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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평창과 북핵 그리고 개헌

[칼럼] 평창과 북핵 그리고 개헌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새 해가 밝았다. 2018년을 18년이라고만 부르면 어감이 좋지 못한데도 그렇게 쓰거나 불러 놓고 웃는다.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날 조짐으로 생각하여 함께 웃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돌아가는 품새는 매우 까다롭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평창올림픽이 눈앞에 닥쳤고,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강도는 엄청나게 높아졌다. 게다가 제왕적 대통령을 양산한 현행헌법을 고치자는 논의가 국회 개헌특위를 연장하면서 막바지로 치달아 오른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크게 어려울 것도 없을 성싶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한 덕분이다.

 

우선 북한에서 김정은이 보낸 신호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서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이에 따라 1월9일 판문점에서 남에서는 조명균 통일부장관, 북에서는 이선권 조평통위원장을 수석대표로 한 5명씩의 대표단이 장시간 회의를 갖고 선수단 파견과 공동입장 등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또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 응원단 등을 대규모로 보내겠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일단 북핵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올림픽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씻을 수 있게 되었고 꽉 막혀있던 남북 사이의 대화도 트이게 된 셈이다. 강경발언만 쏟아 붓던 미국의 트럼프도 축하의 뜻을 전할 정도로 훈훈한 느낌을 주는 남북합의다. 추석 한가위 날이면 우리는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춤을 추면서 “한가위만 같아라”노래를 부르며 흥겨워 한다.

 

이번 남북고위급 회담의 합의를 보는 많은 이들의 얼굴이 활짝 펴지며 남북관계가 오늘만 같아라 라고 생각하는 기색이 역연하다. 너도나도 북핵은 거론도 하지 않고 올림픽제전에 북한이 참여하기로 한 것만 부각시킨다. 축제에 재를 뿌릴 사람은 없으니까 우선은 그대로 넘어갈 것이다. 평창올림픽도 성공리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올림픽을 잘 치러내느냐 여부에 따라 많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평화적인 분위를 만끽하면서 공정하고 멋진 올림픽은 세계 모든 나라의 꿈이기에 그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기회다. 끝날 것은 확실하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더구나 북한의 도발 때문에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엊그제의 분위기를 일거에 씻어버리고 북한을 참여시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 성과는 크다.

 

그렇다면 이대로 평화가 지속되고 핵의 위험이 사라진 것이냐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렸다. 이번 회담에서도 모든 합의가 끝난 다음 우리 측 대표가 비핵화에 대한 문제점을 조심스럽게 끄내자 북측에서는 언성을 높이며 “잘 됐는데 찬물을 뿌린다”는 식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 측에서도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회담에서 유엔결의에 의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문제점을 한번쯤 거론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고 북에서도 그 정도의 반박으로 서로 체면은 유지하고 얼버무린 셈이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은 평창올림픽 때까지 만이라도 덮고 넘어가자는 남북의 미묘한 심리가 그대로 묻어난다. 그것은 평창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쳐야 하는 한국정부의 입장과, 선수단 파견을 통해서 국제사회의 사갈시(蛇蝎視)를 눙쳐보려는 북한의 이해가 맞물렸다고 보면 된다.

 

평창올림픽이 끝나고서도 남북대화가 확실하게 진전되면 올림픽은 문자 그대로 평화의 제전으로 이름을 드날릴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스스로 비핵화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 뿐이다. 이미 원자력기구에서 탈퇴하며 핵보유국을 헌법에까지 명시하고 있는 북한이 다시 비핵으로 돌아서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국제사회와의 대결을 심화시키며 원자탄 수소탄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들 경제적 궁핍을 벗어날 길은 없어 보인다. 아무리 자원부국이라고 하지만 유엔의 경제제재에 의해서 북한물건을 사줄 나라가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북한인민들은 과거 고난의 행군 시절에 300만 명이 굶어죽었다고 한다. 지금도 장마당이 열려 겨우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형편이다. 평양을 제외하고는 헐벗고 굶주린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백성들을 배부르게 하고 자유를 듬뿍 안겨 평화를 구가하는 것이지 몇몇 지도자들만 떵떵거리고 산다는 것은 아주 재미없는 일이다. 김정은이 대오각성하여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한민족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금년에는 한국에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 때 개헌안을 함께 국민투표로 끝내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개헌투표가 함께 실시되면 지방선거의 양상이 문재인정부에 유리하다는 분석으로 이에 반대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반격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개헌은 국민의 염원이다. 정부에서는 국회의 개헌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발의로 갈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면서 권력구조는 빼놓고 지방분권과 기본권문제만 개헌할 수도 있다는 속셈을 드러냈다. 이는 개헌의 본 목적과 유리된 제의다. ‘87헌법이 대통령 직선제 쟁취에만 열중하여 제왕적 대통령을 여섯 분이나 불행으로 이끈 전철을 그대로 놔두겠다는 것은 어느 국민도 납득시킬 수 없을 것이다.

 

개헌의 핵심은 지방분권이 아니라 중앙권력구조의 근본적 개편이다.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방법도 생각해볼만 하다. 이원집중제와 내각책임제를 대통령중심제와 잘 어울리도록 지혜를 짜내야 되겠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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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