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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한국 마라톤, 엘리트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점점 좁혀진다

[칼럼] 한국 마라톤, 엘리트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점점 좁혀진다

 

▲김원식 스포츠 해설가. ⒞시사타임즈

[김원식 스포츠 해설가] 가을은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날씨도 좋거니와 달리는 동안 거리 위에 수 놓인 알록달록한 단풍들이 뛰는 이의 마음을 풍성하게 채운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10여 개 이상의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중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메이저 대회는 추후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를 위한 필수 코스다.

 

지난 3, 국내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JTBC 서울마라톤 대회'가 서울 도심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는 특히 37천여 명이 참가하며 최다 인원이 달린 마라톤으로 기록되었다. 마라톤 선수들과 시민들이 달리는 모습은 가을의 정취와 함께 서울을 아름드리 수놓았다.

 

그러나 현재 한국 마라톤은 마냥 즐기기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마라톤 금메달 보유국이자 1984LA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10회 연속 올림픽 마라톤에 꾸준히 참가하던 한국 마라톤이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기록 경신이 없는 한 암담한 현실이 예상된다. 그렇기에 한국 마라톤의 정체를 깰 '영웅'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3일 열린 2024 JTBC 서울마라톤에 출전한 선수들이 서울 시내를 달리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 김원식 스포츠 해설가). ⒞시사타임즈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결과에 한국 마라톤의 미래가 달려 있는 실정이다. 축하할 일은 이번 'JTBC 서울 마라톤'에서 2024년 한국 마라톤 최고 기록이 세워졌다. 국내 남자부 엘리트 부문에 박민호(25·코오롱) 선수가 2시간 136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민호 선수는 선두그룹에서 달리다 다른 선수들이 뒤로 처지는 바람에 중반 이후 레이스부터는 외로운 독주를 펼쳐야 했다. 자신의 기록 단축을 위한 고독한 싸움이었다. 만약 선수들과 경쟁하며 레이스를 전개했더라면 더 좋은 기록을 남겼으리라.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코오롱 소속 마라톤팀은 기록 단축이 목표다. 하루라도 빨리 이봉주 선배의 2시간 720초의 한국 신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라며, "다음 국제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겨루는 수준으로 기량을 끌어올려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국내 여자부 엘리트 부문에서는 최정윤(31·K-water)2시간 3155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1위로 골인했다.

 

주목할 점은 일반부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스코틀랜드 출신의 로버트 허드슨(37)2시간 2402초로 1위를 차지했다. 허드슨은 현재 대한민국 아마추어 마라톤 선수들 중 최강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큰 키에서 나오는 보폭, 매주 150km 이상 뛰는 어마어마한 연습량은 이미 아마추어 러너들에게 유명하다.

 

일반부의 추격은 이미 2시간 20분대를 바짝 쫓아왔다. 지난 27, 춘천마라톤 엘리트 부문에서 1위 선수의 기록은 2시간 2036, 2위와 3위는 2시간 25분대를 기록한 가운데, 일반부 아마추어 1위 선수는 2시간 2852초였다. 엘리트 선수와 일반인 선수의 차이가 불과 8분인 것이다. 2024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도 일반부 1위 기록은 2시간 2303초였고, 다수의 선수들이 2시간 30분 이내의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러닝 열풍으로 전체적인 마라톤 기록은 점점 나아지고 있는 한편 엘리트 선수들의 기록은 정체되어 두 집단의 기록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 마라톤을 책임 질 '엘리트' 선수들의 기량을 아낌없이 보여주어야 할 때다.

 

: 김원식 스포츠 해설가

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1984LA 올림픽 마라톤 출전)

MBC ESPN 마라톤 해설위원

전남 함평중학교 교사

제주 MBC 마라톤 해설위원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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