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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장신대 총학생회, 동성애 반대를 혐오로 몰다

장신대 총학생회, 동성애 반대를 혐오로 몰다
 
|통합 총회, 동성애자와 옹호자 신학대 입학 불허 등 결의

|장신대 총학생회, 교회는 혐오의 총칼에 맞서는 최후의 보루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 교수, 이하 장신대) 총학생회(회장 윤관)가 동성애 반대를 동성애 진영이 사용하는 혐오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통합 총회의 결의에 사실상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예배 장면 (사진출처 = 장신대 홈페이지 캡처) (c)시사타임즈

    

◆ 예장 통합 총회의 결의


지난 19일 동성애와 관련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 이하 통합) 총회는 다음과 같은 결의를 했다.


1. 성경에 위배되는 동성애자나 동성애 옹호자는 (교단 소속) 7개 신학대 입학을 불허한다.

2. 동성애를 옹호하고 가르치는 교직원은 총회에 회부하고 징계 조치해야 한다.


이에 총회헌법개정위는 "동성애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며, 동성애자는 교회 직원(항존직, 임시직, 유급 종사자)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헌법 시행 규정 제26조 직원 선택란에 문구를 삽입하겠다"고 청원, 이견 없이 통과되었다.


◆ 장로회신학대학교 총학생회, 총회 결의를 동성애 혐오로!


이 결정에 대해 장로회신학대학교 총학생회가 22일 혐오라는 단어를 쓰며 사실상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총학생회 성명서 (c)시사타임즈

 

장신대 총학생회는 “교회는 혐오의 총칼에 맞서는 최후의 보루”라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먼저 “우리는 이번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102회 총회의 결의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총회의 결정이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차별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극적 타결을 이루어낸 예루살렘 공의회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102회 총회를 이끌어가는 선배님들의 시대와는 다르게 우리가 직면한 현시대는 동성애자들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하는 시대이다”고 주장한 총학생회는 “신학은 세상의 고통과 각 시대마다 품고 있는 과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변증하는 학문이라 배웠다. 우리의 신학은 광나루 언덕에서만 회자되는 신학이 아니요, 신학교라는 상아탑에만 갇힌 죽은 신학이 아니다. 광나루 언덕에서 신학생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신학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는 것에 신학생의 정체성과 소명을 두고 있다. 곧, ‘신학은 동성애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답할 것인가?’가 신학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소명이란 뜻이다. 그러나 현 총회의 결의는 우리의 소명을 무참하게 앗아가는 것만 같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 후 총학생회는 “102회 교단 총회를 이끌어가는 선배님들께 간곡히 청한다”면서 동성애에 관한 자신들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동성애는 선배 목사님들이 아닌 우리에게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 시대적 과제입니다. 우리에겐 ‘신학과 교회가 이에 대해 어떻게 응답해야할지 깊이 탐구해야할 책무가 있습니다. 동성애자들은 아직도 우리에게 낯선 타자로 남아있습니다. 선배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삶으로 전한 사랑을 실천하는 곳 아닙니까? 예수를 따르는 우리가 변증해야 할 신학은 우리 중심적 이웃개념을 가지고, 이웃과 이웃 아닌 자를 나누어 배제하고 혐오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이웃이 되어주기 위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무한한 사랑의 영역을 넓혀가고, 그 사랑 안에 아무런 차별도 혐오도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웃이 되려면, 가난하고 무시 받는 이들과 함께했던 예수 그리스도처럼, 그들을 배제와 소외의 대상으로가 아니라 사랑과 섬김의 대상으로 여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배우고 싶습니다. 성경적으로 동성애라는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교회가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넓혀가는 것인지를 공부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찬양하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 옛날 우리의 부모님과 선배들이 북한동포를 ‘뿔 달린 괴물’로 오해했던 것처럼, 우리는 동성애자들을 오해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그들의 신앙과 삶의 모습을 적확하게 알고, 보다 성경에 가깝게, 보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정신에 가깝게 알고, 그들에게도 예외 없이 예수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에 신학생이 자유롭게 동성애의 문제를 논할 수 있는 풍토와 환경이 신학교에 조성되어야 함을 강력하게 선언합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학교 당국과 교수들 그리고 신학과·기독교육학과·교회음악과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하나, 학교 당국과 우리의 선생님들께 요청합니다. 우리가 신학생으로서 배움의 길을 당당히 걸어갈 수 있도록 부디 도와주십시오. 소수자들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이 시대의 문화에서 교회와 신학이야말로 혐오와 배제의 극악무도한 공격을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증명해 주십시오.

