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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엄무환 칼럼]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

[엄무환 칼럼]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

 
 
 
 

 

▲엄무환 국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크리스마스, 즉 성탄의 주인공은 산타가 아니라 예수다. 근데 성탄의 주인공인 예수의 탄생에 대해 성경은 전적인 성령의 초자연적 역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성령의 단독 드라이브는 아니었다. 선택받은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마리아와 요셉이 바로 그들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역을 위해 당신이 필요한 사람들을 선택하시고 쓰심을 알게 된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역 원리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사람을 선택하시며 사람을 통해 나타내시길 기뻐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어떤 사람들을 선택하셔서 당신의 일을 나타내시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수의 탄생과 관련하여 마태복음의 저자인 마태와 누가복음의 저자인 누가의 기록을 한번 살펴보자. 이 둘은 같은 사건이지만 내용면에서 마태복음의 기록과 누가복음의 기록이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하나님은 각자의 기질과 성품을 쓰신다

 

마태는 1장에서 예수의 족보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누가는 세례요한의 탄생 사실에 주목했다. 그것도 아주 상세하게 말이다. 이는 마태와 누가의 성품이나 직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마태는 지금의 세무공무원인 세리이다. 세무공무원은 직업상 분류를 잘한다. 부동산세는 부동산세 항목에, 자동차세는 자동차세 항목에, 토지세는 토지세 항목에, 주민세는 주민세 항목에 이렇게 항목별로 분류하고 집약시켜서 정리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마태의 몸에 밴 직업정신이 마태복음에 그대로 나타난다. 1장에 예수님의 족보, 5장에 산상보훈, 13장에 씨 뿌리는 비유, 23장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 대한 책망 등 챕터별로 묶어서 소개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반면에 누가는 의사이다. 그래선지 의사답게 아주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현미경식 기록을 하고 있다. 특히 누가는 마치 취재기자처럼 자기가 들은 얘기를 직접 발로 뛰어 현장에 가서 일일이 확인 작업을 한 후에 기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누가의 말을 한번 들어보자.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처음부터 말씀의 목격자 되고 일꾼 된 자들의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 이는 각하로 그 배운 바의 확실함을 알게 하려 함이로다”(눅 1:1~3).

 

누가는 누가 이런 말을 하더라 하는 말만 듣고 누가복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내용을 기록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누가가 가진 특유의 기질과 삶의 습관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마태와 누가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하나님은 그 사람의 기질과 성품까지 쓰심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굳이 내 기질과 성품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상대적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가질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 하나님이 쓰신다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 지팡이라도 하나님이 쓰시면 능력의 도구가 된다

 

모세가 평소에 양을 치기 위해 손에 들고 다녔던 지팡이는 애굽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릴 때 사용되었고,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 때도 사용되었다. 한낱 지팡이일지라도 하나님에게 쓰임 받을 때 빛이 난다. 능력의 도구가 된다. 하지만 능력은 하나님에게 있지 지팡이에게 있지 않다. 지팡이는 그저 지팡이에 불과하다.

 

나라는 존재도 뭐 그리 대단하겠는가. 그러나 하나님이 나를 쓰신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나를 선택하시고 나를 통해 하나님만이 하실 일을 나타내시길 기뻐하시느냐 하는 점이다.

 

◆ 모르면 질문하라

 

하나님께서 선택하시고 쓰시려고 계획하셨을 때 어떤 자세를 보여야 할까. 마리아의 경우가 대표적인 모델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하나님께서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시기 위해 천사를 마리아에게 파송하신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한다. “천사가 일러 가로되 마리아여 무서워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얻었느니라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저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은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을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위를 저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에 왕노릇하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눅 1:30~33).

 

천사의 이 말을 들었을 때 마리아가 얼마나 놀랐을까. 어느 날 천사가 나에게 와서 이런 유사한 말을 했다면 우린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대부분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하면 “난 못합니다”라고 일언지하에 잘라버릴 것 같다. 그런데 마리아는 그렇지 않았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사내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눅 1:34)하고 물었다.

 

궁금하거나 이상하면 물어야 한다. “하나님,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하고 물어야 한다. 그게 기도이다.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 생각으로 판단하여 일언지하에 잘라버리는 자세로는 하나님의 중요한 부르심을 그르칠 수 있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다. 하나님이 선택하시고 쓰시기 위해 찾아오실 때 발로 걷어차 버리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하나님에게 늘 안테나를 세우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에게 묻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하나님, 이게 무슨 의미예요?”라고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질문하는 자세를 평소에 습관처럼 가져야 한다.

