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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문재인 정부 요직에 호남 출신들 대거 발탁…중요한 이유 있다

문재인 정부 요직에 호남 출신들 대거 발탁…중요한 이유 있다

|광주일고: 총리·교육부장관·검찰총장·농림축산장관 등

|호남출신: 청와대 대거 포진, 각 부 장·차관 등 요직 꿰차

|군 장성 진급에도 호남 출신 우대 현상 나타나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우대 정책, 중요한 이유 있다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호남 출신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호남(전라도) 출신 우대 정책에 의해 나타난 현상 때문이다. 총리와 부총리, 장·차관 등은 물론이요 청와대의 주요 자리를 호남출신들이 꿰찼으며, 특히 광주일고 출신들의 두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인가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는 호남 정부이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역대 정부에서 비교적 홀대를 받아온 호남 출신이라는 딱지가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즉 호남 출신이라는 딱지가 정부의 요직에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아주 귀한 몸으로 그 주가가 급상승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호남출신들이 표정관리를 해야만 하는 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 대통령의 호남출신 우대정책엔 그러나 매우 중요한 이유가 담겨 있다. <시사타임즈>가 문 대통령의 호남 편애 정책의 원인을 집중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총리·국가정보원장·대통령비서실장·대통령 경호실장 인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c)시사타임즈

   

◆ 광주일고 출신들이 총리·부총리·장관·검찰총장 라인업 형성

 

광주일고 출신으로 문 정부의 내각에 기용된 인사는 이낙연 총리(45회)와 김상곤 부총리겸 교육부장관(43회),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장관(48회), 문무일 검찰총장(55회) 등이다. 광주일고 출신들이 총리-부총리-장관-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형성한 것이다. 이런 경우는 역대 정부 내각에서 없었던 일인지라 보수 진영에선 문재인 정부 인사 정책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 호남출신들, 정부의 요직 꿰차

 

호남출신들의 약진이 가장 두드리진 곳은 청와대와 대통령 직속기관이다. 들여다보면 호남 출신들이 청와대를 장악했다는 표현을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한병도 정무비서관, 진성준 정무기획,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 김우호 인사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이호승 일자리기획비서관, 유송화 제2부속실 비서관, 이상철 국가안보실1차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김효석 지방자치 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볼 때 말이다.

 

내각 쪽도 다르지 않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비롯하여 김영록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안병옥 환경부 차관, 이수진 여성가족부 차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조현 외교부 2차관, 심보균 행자부 차관,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차관급인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노형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김재현 산림청장, 황수경 통계청장,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이 포진해 있다.

 

헌법재판소 소장 인준에서 탈락한 김이수 재판관도 호남출신(전북 고창)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c)시사타임즈

   

◆ 군 장성 진급에도 호남 출신 우대 현상 나타나

 

문재인 정부의 인사 정책에서 보여지듯 호남 출신들의 우대 현상은 군 장성급 진급에서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수 혁명을 일으키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육군참모총장 김용우 대장(육사 39기)과 27사단장 출신으로 수도방위사령관(수방사)에 임명된 김정수 중장(육사 42기)이 그러하다. 김용우 참모총장은 광주일고 출신이며, 김정수 중장은 목포고 출신이다.

 

따라서 호남출신이라는 점이 진급에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들이 우세하다. 참고로 수도방위사령관에 임명되었다는 것은 향후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역대 수방사 사령관들의 면면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수방사 사령관 출신으로 육군참모총장이 된 이는 김진영, 남재준, 한민구 대장, 국방부장관이 된 이는 김태영, 한민구 대장 등이다. 지난 9월26일에 단행된 군장성 인사에서 구홍모 수방사령관은 대장으로 진급하면서 육군참모차장으로 발탁되었다.

 

법조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28일에 단행된 검찰 고위인사를 보면 검사장 승진 12명 중 3명, 고검장 승진 5명 중 2명이 호남 출신이다.

