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임즈 = 박수연 기자] “세상에 맞춰서 살지 말라. 재미있는 야구란 게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내게 야구는 죽기 아니면 살기 싸움이다. 감독 입장에서 무조건 이기고 봐야한다. 주위의 비난에 신경 쓰지 않고 내 갈 길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 그게 SK야구다.”
창단 뒤 단 한 번도 우승 경험이 없던 SK 와이번스를 임기 4년 반 동안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린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前 감독. 그는 ‘야신’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그러나 2011년 8월 18일 이후 SK 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의 흔적은 없어지기 시작했다. SK 와이번스가 김 감독을 전격 경질한 것.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빈자리는 그가 SK 야구에서 차지했던 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힘드니까 하는 거다. 그게 김성근이다
최근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성근 그리고 SK와이번스』(김정준, 최희진 지음/1위즈덤경향)는 ‘재미없다’, ‘지독하다’는, 김성근 식 야구를 이해하기 위한 ‘내밀하고 디테일한 해설집’이다. 그 해설이 내밀한 이유는 저자 중 한 명인 김정준 전 SK 전력분석코치가 김성근 감독의 아들이자 SK 와이번스 팀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김성근을 다룬 책은 이미 여러 권 있었다. 그 동안의 책들이 인간 김성근을 다룬 것에 비해 이 책은 감독 김성근에게 집중했다. 김성근 감독이 재임하던 시기의 SK와 그가 해임된 후의 SK를 교차시켜 대조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조직을 이끌고, 운영하고, 성장시키고, 성공시키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담았다.
‘재미없는 야구’는 김성근 감독 임기 동안 SK를 따라다녔던 꼬리표였다. 기자들은 SK의 ‘스몰볼’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고 팬들은 인터넷에서 편을 갈라 SK 야구가 과연 재미있는지 논쟁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번트 야구와 잦은 투수 교체에 대한 비난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고수했다. 야구 감독이 준수해야 할 윤리강령이란 게 있다면 첫 번째 조항은 단연 팀의 승리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SK 팬들도 상대에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 않고 항상 SK를 넘볼 수 없는 팀으로 여기게 만드는 야구, 경기를 하기 전과 하는 도중 상대가 꾸준히 패배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그의 야구에 응원을 보냈다.
김성근 감독은 6개 구단을 거치며 12번 경질됐고 이제 다시 13번째 감독을 맡게 됐다. 그에게 야구는 삶의 전부였다. 혈연, 지연, 학연 없이 그는 오직 야구로만 승부했다. 승수보다는 패수를 관리하는 야구,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스타플레이어 없이도 최고의 팀을 만들어내는 리더십, 싸우기 전에 이미 팀이 승리를 확신하도록 만드는 놀라운 지략으로 ‘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
이제는 돌고 돌아 독립리그팀인 고양 원더스의 감독이 된 김성근. 그는 “이제 또 새로운 운명을 만났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운명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고 개척해 나가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리더는 이렇듯 자기 뜻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쟁취하고 달성해야 한다. 타협해서는 안 된다. 리더가 이런 의욕이 있을 때 위기관리 능력이 향상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진정한 리더라고 말하는 것이다.
박수연 기자(sisot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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