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강원도 석호에서 북방계 식물 5종 국내 최초 발견
[시사타임즈 = 김혜경 기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이상팔, 이하 ‘자원관’)은 2012년부터 진행 중인 ‘특이서식지에 대한 식물상 연구’를 통해 강원도 석호에 멸종위기 식물 및 미기록종이 다수 생육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석호(潟湖, Lagoon)는 파도나 해류의 작용으로 하천의 하구나 만이 막혀서 생성된 해수와 담수가 섞여 있는 연안호소로 독특한 형태의 기수호(汽水湖)로 분류된다.
까실가새쑥부쟁이(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시사타임즈
국내(남한)에는 18개의 석호가 분포하며 대부분이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양양군, 강릉시에 집중 분포돼 있다.
자원관은 봉포호, 선유담, 송지호, 천진호(고성군)와 순포호(강릉시), 포매호(양양군) 등 총 6개소의 석호에 대한 식물상 조사 결과, 갯봄맞이, 제비붓꽃, 순채, 조름나물, 각시수련 등 5종의 멸종위기야생식물의 생육을 확인했다.
제비붓꽃은 지리산 이북에서 자라는 습지식물로 기록이 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동해안 석호 2곳에서만 분포가 확인된 희귀식물로서 2012년에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신규 지정됐다.
각시수련은 강원도, 황해도 이남의 습지에 매우 드물게 자라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2012년에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신규 지정됐다.
이와 함께 부채붓꽃, 눈양지꽃, 털쉽싸리 등 다수의 북방계 희귀식물과 통발, 들통발, 끈끈이주걱 등의 식충식물도 함께 조사됐다.
통발은 뿌리가 없이 수중에서 떠다니는 부유성 수생식물이며 국내에서는 강원도 석호에서만 발견이 되는 희귀 식충식물이다.
부채붓꽃은 북부지방의 습지에 드물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강원도 석호에서 주로 생육하는 북방계 희귀식물이다.
희귀 식충식물 통발(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시사타임즈
특히 자원관은 이번 조사에서 천도미꾸리광이(가칭), 까실가새쑥부쟁이(가칭) 등 미기록종과 대동여뀌, 큰뚝사초, 털연리초 등의 북방계 식물의 국내(남한) 분포를 최초로 확인했다.
천도미꾸리광이(가칭, Puccinellia kurilensis)는 일본 북부, 러시아, 중국 동북부에 분포하고 국내 분포는 알려져 있지 않는 벼과식물이며, 송지호의 수변 가장자리에 100여개체가 생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까실가새쑥부쟁이(가칭, 국화과)는 까실쑥부쟁이와 가새쑥부쟁이의 자연교잡종으로 추정되며, 학술적으로도 보고된 적이 없는 신분류군이다.
털연리초는 북반구의 온대와 한대지역에 분포하는 북방계식물이며, 북한지역의 원산 이북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콩과 식물이다.
자원관 관계자는 석호에서 다수의 북방계 희귀식물들이 잔존하는 것이 과거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들의 이동과 소멸과정에서 동해안의 기후조건과 석호의 특수한 환경조건의 영향으로 석호가 이들 희귀종의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후 전국에 분포하는 18개 석호를 대상으로 생물상적 조사를 확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축적된 자료는 석호의 체계적인 복원과 보전 정책 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김혜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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