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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임도건 박사의 경계선 뷰(Veiw)] 외부자의 시각에서 본 시(詩)와 시인

[임도건 박사의 경계선 뷰(Veiw)] 외부자의 시각에서 본 시(詩)와 시인

 

▲임도건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임도건 박사] 시(詩)는 심오한 정서와 사상을 함축적 언어로 운율에 맞춰 구성하는 문학·예술이다. 취미로 시작한 이 일이 좋아 평생 업으로 삼은 사람이 시인이다. 형식으로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가 있고, 내용으로는 서정시, 서사시, 극시, 서경시가 있는데, 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만 수천 명에 이른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시인으로 인정받는 건 아니다.

 

 

시인은 태어나는가? 만들어 지는가? 사랑의 결정체가 시로 열매 맺는가? 시를 통해 온전한 사랑에 도달하는가? 개인 편차에 따라 해석이 다르지만, 우리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뭇 생명체 안에 내재한 슬픔과 사랑을 따뜻한 영혼언어로 솎아내는 게 시인이다. 정형화된 공식은 없으나, 시인은 대체로 아래 세 가지의 특징을 지닌다.

 

#시인들은 대체로 잔인하다.

사랑스러운 향기를 폴폴 날려 나도 모르는 새 그 꽃에 앉으려하면 새침하게 밀쳐낸다. 시는 사람과 사랑에 대한 화음이다. 그러나 협화음만 음악이 아니고 불협화음도 때론 시가 된다. 시는 단순한 상상언어의 차원을 넘어 지고선에 이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시인은 한편으로 음악가요, 다른 한편에서는 화가다. 그리움과 눈물을 재료삼아, 그 속에서 미학의 명주실을 뽑는 산고가 따른다. 구로하는 임산부의 과정과 닮았다.

 

 

 

#시인들은 평범함에서 비범함을 추구한다.

시인은 고상하게 미친 광인들이다. 세련된 어휘구사로 독자들의 침전된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사랑꾼이다. 억눌린 애무로 발정을 일으키되 오르가즘 직전에 멈춰야 한다. 그 다음은 독자의 몫. 알 듯 모를 듯, 애매한 과-실재(hyper=reality)에서 상상의 체험으로 견인해야 한다.

 

#시인들은 차분하게 미친 예술가다.

음악과 미술이 둘이 아니듯 시와 미학도 일심동체다. 천재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가 다른 이유다. 그는 건반을 치는 게 아니라 애무한다. 악보에 충실한 기계적 표현이 아니라, 그 너머에 알파(+α)를 가미한다. 김연아의 은반무희에도 묘한 것이 있다. 그 알파를 찾는 게 관건이다.

 

그림이 색깔로 듣는 음악이라면

음악은 소리로 그리는 그림이다. 그렇다면

시인은 언어로 조각하는 예술가가 아닐까?

 

시인은 차분하게 미치고, 침착하게 발광하는 기인들이다. 농밀한 단어로 수많은 단어들을 미·적분하는 수학자다. 기상천외한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멋진 레시피(recipe)를 만드는 요리사이자 플레이팅(plating) 전문가여야 한다.

 

시인 정호승은 눈물이 없는 사람과 사귀지 말라 했다. 필자는 책 읽지 않은 시인을 사랑하지 않는다. 충분히 있을 법한 감정에 제법 그럴싸한 말장난 수준으론 독자에게 어필할 수 없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만 아무나 표현해 낼 수 없는 경험세계를 가진 자여야 한다.

 

예술가는 성공여부나 경제적 효과와 상관없이 창작 그 자체에 미친 사라들이다. 철학자 칸트가 말한 “예술의 無目的性”이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보편타당성을 지닌 미치광이인 셈이다. 필자도 시작(詩作)을 시작(始作)해 볼까?

 

시인이 시를 쓰는가? 시가 쓴 이를 시인으로 만드는가? 한계는 부인하되 예술의 영원성을 시인하는 사람이 시인이다. 아무리 타락해도 한 편의 시와 노래가 세상을 구원한다. 세상은 변해도 항구적으로 남는 것이 시, 법전, 그리고 음악이다. 시인은 오염된 세상을 구원하는 당대의 사제들이다. 세상이 온통 어둠과 쓰레기로 덮인다 해도, 누군가는 그 속에서 별빛을 본다.

 

글 : 임도건(Ph.D) 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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