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관파천 당시 ‘고종의 길’ 복원…내년 말 완료
정동부지에 덕수궁 선원전 영역 등 원형 복원 함께 시행
[시사타임즈 = 우경현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올해 아관파천 120주년을 맞아 일명 ‘고종의 길’(왕의 길)을 복원한다고 밝혔다.
‘고종의 길’은 을미사변(1895) 이후 1896년 고종이 일본의 감시를 피해 경복궁에서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길 때 이동한 길로 추정된다. 대한제국 시기에 미국공사관이 제작한 정동지도에는 선원전과 현 미국대사관 사이의 작은 길을 ‘왕의 길(King's Road)로 표시하고 있다.
‘고종의 길’ 복원은 2011년 정동부지 교환 시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미국 대사관저와 덕수궁 선원전 부지 사이에 경계벽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무부 재외공관관리국(Bureau of Overseas Buildings Operation)이 현지조사 등 총 4차례의 설계 검토과정을 거쳐 지난 6월 설계안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문화재청은 오는 9월 ‘고종의 길’ 복원사업을 착공하여 내년 말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고종의 길’ 복원과 함께 정동부지에 선원전(璿源殿) 영역의 복원도 시행된다. 문화재청은 진전(眞殿)인 선원전, 빈전(殯殿)으로 사용되던 흥덕전과 혼전(魂殿)인 흥복전 등을 복원할 계획이며, 주요전각을 비롯한 부속건물과 배후숲(상림원), 지형, 궁장 등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덕수궁 선원전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가장 먼저 신축했던 중요한 건물이었으나, 1900년 10월 화재로 타버리자,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정동부지)로 옮겨 1901년에 복원되었다. 이후 고종황제가 승하하자 그 이듬해인 1920년부터 일제에 의해 해체, 철거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해방 이후에는 해당 부지(수어청자리)는 경기여고 부지로 한동안 사용되다가 이후 주한미국대사관에 양도·유지되어 왔는데, 2003년 6월 미국대사관 기숙사를 만들기 위해 실시한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 덕수궁 선원전 터가 확인되면서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 교환하기로 합의된 바 있고, 2011년에 한국으로 소유권이 다시 이전됐다.
문화재청은 이후 흥덕전 권역의 발굴조사와 복원정비 연구용역을 진행하여 지난 2005년 수립했던 복원정비 기본계획의 사업우선 순위를 조정하여 지난해에 ‘덕수궁 복원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 따라 덕수궁 복원 종합정비는 2039년까지 약 5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3단계로 실시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고종의 길’과 덕수궁의 원형복원·정비를 통해 일제에 의해 훼철·왜곡된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근대사의 생생한 역사현장을 보존·활용하여 오랜 시간 역사의 수도로 자리한 서울의 문화적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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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현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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