할 경우 NATO의 결속력 유지, ⑦중국의 침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동맹국에 대해 다른 동맹국들이 기술지원과 군사개입을 장려함으로써 중국의 민군융합전략에 대응, ⑧중국의 안보 도전을 논의하는 협의체 설치. 한편 NATO는 동맹국들의 이익이 관계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중국과 대화와 접촉을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중국을 참가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의 생각이 한층 미국에 가까워지고 강경해졌는데, 이는 지난 2년간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NATO 국가안보와 정보공유에 위협이 된다고 집중 로비를 함으로써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NATO 2030』보고서가 중국을‘유럽의 위협’으로 명시한 상황에서 향후 NATO 동맹국들이 경제·무역 협력과 안보 도전이라는 딜레마에서 중국에 대해 어떠한 판단과 선택을 해 나갈지 주목된다.

 

글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과정을 수학하였고, 국방정보본부 중국분석총괄, 주중한국대사관/주대만한국대표부 무관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을 맡고 있다.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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