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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681)] 밤의 양들(전 2권)

[책을 읽읍시다 (1681)] 밤의 양들(전 2권)

이정명 저 | 은행나무 | 280| 각권 11,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별을 스치는 바람등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들로 한국형 팩션의 새 지평을 연 이정명 신작 장편소설 밤의 양들. 이번 작품에서는 예수의 십자가형이 처해지는 유월절 일주일 동안 일어난 네 번의 연쇄살인의 비밀을 다루고 있다.

 

유월절을 일주일 앞둔 예루살렘. 그 신성한 곳에서 끔찍한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범인은 성전을 더럽히고, 샘물을 피로 물들이고, 성전의 뜻깊은 자리 곳곳을 살인현장으로 둔갑시킨다. 로마인 백부장을 살해한 죄로 감옥에 갇혀 있던 밀정 마티아스는 성전수비대 대장 조나단의 명을 받고 이 성전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조나단은 수많은 죽음을 본, 수많은 자들을 죽인 마티아스처럼 살인자의 의도와 행동을 제대로 추적할 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는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되기 전 사건을 마무리하면 마티아스를 풀려나게 해줄 수 있다고 약속한다.

 

한편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온 로마인 총독 빌라도 역시 이곳의 흉흉한 소문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로마인 현자 테오필로스를 현장에 급파한다. 본국에서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방해물이라도 제거해야 한다고 믿는 그에게 방대한 지식과 추적, 해결에 능한 테오필로스는 이 사건을 풀 적임자라 생각한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도 전에 두 번째, 세 번째 살인이 연이어진다.

 

점점 사건은 미궁으로 치닫고 살인자의 정체는 오리무중이다. 예루살렘은 살인사건과 함께 곳곳에 악령이 출몰한다는 소문까지 퍼져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테오필로스와 마티아스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합동 수사를 펼치고, 수사가 진척될수록 마티아스는 이 살인사건이 갈릴리 출신 예수와 그의 제자단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염탐하기 시작한다.

 

예수의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제자 중 한 명인 유다는 자신들을 의심하는 마티아스의 정체를 캐낸다. 점점 살인의 단서들이 예수와 그의 제자들을 향하고 있고 피살자들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안 마티아스는 예수를 직접 찾아가기에 이른다. 하지만 눈앞에 대면한 예수는 자신이 그동안 의심하고 확증해온 살인자의 면모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제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으로 간 예수, 그를 기다리는 충격적인 연쇄살인사건.

 

고대 예루살렘에 대한 역사 철학 종교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정명은 치열한 정치·종교의 헤게모니 각축장이었던 당시 예루살렘을 우리 앞에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당시 그곳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그리스와 로마의 다신교, 여기에 유대교의 유일 신앙이 뒤섞이고 충돌했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동방철학과 종교가 때로는 적대적으로 때로는 우호적으로 대결하며 복잡한 지형을 형성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형 집행을 앞둔 예수. 그 시대의 혼란함과 절박함을 상징화한 그 성스러운 순간을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부여해 소설적 상상력으로 불러들였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력은 익히 알고 있는 예수의 이야기를 떠오르게 만든다.

 

하지만 소설은 추리적 면모를 갖추면서 단서들을 통해 사건의 윤곽을 드러나게 하고 그것과 동시에 예수라는 인물의 진실이 겹쳐져 보여지는 순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건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뒤바뀌는 걸 목격하게 된다. 이를테면, 사랑의 복음으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건 예수의 참모습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보통의 인간의 운명. 그리고 그의 구원. 살인자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 처하게 된 그의 윤리적 선택에서 희생과 구원의 참뜻이 예수의 죽음과 맞물려 성스러운 순간으로 변모한다.

 

이 소설은 이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해 당시 온갖 세력의 대립과 각축장이었던 예루살렘에서의 음모와 배신, 욕망이 폭풍처럼 뒤섞이는 인류 역사를 바꾼 마지막 일주일의 비밀이 추리와 상상을 통해 밝혀진다. 12년 동안 수차례의 개작, 수십 번의 수정 작업을 통해 세상에 나온 이정명의 밤의 양들은 그동안 독자들이 기대하고 기다려온 이정명만의 치밀한 복선, 예상을 뒤엎는 반전, 역사 철학 종교에 관한 해박한 지식, 생생한 시대상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또한 고난주간에 일어난 연쇄살인이라는 파격을 넘어 당혹을, 더불어 성경과 추리소설과의 만남이란 형식 또한 파격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예루살렘이라는 성지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통해 그 당시 예수와 그의 진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재조명된다.

 

 

작가 이정명 소개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여원] [경향신문] 등 신문사와 잡지사 기자로 일했다.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 사건을 통해 세종의 한글 창제 비화를 그린 소설 뿌리 깊은 나무,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 속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소설 바람의 화원을 발표했다. 빠른 속도감과 치열한 시대의식, 깊이 있는 지적 탐구가 돋보이는 소설들은 독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으며 한국형 팩션의 새 장을 열었다. 소설 바람의 화원2008년 문근영, 박신양 주연의 드라마로, 뿌리 깊은 나무2011년 한석규, 장혁, 신세경이 출연한 미니시리즈로 방영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윤동주와 그의 시를 불태웠던 검열관 스기야마 도잔의 이야기를 그린 별을 스치는 바람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11개국에 번역?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2015년 영국 인디펜던트 외국소설상(Independent Foreign Fiction Prize)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2017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Premio Selezione Bancarella)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작품으로 장편소설 천년 후에, 해바라기, 마지막 소풍, 악의 추억, 천국의 소년, 선한 이웃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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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