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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칼럼 ] 탄핵 표결 무효표 유감

[ 칼럼 ] 탄핵 표결 무효표 유감


 


▲이동우 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칼럼 = 이동우 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 지난 9일 오후에 국회본회의에서 가결 처리된 ‘박근혜 탄핵 소추안’ 표결에는 국회의원 총300명 중 이른바 ‘친박’으로 알려진 최경환(전 경제부총리)의원 1명만이 유일하게 불참하였다. 결국 299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투표 결과 찬성표 234명 반대표 56명 무효표가 7명으로 최종 집계되었다. 이를 나란히 열거하면 ‘1,234,56,7’이 되는 셈이다. 그동안 국민들의 스트레스지수를 한 없이 상승시켰던 국회의원들이 절대로 잊지 않고 쉽게 기억하라고 오랜만에 좋은 일 한번 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6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8.2%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는데 이것을 국회의석수(300명)로 대비하여 환산하면 234명이 나온다고 하니 절묘한 결과인 셈이다.

 

한편 이번 탄핵안 표결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표결 당시와 여러 가지로 비교되는데 2004년에는 여야가 국회본회의장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엄청난 몸싸움까지 벌어졌으나 이날 표결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하고 엄숙하기까지 한 분위기로 질서 있게 진행되어 대조를 이루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국회의원들은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이라고 인쇄된 투표용지에 자필로 찬성이면 ‘가’ 혹은 한자로 ‘가(可)’를 반대로 반대하면 ‘부’ 혹은 한자로 ‘부(否)’를 쓰면 된다고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충분히 안내를 했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이 다른 표기를 하여 현직 국가원수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역사적인 투표에 무효표가 무려 7표나 나왔다고 하니 이를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이가 없다.

 

당시 검표(檢票)위원들의 증언을 보도한 언론에 따르면 한 의원은 한자로 ‘否’를 ‘不’로 적어 무효처리 되었고, 다른 의원은 투표용지에 인쇄된 ‘가 또는 부’의 ‘가’에 동그라미(㉮)를 그렸으며, ‘가’를 적고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둘 다 기표 원칙에 어긋나는 무효표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의원은 ‘가’를 썼다가 두 줄을 긋고 ‘부’를 쓰고, 다시 두 줄을 긋고 나서 ‘가’를 써 갈팡질팡한 흔적을 남긴 의원도 있었다고 한다. 이 역시 무효표다.

 

아무튼 표결 방법이 무기명 비밀 투표인 관계로 7장의 무효표를 누가 만든 건지, 어느 당 소속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표결 전부터 ‘전원 찬성 할 것이고 부결 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사실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과 ‘탄핵’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당 그리고 정의당과 무소속 의원 172명이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한다면 무효표의 주인은 새누리당일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물론 야3당 의원들과 무소속의원들이 여당 의원들 보다 자질이 우수하여 단 한 표도 무효표를 만들지 않았다는 보장은 없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고의로 무효표를 만들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단순한 기표 방식조차 숙지하지 않고 기표에 참여한 국회의원들과 기초 한자도 몰라서 틀리게 기표했다는 국회의원은 그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무효 7표다.

 

그들에게 국가경영의 한 축을 위임한 국민으로서 심히 유감이다.

 

 

글 : 이동우 칼럼니스트(李同雨/정치학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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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칼럼니스트 samerai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