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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무비스토리 (64)] 테이크 쉘터



테이크 쉘터 (2013)

Take Shelter 
6
감독
제프 니콜스
출연
마이클 섀넌, 제시카 차스테인, 쉬어 윙햄, 캐시 베이커, 케이티 믹슨
정보
드라마 | 미국 | 120 분 | 2013-04-18


[박기자의 무비스토리 (64)] 테이크 쉘터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평범한 중산층 가족의 가장으로 행복한 나날을 이어가던 커티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악몽은 그의 삶을 서서히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검은 먹구름, 하늘을 찢어놓을 듯한 번개와 천둥, 노란 비와 하늘을 뒤덮는 검은 새떼 등 폭풍우가 다가올 징후들은 꿈의 경계를 너머 현실의 커티스를 위협해오고, 마침내 그는 뒷마당에 방공호를 만들어 가족과 자신을 지켜내기로 결심한다. 과연 그는 폭풍으로부터 가족과 그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예상치 못한 전개와 의외의 결말, 극한으로 몰고 가는 위협과 공포로 무장한 새로운 차원의 심리 드라마가 이제 곧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극작가협회상 동시 수상

 

지난 2008년 세계 경제를 강타한 금융 위기의 여파는 실로 엄청났다. 특히 사태의 발원지인 미국에서는 평범한 중산층의 시민들이 하루아침에 직장과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극단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쌓아올린 모든 것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점차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미국 출신의 신예 제프 니콜스 감독은 영화 <테이크 쉘터>에서 바로 이 심리적 불안감에 주목했다. 21세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상태를 폭풍에 맞서 싸우는 한 남자의 이야기에 빗대어 완벽하게 스크린 위에 구현해낸 것이다. 그의 두번째 장편인 이 작품은 2011년 제27회 선댄스영화제 극영화 경쟁 부문 후보에 오르며 처음 공개된 이후 비평가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뒤이어 제64회 칸영화제에서는 비평가주간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극작가협회상까지 세 개의 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제프 니콜스 감독을 세계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게 한 최고의 화제작이다.

 

뿐만 아니라 <테이크 쉘터>는 지난해 프랑스의 유명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열 편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주연을 맡은 배우 마이클 섀넌과 제시카 차스테인은 각종 비평가협회가 선정한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휩쓰는 등 언론과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두 배우, 마이클 섀넌과 제시카 차스테인의 만남

 

영화 <테이크 쉘터> 속 휘몰아치는 폭풍에 맞서 진한 감동의 가족애를 보여주는 남편과 아내 역할은 각각 마이클 섀넌과 제시카 차스테인이 맡았다. 두 배우가 선보이는 기대 이상의 놀라운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마이클 섀넌은 데뷔 이래 4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베테랑 배우이지만 최근 제프 니콜스 감독이 연출한 세 편의 작품 <샷건 스토리즈> <테이크 쉘터> <머드>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게 다졌다. 특히 <테이크 쉘터>에서 마이클 섀넌은 폭풍이라는 거대 공포에 맞서 가족과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커티스 역을 내공 있는 연기로 소화해내며 언론과 평단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투박한 외모와는 반대로 고뇌를 표현하는 섬세한 그의 눈빛은 <테이크 쉘터>에서 악몽과 현실 사이 내면의 갈등을 겪는 보통의 가장 커티스를 통해 여실히 빛을 발하고 있다.

 

아내 사만다 역의 제시카 차스테인은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다. 최근 개봉한 <제로 다크 서티>의 마야 역으로 올해 골든글로브어워즈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으며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 대열에 올랐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테이크 쉘터>에서 헌신적이면서도 강한 면모를 지닌 아내 사만다 역을 특유의 안정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내세워 그만의 것으로 완벽히 소화해냈다.

 

 

위태로운 중산층의 민낯을 드러낸 현대판 노아의 방주 <테이크 쉘터>


영화 <테이크 쉘터>는 다가오는 폭풍에 맞서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가장의 치열한 사투를 그려낸 내용으로 흡사 성서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한다. 대홍수에 대비해 방주를 짓기 시작하는 노아처럼 곧 불어닥칠 폭풍에 대비해 방공호를 짓기 시작하는 커티스.

 

그러나 신의 보호 아래 방주를 지어 대홍수로부터 가족과 동물들을 구하는데 성공한 노아와는 달리 커티스가 직면한 현실은 힘겨운 싸움의 연속이다. 그의 앞에 펼쳐지는 상황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미국 중산층 붕괴와 미비한 의료보험 시스템, 환경오염 등 현재 미국 사회 내 불거진 문제들과 그대로 겹쳐지면서 현실감 있는 공포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포와 불안감의 재현은 비단 이야기의 소재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수준 높은 특수효과를 통해 섬뜩하리만치 사실적으로 재현된 영상은 <테이크 쉘터> 속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이다. 하늘을 뒤덮은 거대 먹구름, 소용돌이치는 토네이도, 강렬하게 내리 꽂히는 번개, 노란 기름비, 습격해오는 검은 새떼를 통해 선보이는 사실적인 미장센은 스토리 전개와 맞물리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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