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이주민 자녀도 보육료 및 양육수당 지원해야
[시사타임즈 = 김혜경 기자]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서울시에 미등록 이주민의 자녀에 대해서도 차별 없이 보육료와 양육비를 지원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서울시가 미등록 이주민의 자녀에 대해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보육료와 양육비 지원을 배제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신청인은 서울시에 체류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에게 영유아 보육료를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며 이에 대한 조사를 신청했다.
서울시 담당부서에서는 취학전 6세 미만의 영유아를 건전하게 육성하고 보호자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가정복지를 증진시키려는 목적으로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영유아에게만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영주권자 등을 포함한 등록 이주아동과 법무부에 외국인등록을 못한 미등록 아동 모두 보육료 및 양육수당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인권보호관은 미등록 아동의 경우 체류자격의 적법성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에게 필요한 의료지원과 건강관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규정되어 있다. 또 「서울시 인권기본조례」 제2조에도 서울시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도 ‘시민’으로 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교육받을 권리(2009년 12월)와 의료 접근권 개선방안 등의 권고(2011년 12월)가 있었음을 들어 차별로 인정했다.
한편 이 사건은 제1차 시민인권 배심회의에 상정되어 참석배심원 12명 가운데 8명의 배심원이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합의(평결)하고, 시민인권보호관 협의회에 평결결과를 통보했다.
제1차 시민인권 배심회의는 지난 달 19일 참석대상 배심원 12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주장, 신청인과 피신청인에 대한 질의·응답, 배심원간 토론 순으로 열띤 논의 속에 비공개로 진행했다.
배심회의 결과 다수의 배심원(8명)은, 우리나라가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서울시 인권기본조례」의 ‘체류하고 있는 사람’도 ‘시민’이라는 규정 등의 근거를 들어 미등록 아동에 대한 차별이 명백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소수의 배심원(4명)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적법한 제도가 없고 서울시에 미등록 아동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들에 대한 지원 시 많은 재원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염규홍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미등록 이주민 아동에 대한 보육 지원 등 이주민 정책은 사회통합의 측면뿐만 아니라 이주민들이 사회적으로 주변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참여하는 사회화 과정이므로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하고,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40만에 달하고 수백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권도시 서울시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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