 

마리아가 질문하자 천사가 대답을 한다. “천사가 대답하여 가로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으리라”

 

이 말을 마리아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천사는 부연설명까지 했다.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수태하지 못한다 하던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하심이 없느니라”

 

천사의 친절한 설명까지 들은 마리아가 그제서야 이해를 했는지 이런 말로 반응한다. “마리아가 가로되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마리아의 이 대목이 우리가 주목해야할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마리아의 이 고백을 보면 하나님께서 왜 마리아를 선택하셨는지 그 이유가 보인다. 마리아의 마음의 중심 말이다. “나는 주의 계집종입니다.”

 

◆ 나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

 

사도바울도 그가 쓴 서신서 첫머리부분에서 항상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나는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의 종입니다.”

 

이것이 기독교인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예수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인식 말이다. “나는 예수그리스도의 종입니다. 그분이 나의 주인이십니다.” 이 신앙의 고백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크리스천이라고 부른다. 이 신앙의 고백 때문에 사자의 밥이 되었던 수많은 초대교회 교인들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크리스천들을 보면 예수가 주인이 아닌 것 같다. 자기가 주인이고 오히려 예수를 종처럼 부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아의 이 고백에 시선을 집중할 필요를 느낀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는 고백말이다. 이 삶의 자세가 기독교인의 삶의 이유요 목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라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했던 예수의 기도처럼...

 

마리아의 이 고백을 들은 천사는 즉시 떠나갔다. 하나님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서. 이미 하나님께서 다 아시겠지만 말이다. 하나님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그 증거가 처녀였던 마리아의 배가 어느 날부터 불러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땅에 오실 메시야를 잉태하는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이다.

 

예수의 탄생엔 이와 같이 하나님이 선택하신 사람과 하나님의 선택에 기꺼이 응한 사람의 협력이 있었다. 그 예수가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인류의 구원을 완성했다. 그리고 부활하여 5백명의 사람들이 보는 데서 “다시 오겠다”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하늘로 승천하여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 계신다고 성경이 증언하고 있다. 그러므로 두 번 다시 마리아와 같은 처녀의 몸을 통해 탄생할 예수는 없다. 하지만 성경은 이렇게 증언한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

 

◆ 이 시대에도 예수는 수태되고 있다

 

비록 마리아처럼 몸으로 예수를 수태하진 못하겠지만 그러나 이 시대에도 예수를 수태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방법이 다를 뿐이다. 마리아는 몸으로 예수를 수태했지만 지금은 예수를 영접함으로(믿음으로) 각자의 마음에 예수가 수태되고 있다. 예수를 수태한 사람을 가리켜 성경은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한다.

 

그런데 예수가 내 마음에 수태되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의 삶을 보면 안다. 왜냐하면 예수가 이 점을 분명하게 말했기 때문이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18~21).

 

예수를 수태한 것이 분명하다면 삶을 통해 예수가 출산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가 가는 곳마다 예수의 생명이 전해지고, 예수 사랑의 향기가 전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수가 수태되지 않았다면 예수는 결코 출산될 수 없다. 설령 예수가 수태됐을지라도 불신앙으로 인해 예수가 사산되거나 유산되면 역시 예수가 출산될 수 없다. 오늘날 예수를 믿는다는 소위 예수쟁이들의 삶에서 예수 생명의 열매와 예수 사랑의 향기와 나타나는가.

 

성탄절의 주인공인 예수는 교회의 주인공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당연히 교회 강대상에서 이 분이 누구신지 이 분에 대해 소개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 강대상에서 예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들이 있다. 성탄절의 주인공인 예수 대신 산타가 가짜 주인공 노릇을 하듯 교회 강대상에서 예수는 간 곳 없고 도덕과 윤리 메시지가 난무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예수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교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삶을 통해 경험한 메시지보다 신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워 가르치는 교훈적 메시지가 강대상을 뒤덮어 버렸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선가 예수 생명과 예수 사랑의 향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선데이 크리스챤만 생산하는 교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예수를 수태한 사람은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이다. 하나님이 쓰시겠다는 사인이다. 그러나 예수를 수태했다고 하여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반드시 예수가 출산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삶에서 예수 사랑의 향기와 예수 생명의 열매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를 정말로 수태했다면 이 열매는 저절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엔 마리아의 이 고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이 고백엔 마리아의 인생 전부가 걸려 있다. 이미 한 남자와 부부가 되기로 정혼(약혼)한 처녀가 부부관계를 갖기 전에 아이를 가질 경우 모세의 율법에 따라 돌에 맞아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 마리아였지만 그러나 마리아는 하나님의 계획을 받아들였다. 긴장감이 감도는 중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 결과 하나님은 마리아를 통해 당신의 위대한 구원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셨다. 이처럼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길 기뻐하신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마리아의 인생 전부를 건 이 고백이 마침내 성탄절의 주인공인 예수를 출산하게 했고 인류 구원의 위대한 역사를 완성케 했다. 죽음까지 담보한 이 신앙의 고백이 필자의 고백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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