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연극단 ‘연필통’ 첫 작품 무대 올려

[시사타임즈 = 이미경 기자] “나에게 연극은 괴로웠던 나의 과거를 풀어냄으로써 잃어버렸던 인생의 의미와 열정을 다시금 찾아가는 여정같았다. 이제 연극단 활동을 통해 내 미래의 시나리오를 쓸 것이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대로 연출해 낼 일만 남았다.” - 연극단원 이00(54년생,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이용자)

 

노숙인 12명이 참여하는 연극 <이문동네 사람들>이 오는 5월29일부터 30일까지 2일 동안 무대 위에 오른다. 공연은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19시 30분부터 80분간 진행된다.

 

이 공연은 서울시, 문화관광부, 서울문화재단의 <지역특성화 문화 예술교육지원사업>으로 서울특별시립 노숙인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가 연극교육연구소 프락시스와 함께 준비했다.

 

연극 <이문동네 사람들>은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에서 노숙인과 함께 구성한 노숙인 연극단 <연.필.통-연극으로 feel(必히) 통하는 모임>의 초연작품이다. 특히 소설 『장석조네 사람들』을 각색, 노숙인 자신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더욱 의미있는 작품이 됐다.

 

연극단 구성을 위해 노숙인을 대상으로 자체 오디션도 실시했으며 연극단원 노숙인에 대한 연극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참여자 대부분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상담보호센터를 이용하거나 쪽방, 고시원 등 저렴한 주거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들로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매주 2회 이상 연습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하루하루 힘겹게 보냈던 삶에서 이제 무대에서 당당히 자신을 외칠 수 있는 삶으로의 큰 변화가 노숙인 연극단의 작은 연습실 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분들의 땀과 열정으로 채워진 무대가 노숙인이라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인식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하였다.

 

한편 이번 공연외에도 올 연말에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노숙인 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에 무료 순회 공연을 실시할 계획도 갖고 있어 앞으로의 노숙인 연극단의 행보가 기대된다.

 

 

줄거리

 

1980년대 중반, 지역개발이 한창인 서울 변두리의 어느 동네에, 한 지붕 아래 네 가구가 살고 있다. 6.25때 월남한 구두수선공 오똘망과 특정한 직업 없이 자주 술에 취해서는 방에만 처박혀 있는 오철민, 8년째 사법고시에 낙방하고 있는 중국집 배달부 나평범, 그리고 중산층이었다가 사업에 실패해 이곳으로 들어온 김길동 부부. 이들은 모두 이문동의 집에 세들어 사는 신세다.

 

한 집에 살긴 하지만 아주 친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많이 멀지도 않은, 그저 각각의 삶을 이어가고 있던 이들에게 마을의 재개발 소식과 함께 집주인 이문동으로부터의 퇴거명령이 떨어진다. 마냥 쫓겨날 수 없었던 이들, 여기 ‘이문동네 사람들’은 이제 처음으로 뭉치기 시작한다. 어설프지만 야심차게... 과연 이들은 다섯 평 남짓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미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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