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WOM 2024 17회 여성인권영화제 ‘우리는 마주 앉아서’ 폐막
14개국 48편 영화 상영…<택: 헤쳐나가는 여성들(TACK)> 피움상 수상
[시사타임즈 = 이지아 기자] ‘우리는 마주 앉아서’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17회 여성인권영화제가 9월 29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총 5일간 열린 이번 영화제는 14개국에서 제작된 48편이 상영됐다. 초청 부문의 17개 작품은 딥페이크 성폭력, 디지털성폭력, 여성 살해, 가정폭력,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운동의 역사, 노년 여성의 삶과 몸, 섹슈얼리티 등을 키워드로 전 세계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조망했다.
17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식은 아트나인 오픈테라스에서 진행됐다. 영화제 현장 스케치, 경쟁 부문 시상식, 폐막축사 및 폐막선언 등으로 채워졌다.
경쟁 부문에 515편이 출품된 가운데 31편의 상영작이 상영됐다. 이 중 최우수상격인 피움상에는 <택: 헤쳐나가는 여성들(TACK)>이 선정됐다.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야식 금지 클럽>이, 심사위원 특별언급은 <미래의 집>, <자유를!(AZADI)>에 돌아갔다.
경쟁 부문 본선 심사위원장인 유지나 동국대학교 교수는 피움상 수상작을 <택: 헤쳐나가는 여성들(TACK)>으로 선정한 이유로 “그리스에서 벌어진 스포츠계 미투 현장과 일상 속 관계에 대한 뛰어난 심리묘사, 피해자들 사이의 연대의 중요성을 잘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사위원 특별상 <야식 금지 클럽>에 관해 “‘야식 금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해프닝과 그 과정을 보여주는 세 인물의 대화와 상황의 유머 코드 스타일이 영화에 활력과 메지를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평했다.
경쟁 부문 본선 심사위원인 황진미 영화평론가는 심사위원 특별언급 선정작을 발표하며 “<미래의 집>은 ‘혐오’를 자기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지렛대로 삼아 딛고 나아가는 용기와 발랄함을 담은 작품이며, <자유를!>(AZADI)은 이란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히잡혁명의 현재를 가장 생생하게 담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피움상을 수상한 <택: 헤쳐나가는 여성들(TACK)>의 바니아 터너(Vania Turner) 감독은 영상을 통해 “여성인권을 조명한 영화 중에 인정받게 되어 뜻깊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사법 체계의 실패를 짚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미투운동을 한 영화 주인공 소피아와 아말리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야식 금지 클럽>의 김은영 감독은 “앞으로 작업을 해 나가는 원동력을 주신 것 같아 여성인권영화제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이 영화는 지나친 허기에 시달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 허기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과거의 ‘나’를 혐오했던 순간을 굴려버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요즘은 너무 쉽게 스스로를 혐오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나를 향해 화살을 돌리지 않도록 애를 쓰겠다는 마음을 담기도 했다”고 수상에 대한 감사와 소감을 말했다.
심사위원 특별업급에 선정된 <미래의 집> 류형준 감독은 “언제까지나 제 나름대로, 제가 머물고 있는 장소에서 제가 보는 문제들을 이야기 할 것이고,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하겠다”며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영화인으로서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페미니즘의 조건을 함께 확장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유를! (AZADI)>의 감독 릴리 아일린 욱시아 베이커 푀링, 루시아나 에스피노자 오엠플러, 후안 루이스 오르테가 나바레테(Lily Eileen Uxia Baker Föhring, Luciana Espinoza Hoempler, Juan Luis Ortega Navarrete)는 영상을 통해 “여전히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라와 이란 안팎의 여성들에게 힘과 사랑을, 그리고 이 심사위원 특별 언급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여성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고통받는 현실에 관심 가져달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폐막식에 함께한 한 관객은 “영화 속 인물들이 자신이 처한 폭력 상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며 저도 같이 이겨낸 것 같았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영화제가 더 알려져서 우리가 폭력을 인지하고, 마주 앉아서 소통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5일간의 뜨거운 여정과 폐막에 축하를 보냈다.
한편 17회 여성인권영화제는 서울특별시 지원, 케어링 재단, 유한킴벌리, KB손해보험, 동구밭, 렛허, 아트나인 후원으로 진행됐다.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것들,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사이에서 그래도 나아가보자고 마음먹기까지,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영화제를 통해 마주 앉아 변화를 고민하고, 꿈꾸고, 행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장이 되었다. 여성인권영화제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와 그 속의 여성들의 이야기, 여성들의 분투와 이들이 만들어내는 변화 또한 그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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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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