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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영화

한국단편문학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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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재훈, 한혜진
출연
장광, 남상일, 박영재, 이종혁, 엄상현
정보
애니메이션 | 한국 | 90 분 | 2014-08-00


한국단편문학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시사타임즈 = 박시준 기자] 8월 개봉 확정과 함께 SICAF 2014 개막작, 영상물등급위원회 '좋은 영상물'로 선정되며 벌써부터 관객들에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제작l ㈜연필로명상하기/EBS/김영사, 배급l이달투, 감독l 안재훈/한혜진)이 원작인 『메밀꽃 필 무렵』 『운수 좋은 날』 『봄•봄』과 각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들에 대해 소개한다.



한국 서정 문학의 한 흐름을 만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담아낸 메밀꽃밭 장면은 영화 속 백미!



20대의 사랑, 40대의 슬픔, 60대의 추억까지 세 가지의 인생을 옴니버스로 구성한 감성 문학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 관람 전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팁을 마련했다. 바로 이번 작품의 원작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유정의 『봄•봄』에 대해 좀 더 깊게 알아봐,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감동을 극대화 하자는 것이다.


제일 먼저 이효석은 한국 서정 문학의 한 흐름을 형성해왔으며 『화랑의 후예』『역마』김동리, 『소나기』 황순원 등 순수 문학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쳐왔다. 그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은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식민지 민중의 비참한 삶과 일제의 폭압에 대해 그리며 현실 비판적인 작품을 내놓던 이효석은 1930년대부터 자연과 향토성에 대한 탐구에 몰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효석의 탐구가 절정에 이르고, 응집되어 있는 이야기가 바로 『메밀꽃 필 무렵』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소설의 백미라고도 칭할 정도로 아름다운 작품으로 손꼽히는 『메밀꽃 필 무렵』은 신비스러운 배경에 대한 묘사가 무척 인상적이다. 특히 시적이면서도 서정적인 표현은 보는 이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이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에서도 놓쳐서는 안될 장면이 메밀꽃밭 신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허생원’과 ‘동이’의 대화는 아름다운 배경이 더해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예정이다.



비극의 시대 하층민의 참담한 삶을 향한 시선,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묵직하면서도 세련된 색감으로 시대상을 고스란히 표현!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이라는 마지막 구절만 봐도 단번에 어떤 작가의 작품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한국인이라면 한번 이상은 들어본 대표적인 단편 소설이다.


인력거꾼 김첨지의 하루 동안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운수 좋은 날』은 사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작은 행운이 결국 아내의 죽음이라는 불행으로 역전된다는 아주 비극적인 스토리다. 1920년대 발표된 『운수 좋은 날』은 문학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에 놓이는 작품이다. 『운수 좋은 날』을 계기로 한국 근대문학 초창기, 지식인의 좌절, 낭만적 현실 도피를 주조로 하던 전반적인 문학적 분위기에서 사실주의 소설 형식이 확립됐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속 연이어 행운을 누리는 김첨지의 모습과 집에 누워있는 아내의 모습이 교차되는 전개 방식은 『운수 좋은 날』에서의 치밀한 구성과 반전의 기법으로 비극적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고 사회적 주제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에서는 어두우면서도 무거운 원작의 분위기에 맞게 전체적으로 묵직하지만 세련된 색감의 사용, 재즈풍의 음악, 세밀하게 복원한 일제 강점기 경성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데릴 사위와 장인의 갈등을 특유의 해학미로 그려낸 김유정의 『봄•봄』

판소리(도창)를 접목시켜 경쾌하고 밝은 원작의 분위기를 고조!



마지막으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에서 가장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은 김유정의 『봄•봄』이다.


1933년 『산골 나그네』와 『총각과 맹꽁이』를 발표한 이후, 『봄•봄』을 비롯 『소낙비』『금따는 콩밭』『산골』『만무방』『동백꽃』 등 1937년 사망하기까지 무려 30여 편의 소설과 10여 편의 수필을 발표한 김유정은 대부분 작품들 속에 그만의 해학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 중 3년 동안이나 데릴사위란 명목으로 머슴살이를 해온 ‘나’와 딸의 키를 핑계 삼아 혼례를 차일피일 미루는 장인 어른의 갈등을 그린 『봄•봄』이 김유정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나’는 우직하고 바보스러운 인물이지만 이러한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을 김유정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술에 있어서도 속어적인 어조를 사용해 인물에 대한 연민을 불러 일으킨다. ‘나’와 장인어른과의 관계를 희화화해 특유의 웃음을 자아내는 『봄•봄』의 특징은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판소리(도창)을 접목시킨 전개 방식이다. 정감 있는 캐릭터와 ‘나’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판소리 형태의 전개는 원작 특유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낼 예정이다.


이렇듯 각기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인간 존재 자체, 그리고 삶에 대해 끊임 없이 탐구한 이효석, 현진건, 김유정의 작품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20대의 사랑, 40대의 슬픔, 60대의 추억까지 세 가지의 인생을 옴니버스로 구성한 감성 문학 애니메이션으로 8월 개봉 예정이다.


박시준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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