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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녹색기후기금의 인천송도유치라는 뉴스를 접하며

녹색기후기금의 인천송도유치라는 뉴스를 접하며



[시사타임즈 전문가 칼럼 = 신수식 박사] 녹색기후기금은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이라 할 수 있는 국제기구이다. 특히 지구환경과 인류생존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하고 있는 오늘날 녹색기후기금과 같은 국제기구가 갖는 가치와 의미는 더욱더 크다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2012년 10월2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제2차 녹색기후기금(GCF)이사회에서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5개 경쟁국을 물리치고 GCF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유치국은 GCF이사국 및 대리이사국 대표, 국제기구 및 NGO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4개 GCF이사국이 비밀투표로 결정했다는 뉴스다.

 

GCF는 개발도상국가의 온실가스감축(mitigation)과 기후변화적응(adaptation)을 지원하는 기후변화관련 국제금융기구이다. 지난 2010년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UN기후변화협약(UNFCCC) 제16차 당사국 총회(COP)에서 이 기금의 설립이 승인됐는데 당시 총회에서 선진국은 2010∼2012년 300억 달러의 긴급재원(fast-start finance)을 지원하고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달러의 장기재원(long term finance)을 조성하자는 데 합의했다. GCF는 이 장기재원의 상당부분을 조달하고 집행하는 것을 담당하게 된다. 구체적인 기금운영방안은 지난해 꾸려진 녹색기후기금설계위원회에서 마련했다.

 

설계위원회는 선진국 15개국, 개도국 25개국 등 총 40개국으로 구성됐고 우리나라는 개도국 자격으로 참여했다. 설계위원회 논의 결과 GCF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측면에서 개도국의 온실가스감축과 기후변화적응을 지원함으로써 저배출·기후복원적인 개발(low-emission and climate-resilient development)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GCF의 이사회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각 12명으로 모두 24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사 임기는 3년이다.

 

2012년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1차 이사회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가 공동의장으로 선정됐다. 이번 송도에서 개최된 이사회가 2차이사회이다. GCF는 독립적인 사무국을 두는데 우리나라가 이번에 유치에 성공한 것이 엄밀하게 말하면 GCF 사무국인 것이다. 지난 4월15일까지 공식 유치신청을 받아 지난달 평가위원회의 평가회의를 거쳐 이번 2차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사무국 유치국가가 결정된 것이다.

 

사무국은 행정업무를 비롯해 기금활동성과보고 준비, 이행 기관과 특정 금융수단에 대한 계약 준비, 수탁기관과 협업, 모니터링과 평가 등 기금의 일상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기금의 수탁자는 임시로 세계은행이 맡았다고 한다. 전체 기금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칸쿤 총회에서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만 해놓은 상태이나 이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존재한다. 개도국은 매년 1천억 달러씩 2020년까지 모두 8천억 달러를 조성하자고 하고, 선진국은 매년 금액을 늘려 2020년엔 연간 1천억 달러 규모로 키우자고 주장하고 있다. 정확한 기금규모는 다음 달 말 카타르에서 열리는 제18차 당사국 총회(COP 18)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관련 지구환경기금이나 적응기금 등이 있으나 기존 기금은 생물다양성, 사막화 방지 등 다른 협약도 지원하거나 규모가 작다는 한계가 있었기에 GCF는 향후 기후변화분야에서 개도국을 지원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위원도 오늘날 심각하게 지구 및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시대적 과제인 기후변화대응, 녹색성장 등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는데 있어서 우리나라가 센터로서 커 나갈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가 최근에 신설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녹색성장기술센터(GTC) 등과 더불어 지식-기술-자금의 3요소간 협력 체제를 갖춰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는 점 등에서 녹색기후기금사무국유치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이에 더해 GCF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유치되는 제대로 된 국제기구이며 연간 경제적 효과가 약 3,800억 원에 이르는 정도라니 요즘 세계경제와 함께 국내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시너지효과(지출·고용효과에 더해 부수적인 회의·교통·관광·숙박·금융서비스 수요 증가 등의 부수적 효과가 있고 우리 기업들이 기후변화관련프로젝트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도 기대된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2012년 12월 초에 열리는 카타르 기후변화협상에서의 인준절차가 남아 있기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때에 너무 성급한 발표는 아닌지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특히 이번 녹색기후기금사무국 유치에 국격의 상승이니 대통령의 인맥이 결정적이었느니 하는 정상적이지 않는 청와대와 정부의 발언들은 한국이 여전히 개발도상국가 수준과 모습이라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중요한 국제기구본부를 두고 있는 다른 여러 국가들과 견주어 볼 때 이러한 발표는 스스로 한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전주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그리스도대학교, 광주보건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신수식 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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