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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임도건 박사의 경계선 뷰(View)] ‘상생’ 아니면 ‘기생’이다

  [임도건 박사의 경계선 뷰(View)] ‘상생’ 아니면 ‘기생’이다

 

 

▲임도건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임도건 박사] 국위선양에 문화예술과 스포츠만한 게 없다. 5월의 여름.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시원한 소식이 우리 자긍심을 높였다. 국민의 대표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민생은 외면하고 장외투쟁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남다른 열정으로 국위를 선양한 국가대표들이 있다.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BTS(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가 누적조회 5억 건을 넘긴 것을 비롯해 LA다저스의 “류현진”은 홈런 성 2루타를 포함해 7승을 거두고, 사이 영(CY Young Award)상을 향해 순항 중이다. 대륙 건너편에선 토트넘의 손흥민은 12골 6도움(시즌누적 20골)으로 유럽축구의 꿈의 무대 결승전까지 올랐고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영화계의 쾌거도 한류의 핵심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72회 칸(Cannes Film Festival)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고의 영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700편의 베를린 영화제와 달리 4200편 여 작품 가운데 정상을 차지했으니 의미가 남다르다. 특정개인의 성취를 두고 왜 온 나라가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만 어설픈 소리는 집어치우시라. 그들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과 관객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오늘은 [봉준호] 감독(49세)이 새롭게 보인다. 호기심 가득한 12살 소년이 37년 만에 위대한 꿈을 이루었다. 괴물, 시時, 마더, 설국열차 등 다양한 장르에서 디테일의 神으로 꼽히는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유일한 경쟁자로 김연아를 꼽았다. 의외다. 천부적 재능에 두둑한 배짱(gut)은 물론 사력을 다하는 노력이 오늘의 자신을 낳은 원천이라니. 김연아는 가녀린 괴물인데, 아름답다는 것이다.

 

류현진 별명도 괴물(Korean Monster)아니던가? 자신의 영화 [괴물]과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수상소감도 참 멋지다. 승자의 위용이랄까? 주연배우 송강호의 찬사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고생하는 스탭들에게 밥 잘 사기로 유명한 “봉”감독. 지갑 잘 여는 만인의 ‘봉’인데, 인간성까지 최고‘봉’이다. 물론 밥 잘 샀기 때문에 수상한 건 아니다. 연기자들을 향한 관심과 배려, 이것이 숨은 잠재력을 끌어내고 극대화시킨 최대 장점이다.

 

[기생충]의 주제는 빈부격차. “돈은 다리미다. 주름살을 쫙 펴주기 때문”이라는 대사다. 부다페스트가 떠올랐다. 부유 촌 ‘부다’와 서민 동네 ‘페스트’ 그 두 도시를 연결한 부다페스트의 “세체니”(Széchenyi Lánchid)다리...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란다.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많이 평준화된 게 사실이다.

 

한때 영화의 힘을 과소평가했지만 W. 베냐민을 접하고 생각이 달라졌다. 신조어 ‘아우라’를 탄생시킨 독일의 사회학자 베냐민은 문화평론계에선 가히 독보적이다. 영화는 인간의 잠재의식을 카메라를 통해 끌어내는 최고의 영상기술이지만, 상영시간 동안 주관적 판단을 보류한 채 일방적 전개로 관객을 완전히 포로로 만든다고 지적한다. 문화예술 가운데 ‘영화’는 사회풍자/비판의 가장 대중적인 도구로 언제나 해답을 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문제제기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케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변종의 사회학”이다.

 

어느 나라, 어느 문화이건 빈부격차는 있게 마련이다. 부(rich)와 신분의 대물림이 없을 순 없지만 최소한 가치평가의 절대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설국열차가 그랬고 이번 영화 [기생충]이 그렇다. 상생을 위해 자발적 공생이 정답이지만 비틀린 성공을 위해 지대추구에 익숙해진 우리는 ‘세련된 기생’에 길들여진 게 사실이다.

 

세련된 외양을 지녔지만 내면은 인위적인 허세로 치장한 ^기생충^. 부와 권력에 빌붙어 사는 얼치기 인생을 묘사했다.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공생이 복지의 목적이라면 호혜적 상생은 그 실천방안이다. ‘봉’감독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상생하지 않으면 승자독식에 기생한다는 것. 중간지대는 없다. 부와 명성에 대한 비정상적 추구가 결국 기생충으로 살게 만든다. 땀 흘림에 대한 정당한 보상기제야말로 그것을 잡는 백신이다.

 

노력했는데 실패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노력 없이 성공하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국민의 대표랍시고 상생을 외치는 정치인보다 비루한 기생충을 박멸하고 공생하는 것이 진정한 국가대표다. 우리도 각자의 삶에서 “봉준호”다.

 

글 : 임도건(Ph.D) 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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