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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공연·전시

우창훈 화백, 인간 세상 속 다차원 세계를 엿보다

우창훈 화백, 인간 세상 속 다차원 세계를 엿보다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우리의 세상은 선과 선이 만나 형태를 이루고 빛과 빛이 만나 색감을 이룬다. 하지만 우리가 눈을 통해서 보는 세상은 단순 하나의 형상, 하나의 색감 정도 표현하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실상은 다양한 에너지 입자들이 그 형태를 감싸고 있고 빛을 통해 형성되어 나오는 색 또한 하나의 색감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예술가는 이러한 하나의 대상의 실체를 자신의 세계를 통해 표현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그 예술 작품을 접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주고, 그 세계를 이해해 보라는 숙제를 남겨 주는 것이 아닐까.

 

 

 

▲우창훈 화백 ⒞시사타임즈

 

 

 

 

우창훈 화백은 그러한 부분에 정말 어려운 숙제를 안겨주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은 마치 거짓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하다.

 

우창훈 화백하면 ‘다차원 미술의 창시자’는 수식어가 붙는다. 일반 사람들이 ‘다차원 미술’이라는 용어를 접하면 고개를 갸웃 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마치 유체이탈의 한 순간을 보는 듯 싶을 만큼 실상과 허상이 겹쳐지는 미묘한 시각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며 “실상으로서의 현실상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파장이나 울림, 진동, 발열 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들이 함께 한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우 화백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세상은 에너지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것은 의식 입자로서, 이 입자들은 하나하나 살아있는 것”이라면서 “내 작품은 그것을 우주화하여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우 화백의 작품은 무언가 폭발을 하는 입자의 블랙홀을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형상은 마치 두 개의 거울을 겹쳐 놓아 하나의 거울 속에 비쳐진 모습과 다른 거울에 비쳐진 모습이 상이한 것처럼 닮은 듯 다른 것이어서 쉽사리 눈을 땔 수가 없다. 다중적인 입체 공간을 연출하는 것은 프랙탈 기화학에 기반을 둔 그의 작품 기법에서 비롯된다.

 

 

▲우창훈 화백이 전시장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시사타임즈

 

 

특히 그는 스케치를 하지 않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선과 선 사이 하나도 놓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다. 하나의 선 속에도 또 다른 우주가 들어 있고, 사람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는 우주의 모든 사물은 그 어느 하나라도 홀로 있거나 일어나는 일이 없이 모두가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의 원인이 되며, 대립을 초월하여 하나로 융합하고 있다는 화엄사상과 비슷한 생각에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이지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이들은 동양의 종교적인 색체가 느껴진다는 의견이 말하기도 한다.

 

작품에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가 하는 질문에 우 화백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독보적인 ‘한국’ 만의 미술을 세계에 알려주고 싶었는데,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민족 고유의 문화와 사상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하게 되었다”면서 “그렇게 한국만의 정서를 찾아가다보니 ‘홍익인간’과 같은 우리나라의 토속적 문화와 사상, 종교를 빼 놓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삼족오’나 ‘신단수’를 작품 속에 넣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하늘과 땅, 인간으로 이어지는 한민족의 사상을 찾아가는 기로이다.

 

 

 ▲천인(天人), Oil on canvas, 145.5×112m ⒞시사타임즈

우 화백은 4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나’를 찾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것이 세상 속에 스며들어 있는 모습이던, 아니면 자기 내면 속에 잠재되어 있는 모습이던 모든 ‘나’인 인간은 빛 속으로 갈 것이 우 화백의 생각이다. 명상 또는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인물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완전한 자아의 실현을 통해 이상적인 참된 인간상을 찾아가는 작가의 메시지이다.

 

이와 같은 작품 세계가 40여년 간 궁극적으로 추구해 오고 변하지 않은 것이라면, 최근 그의 작품에는 조금의 변화가 있기도 하다. 혹자는 괴기스러워 보인다고까지 했던 과거의 작품과는 확연히 다르게 한층 발랄하고 경쾌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우 화백은 이러한 화풍의 변화에 대해 “이사를 해서 그렇다”고 우스게소리를 하면서 “환경이 변화면 작품이 변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항섭 미술평론가의 평론 글 소개한다.

 

“…(우창훈 화백 작품의)표현은 삶에 대한 긍정과 환희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험난한 고초로 점철하는 오랜 수행의 길에서 문득 만나는 삶에 대한 일체의 의문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에 일어나는 희열, 그 환희의 감정과 같은 것인지 모른다. 최근 작업은 모든 현실적인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그 자신의 가벼운 심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 전시 정보

우창훈(WOO CHANG HOON) 화백 개인전

12월2일~8일 가나인사아트센터 02)736-1020

12월15일~21일 인천시 강화군 강화종합전시관 032)932-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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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선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