 

◆ 문재인 정부의 인선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이러한 현상은 이미 언급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인재 발탁을 어떤 기준으로 하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즉 문재인 정부는 철저하게 호남출신을 우대하는 인사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 말이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인선 작업을 살펴보면 먼저 인사수석실에서 여러 경로로 후보자들을 추천받은 뒤, 민정수석실과 논의를 거쳐 2~3배수 정도로 압축한다. 이후 약식 검증을 거쳐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그런 후 다시 정밀검증을 실시하여 후보자를 단독 또는 2배수로 압축하여 정밀 검증을 한다. 그리고 나서 인사 발표를 하는 일련의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 검증의 절대적 책임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의 몫이다.

 

따라서 현 문재인 정부의 인선 작업에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입김이 아무래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조국 민정수석은 부산 출신이고 조현옥 인사수석은 서울 출신이다. 호남과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요직에 호남출신들이 대거 기용되고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 경상도 피가 흐르는 경상도 사나이 문 대통령의 호남 편애 정책…왜?

 

문재인 대통령은 6·25 전쟁 중이던 지난 1953년 1월24일 경남 거제도에서 아버지 고 문용형 씨와 어머니 강한옥(90) 씨 사이에서 2남 3녀 중 둘째이자 장남으로 태어났다. 문 대통령의 아버지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전쟁 때 월남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부산 명문 경남고(25회)를 수석 입학했고 4년 장학금을 받고 경희대 법대에 들어갔으며, 사법시험에 차석으로 합격, 사법연수원 차석 졸업 등 수재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 때 민주화운동으로 옥살이를 하는 등의 전력 때문에 판·검사로 임용되지 못하자 부산으로 내려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노동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 정치의 길에 들어섰다. 이처럼 철저하게 경상도의 피가 흐르고 경상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왜 호남출신을 우대하는 인사정책을 펴는 것일까. 여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해 말씀을 전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c)시사타임즈

  

◆ 문재인 대통령, 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 계승 ‘호남시대’ 청사진 완성하려 하다

 

故 노무현 대통령 시절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던 박선원 씨는 지난 2011년 10월17자 나주신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나주 사랑”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바 있다. 이 글에서 박 씨는 故 노무현 대통령이 호남과 관련해서 발언한 내용을 소개했다. 그대로 인용해 보겠다.

 

우리 호남사람들 가슴속에 두 분의 큰 어른이 계십니다. 한없이 크고 높으신 김대중 대통령과 따뜻하고 자애로운 노무현 대통령, 마치 한분은 아버지 같고 또 한분은 어머니와 같습니다. 이제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들녘을 보며 문득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5년 전인 2007년 11월8일 노대통령은 무안 국제공항 개항식에 참석한 뒤 중흥골드스파에서 광주전남 지역 지도자들과 오찬행사를 가진 뒤 나주혁신도시 기공식에 참석하셨습니다. 광주전남지역 비서관들도 모두 대통령 전용기에 태워 함께 내려가길 원하신다는 지시를 받은 저도 기쁨과 쓸쓸함이 교차했습니다.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노대통령의 모든 중요정책을 뒤집어엎을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던 시기에 지역균형발전의 상징과도 같은 나주 금천면에서 열릴 기공식을 강한 의지로 강행하셨기 때문입니다. 날씨도 유난히 쌀쌀했었습니다. 그래도 노대통령은 자신의 국토균형발전프로젝트가 비로소 실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종일 기쁘고 흥분된 표정이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고, 마를대로 마른 지방을 살찌워 정치와 경제의 동맥경화증을 해소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오찬행사가 벌어진 나주호 중흥골드스파에서부터 노대통령은 ‘미래는 호남시대’라는 말씀을 사용했습니다. 호남시대를 열려면 공기업 가운데 수많은 자회사를 거느린 한전을 기필코 나주로 보내야 한다고 확신하고 계셨습니다. 2005년 가을 이해찬 국무총리,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이,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어떻게든 한전을 나주로 보낼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하셨고, 이해찬 총리는 공개입찰방식 형식으로 정리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미 점수로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한전’들이 모두 한전을 원하니 ‘한전+1’ 방식을 정해 한전을 가지고 가고 싶으면 다른 공공기관은 하나 밖에 못 가져 가는 줄 알고 먼저 입찰하는 단체장에게 주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거 좋은 아이디어’라고 노대통령이 기뻐하셨고, 바로 다음날 열린 삼청동 총리공관회의에 전국 광역자치단체장을 모두 불러 '한전+1' 입찰경쟁을 내놓았습니다. 울산의 박맹우 시장과 광주전남 단체장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이해찬 총리는 박시장에게 최고위층 의중임을 흘리면서 포기하도록 설득했습니다. 그러니 2007년 11월 8일 정권이 이명박 씨로 바뀔 것이라는 쓸쓸함 속에 차가운 비바람까지 후두둑거리던 행사장에서도 노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장래는 호남시대”라는 말씀을 하실 수 있었습니다. 호남시대의 중앙엔 바로 우리 나주가 있었습니다. 고소영에 영포(경상북도 영일포항)정권이라는 이명박 정권아래서 미뤄질 대로 미뤄지고 있는 광주전남혁신도시 추진 일정을 꼽아보면 절로 날로 대통령의 나주 사랑이 그립습니다.

