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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사태를 통해서 본 한국정치의 수준

[시사타임즈 = 신수식] 오 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민주화와 정치발전에 진보세력들의 긍정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진보세력이 국민들로부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지지를 받지 못해서 여전히 소수정당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바로 진보의 본질에 맞는 정치세력으로서 그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의 정치행태가 기존의 기득권적 정당과 별 다른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역사적으로 진보는 17세기 이후 서유럽을 중심으로 자연이나 사회를 인간의 힘으로 변혁하고 지배하며 인류역사를 진보시키려는 사상이 대두하면서 발전해 왔는데 특히 정치적으로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봉건세력이나 구제도(ancien régime)에 대항하는 근대 계몽주의적인 이데올로기로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또 한 독일에서는 칸트(Immanuel Kant)가 세계 시민체제의 실현을 인류의 진보라고 생각하는 한편,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은 인류사에서의 자유로운 의식의 침투 속에 진보의 리얼리티(자연이나 현실의 사실 혹은 실재 따위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는 경향을 띤 특성)를 찾았다.

 

칼 마르크스(Karl Marx)는 칸트나 헤겔의 이러한 견해를 관념론이라고 비판하며 진보를 억압된 프롤레타리아트가 혁명에 의해 획득해 가는 목표로서 그 의미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러한 진보사상은 20세기에 들어와 일어난 수많은 파국들로 인하여 역사나 정치의 진보를 의심케 하기도 하였으며 포스트모던이라고 불리는 사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진보사상에 대해 회의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그 러나 여전히 미흡한 인권, 자유, 평등, 민주주의의 실현을 기준으로 진보의 사고를 고집하고 추진해 가야만 하는 사회에 있어서는 그 의미와 가치가 유력하게 남아있다. 진보가 단순히 보수파에 대한 진보파라는 의미가 아니라 인류의 퇴보에 대한 보편적 대항가치를 의미하는 한 진보는 모순극복의 노력을 통해서 지켜져야 하는 중요한 가치라 할 것이다. 이런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 진보사상을 그 본질적 모태로 하는 대한민국의 진보에게서 발생한 오늘의 사태를 정치적으로 과연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해야 할 것인가?

 

2012 년 4·11대한민국 19대 총선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되었던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부정한 여론조작이 확인되면서 사퇴압력을 받았던 통합진보당 이정희공동대표는 사퇴거부라는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여론에 밀려 결국 사퇴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서 받은 비난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또한 이정희공동대표가 사태한 지역구에 야권 단일화 경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을 통합진보당의 새로운 후보로 공천하는 어이가 없는 일도 경험하며 비난을 받았다.

 

이 번 사태의 가장 중심적인 사태인 통합진보당 비례대표경선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통합진보당의 지도부들 간의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당내 다툼에서 통합진보당 주류세력 권력놀음과 이에 반성이 없는 버티기, 막가파식 다툼에 우리국민은 크게 냉소적인 반응이다. 현 사태의 시작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을 둘러싼 당내 문제가 그 중심에 있으나 이미 총선과정에서 보여주었듯이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가 심각한 상태에서 사태가 악화되면서 진보진영 전체가 외면을 받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진보적 의미와 가치의 차원을 떠나 공당으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철저한 반성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며 또한 마땅할 것이다.

 

사 실 이렇게 한다고 해도 그들에게 실망한 국민들이 용서를 해 줄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진상조사위 재조사 및 공청회를 요구하며 버티고 비당권파는 이에 반박하며 자신들의 주장으로 당권파를 압박하는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참으로 한심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번 사태를 누가 주도했고 그 과정에서 잘하고 잘못한 것을 떠나 통합진보당에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지도부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사건의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그리고 진정한 진보의 가치와 의미를 지향하는 한국진보정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도부총사퇴는 물론 정계은퇴까지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통합진보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새롭게 재구성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여야만이 상실된 국민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 합진보당이 이번 사태로 국민들에게 보여준 부도덕한 정치의 단면이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정치의 현실이며 현주소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냉소적 태도를 극복하는데 기여하며 특히 기존 정당들을 포함하여 정치인들, 즉 정치권의 반성과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그 반성과 책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지 금 대한민국 국민이 정치권에 바라는 것이 진정으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을 통합진보당과 그 지도부는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바라며 국가와 국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정치를 진지하게 생각하여 국민에게 그리고 역사에 죄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신수식 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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