   하나, 함께 신학함과 기독교교육함과 교회음악함으로 광나루에 모인 친구들께 호소합니다. 우리의 교육권을 우리가 끝까지 지켜 나갑시다. 우리와 우리의 후배들이 광나루 언덕에서 자유롭고, 진지한 진리 탐구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십시오.


총학생회의 이 제안을 받아들여 서명에 동참한 재학생(학부·신대원) 및 졸업생은 25일 현재 총 200여 명에 이른다.

   

▲장신대 순교자 주기철 목사 기념관 (사진출처 = 장신대 홈페이지 캡처) (c)시사타임즈

 

◆ 일부 교계언론, 동성애 관련 통합 총회 결의를 문제 있는 것으로 보도


통합 총회 교기관지인 한국기독공보 표현모 기자는 이같은 총학생회의 성명서 내용을 “소수자 배척·자유로운 학문적 토론 위축된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표 기자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총학생회가 지난 18~21일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2회 총회의 동성애 관련 결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성명을 발표했다”고 기사 첫머리를 장식한 후 “장신대 35대 총학생회는 예장 통합 총회가 끝난 바로 다음날인 22일 교회의 소수자 배척과 혐오 및 신학교에서의 자유로운 학문적 토론의 위축 등을 우려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총학생회 성명서 내용을 소개하는 형식의 보도를 했다. 표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총학생회의 입장을 마치 대변하는 모양새를 나타내 통합 총회의 결의가 잘못되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예장뉴스(발행인 유재무 목사)도 “장신대 학생들 102회 총회 결정 수용 못해”라는 제목에 “동성애 문제 이런 식은 안된다”는 부제로 총학생회 성명서 내용을 전했다.


예장뉴스는 뉴스엔조이가 보도한 “‘聖총회는 어쩌다 性총회가 됐나 예장통합, 동성애자·옹호자 배척 결의…반대하면 매장당할 분위기’라고 쓰고 있다”면서 “당석에서도 이 안을 반대하면 동성애 옹호자로 그렇다고 찬성할 수도 없었다는 게 현장 분위기였다. 사실 이런 분위기는 문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장뉴스는 “배우는 학생들은 무슨 사안이든 관심갖고 공부하고 토론하고 논의하는 것은 그들의 특권이다”며 “그런 차원에서 학생들은 이번 총회의 이런 결정 방식과 내용에 대하여 실망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의사를 표명한 후 “학생들은 이 문제를 너는 찬성이냐? 반대냐 하는 프레임으로가 아니라 성경적이고 신앙적이며 역사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논의와 연구 토론없는 정죄와 차별적 결정은 반성해야 하고 이에 대한 공론이 허락되어야 한다는 소리다”고 총학생회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학생들의 이런 진지한 음성에 이에 공감하는 목회자들과 신학교 교수들과 침묵해서는 안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식의 마녀사냥식의 결정은 없어져야 한다”고 통합총회 결의를 ‘마녀사냥식 결정’이라고 몰아부쳤다.


뿐만아니라 “아직도 대중선동식 발언과 부화뇌동하는 식의 결정은 조급했다는 반성이다. 총회지도자들이나 학생들을 지도하는 분들로 부터 진지한 응답과 지도가 있기를 고대한다”며 “일부 목회자들과 단체들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통합총회의 동성애 반대 결의에 신학생들이 대놓고 동성애 진영이 사용하는 혐오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까지 반대적 의견을 개진하고, 일부 교계언론들이 이를 옹호 내지 지원사격하는 모양새를 나타내면서 동성애 문제는 사회적으로 뿐 아니라 한국교회까지 둘로 분열시키는 요인으로 번져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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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무환 국장 hwan2778@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