 

박 씨의 글에서 주목할 대목은 이것이다. “대한민국의 장래는 호남시대”라는 故 노무현 대통령이 한 발언 말이다. 이는 노 대통령이 꼭 이루어내고 싶은 열망이요 국가적 비전이었다. 누구보다도 노 대통령의 심정을 잘 아는 문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호남 편애 정책의 배경에는 친구요 동지인 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자 국가 철학이었던 “대한민국의 장래는 호남시대”라는 청사진을 문 대통령이 이어받아 이를 국가적 ‘아젠다’로 삼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게 된다. 이런 시각에서 문 대통령이 호남에 대해 펼치는 여러 정책들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출신 인사들의 우대 정책이나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정책 등…

 

▲노무현 대통령의 나주 사랑 (사진출처 = 나주신문 캡처) (c)시사타임즈

  

◆ 호남출신들, 인격과 실력으로 국민들에게 박수 받아야

 

이처럼 호남출신들이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 등 다방면의 주요 요직에 등용되자 자연스럽게 표정관리 모드에 들어갔다는 입소문이 나돌고 있다. 가령 공무원 세계에서 같은 호남 사람들끼리 모여 식사를 한 경우 함께 사무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 흩어져 들어가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는 호남 출신들이 몰려다닌다느니 하는 괜한 구설수와 눈총을 받을까봐 미리 조심들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

 

그런데 지연(地緣)이나 학연 등이 인사에 영향을 끼친 것은 역대 정부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그렇기에 문재인 정부에서 호남 출신들을 우대한다고 하여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등용된 호남출신 공직자들이 저마다 자기에게 주어진 직책에 최선을 다해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모범을 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들을 위함이 아닌 호남 사람들만의 편 가르기로 나타날 경우 다른 지역 국민들로부터 역풍을 당할 수도 있다.

 

살펴본 것처럼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호남출신 우대 인사정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는 호남시대”라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다시 부활된 모양새다. 그동안 여러 방면에서 소외받았던 호남출신들이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제대로 기를 펼 수 있는 문호가 활짝 열린 것이다. 그런 만큼 뒤따르는 책임도 결코 적지 않음을 인식해야만 한다. 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호남 출신 인사들의 몫이다. 그런데 호남 출신 인사들이 노 대통령의 이 정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그리고 제대로 감당해 낼 수 있을까. 다른 지역 국민들의 의미심장한 시선들이 지금 호남인들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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