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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칼럼 ] 5·18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 칼럼 ] 5·18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칼럼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대통령 선거가 59일 실시되고 10일에는 당선자가 확정되었다. 출구조사를 통해서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었던 문재인후보가 즉시 취임식을 갖고 국정을 장악했다. 보궐선거로 치러졌기 때문에 별도의 정권인수 절차 없이 곧바로 실행에 들어간 셈이다.

 

때마침 전 정권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진즉부터 사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집중시킨 자리는 대통령권한대행을 맡은 국무총리 황교안과 우익보수의식에 지나치게 편집되어 임을 위한 행진곡조차 제창하지 못하게 했던 국가보훈처장 박승춘이었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즉각 사표를 냈고 보훈처장은 바로 수리되어 피우진이 새로 임명되었다. 차관급 자리라 청문회 없이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가 자리도 잡기 전에 보훈처장을 갈아치운 것은 5.18행사가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문재인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에게 호남의석 대부분을 빼앗겼던 쓰라림을 안고 대선에 임했는데 뜻밖에도 60%이상의 득표를 하는 바람에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호남에 빚을 진 셈이다. 선거에서 특정지역의 몰표를 받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지역구도 때문에 늘 신경이 곤두서는 대목이다. 문재인은 취임 후 첫 번째로 열리는 가장 큰 행사를 전국적 규모로 확대하면서 몸소 참석하는 것은 물론 초청장 없이 밀려드는 1만여 명의 참배객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5.18추도식 사상 가장 많은 국민이 참석했다. 그는 추도사를 통하여 5.18민주화운동을 헌법전문에 삽입하겠다고 공언했다. 개헌안을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로 확정한다는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5.18정신을 헌정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약속이다. 헌법전문(憲法前文)에는 외적에 항거한 3.1만세운동으로 시작한 임시정부의 법통과 독재정권에 대항하여 민주주의를 쟁취한 4.19민주정신을 계승한다고 건국이념을 명백하게 밝혔다. 1919년 일본의 강점에 저항한 3.1만세운동은 조국의 독립을 향한 민족전체의 혁명운동으로 승화했으며 총칼에 맞선 비폭력저항운동이었기 때문에 세계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수개월간 전국방방곡곡에서 벌어진 3.1혁명운동은 수만 명의 구금자와 1만여 명의 희생자를 내는 역사상 보기 드문 민족의 대 궐기였다.

 

1960년 전국의 학생들이 궐기한 4.19혁명은 12년간 계속된 가부장적인 이승만 독재가 저지른 3.15부정선거에 대한 항의로 시작되었다. 4.19혁명에 대해서 며칠 동안의 데모로 폄훼하는 우익보수 인사들도 있지만 무식과 단견을 스스로 노정하는 일일 뿐이다.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것은 원자탄 투하 때문이라고만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원자탄은 일본의 항복을 앞당기긴 했지만 5년 동안 계속된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의 추축국들은 전 세계를 피로 물들이며 인류전체를 재앙으로 몰아넣었던 쓰라린 역사 위에 쓰여진 승리였던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4.19혁명 역시 자유당 이승만정권이 집권초기부터 부정과 부패를 일삼으며 언론과 야당을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한데서 온 오랜 투쟁의 결실이었던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고 국민까지 가세한 4.19혁명에 대한 경찰의 가혹한 탄압은 186명의 희생자와 6천여 명의 부상자를 내는 대 참사를 시현하며 교수데모를 마지막으로 혁명의 막을 내린다.

 

이와 같은 간난신고를 겪으며 민족의 웅장한 기백을 만방에 표출한 3.1만세운동과 4.19혁명정신을 건국의 이념으로 헌법전문에 명시한 것은 민족자존의 당연한 귀결이다. 이번에 문재인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을 헌법전문에 명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그의 적극적인 태도를 확인하는 일이다. 5.18민주화운동은 1980518일 전두환 신군부 일당의 쿠데타에 저항하여 광주일원에서 일어났던 시민운동이었다. 이를 진압한다는 명목으로 무시무시한 공수특전단이 투입되었고 김대중은 아들과 동생까지도 함께 엮였으며 사형선고를 받았던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그런데 근자에 5.18은 북한 특수군 600명이 파견되어 국군에 대항했던 것이라고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리고, 5.18유공자들은 몇 억씩 보상금을 받았다는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유포하는 SNS가 그럴듯하게 떠돌고 있다. 상당한 지식인 중에서도 이를 그대로 믿고 사실여부를 묻는 이들도 있어 어처구니없지만 사실 그대로 해명할 필요성을 느낀다. 북한군 600명이 움직이려면 어떤 경로로 그렇게 빨리 광주에 올 수 있었는지부터 밝혀야 하는데 비행기 편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보상금 액수는 몇 억이 아니라 몇 천만원씩 받은 것은 공지된 사항이다. 사망자만은 억대의 보상금이 지급되었다. 이를 10배 불려 페이크뉴스를 양산하는 것도 5.18에 대한 심각한 모함이다.

 

제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아무 말이나 함부로 뱉는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5.18은 광주에서 터졌지만 전 국민이 지켜봤던 민주항쟁이었다. 가뜩이나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국론까지 분열시키는 나쁜 사람들이 현존한다는 것은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어두운 마음을 걷어내고 밝게 살아야 할 것이다.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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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