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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기사를 보면서…

[ 전문가 칼럼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기사를 보면서…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신수식 논설주간] 단임이든 중임이나 연임이든 민주주의사회에서 국민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치인에게 있어서 지지율은 매우 중요하다. 정당성을 갖고 책임있게 국정을 이끌어가야 하는 대통령에게 국민의 지지는 특히 그 의미와 가치는 크다고 할 것이다.

 

추석연휴를 중심으로 몇몇 여론조사기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조사했는데 이전과 달리 큰 폭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이 관련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신문들이 그 원인으로 여러 가지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는 대개 사회의 주요 이슈나 정책, 또는 현직에 있는 주요 정치적 인물에 대해 일반대중의 의견이나 경향 등에 대해서 면접이나 질문서 등을 사용하여 조사하는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조사대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어떤 내용의 질문지를 작성할 것인가 등이 문제가 된다. 여론조사는 대중사회에서 관심이 특별히 높지 않고 확고한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국민들에게 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정확하게만 실시하면 지지율 예측에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여론조사의 종류는 주로 2가지 즉, 학술적인 조사와 매스컴의 조사이다. 매스컴의 관심은 현시점에서 국민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이기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질문한다. 학술적인 조사는 인과관계의 분석이 목적이기 때문에 직접 의견을 물을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태도를 분명하게 하도록 하는 질문도 많다는 점에서 사실 이 둘은 판이하게 다르다.

 

여론조사의 기술적인 발전은 한계에 달해 있으며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첫째, 전반적인 민의를 추계(推計)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세부적인 분석은 곤란하다. 둘째,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시점에서의 의견이며 여론이 왜 변하였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일부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석 전 70% 안팎까지 치솟아 탄탄한 지지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최근에는 60%대 초·중반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한 해석은 제 각각이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으로 지지율이 너무 급상승하며 거품이 생겼다가 살짝 조정국면을 거쳐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는 것은 여권의 해석이다. 이와 달리 야권은 박대통령의 소통실패와 여권내부의 기강해이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데 대한 국민의 우려가 반영되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야의 해석은 국민의 생각과 무관하게 시국을 놓고 여야가 상반된 의견을 내보이며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분석한 결과일 뿐이다.

 

필자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대개는 상대 진영을 비판하는 내용만큼은 현실을 나름대로 잘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과 자기진영에 대한 변명은 허세 아니면 거짓말이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시국은 박 대통령 정부가 소통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어 국민의 우려가 커지는 있는 중이라는 사실이며 야당에게는 국회로 들어가 국민을 위해 싸우라는 사실이다.

 

여기서 대한민국에서 진행된 여론조사는 도대체 어느 정도나 믿어야 하는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다. 여론조사에는 오류와 추정이 잔뜩 섞여 있기 때문에 객관성과 공정성, 사실성 등에 기초한 과학이 되려면 갖추고 거쳐야 할 조건도 많고 이를 제대로 갖추어 진행하려면 돈과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첫째, 지지율에서 찬반을 표시할 때 제대로 알고 신념에 따라 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 어렵다. 대세에 편승해 적당히 얼버무려 대답하는 사람이나 옆 사람이 그렇다고 하니 친구 따라 가는 사람은 쉽게 의사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여론조사가 어렵다.

 

둘째, 여론조사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응답자를 선정하느냐 하는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집전화 사용자와 휴대전화, 인터넷 전화 사용자의 비율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이다.

 

셋째, 남녀노소·직업 등에 따른 시간대 별, 요일 별로 응답자그룹의 성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한다는 것도 문제이다.

 

넷째, 조사응답률 또한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통계학적으로 응답률이 50%는 넘어야 신뢰성을 가지며 선진국의 경우 대개 30%대 이하의 응답률은 폐기한다. 우리 여론조사기관의 응답률은 30% 이하가 수두룩하며 아예 응답률이 얼마였는지는 밝히지도 않는다.

 

다섯째, 조사질문지의 내용과 순서가 어떻게 구성되었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추측성 질문이나 예측성 질문이 포함된 경우에 어떻게 단어를 배치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응답 자체가 달라진다.

 

이와 같이 여론조사가 점술이 아니라 과학으로 인정받으려면 표집방법, 응답률, 문항구성 등 결과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철저하게 다루고 전달받는 사람들에게 잘 설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방송이나 신문 등 뉴스에 실을 국민여론조사라면 해당 언론사가 이러한 사항들을 여론조사기관에게 철저히 주지시켜 정확한 여론조사를 이끌어내고 조사방법과 한계를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설명하는 게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목적이나 상황, 시기 등에 따라서 돈 주고 의뢰한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부지기수이다. 이런 여론조사결과를 과연 신뢰할 수 있겠으며 그 결과는 국민을 우민(愚民)으로 만드는 것이다.

 

권위주의통치가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하는 방식 가운데 선거 때 써먹는 2가지가 있는데 그 첫째는 유권자를 모두 투표장으로 몰고 가 집권자에게 지지표를 몰아 찍도록 국민을 동원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 정치적 무관심, 집단적 무력감을 키워서 투표장에 나오지 않게 하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과거에는 전자, 최근에는 후자의 방법이 많이 쓰인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조사마저 신뢰를 잃으면 민주주의의 통로는 더욱 좁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민주주의란 현실의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외치고 그것을 위해 함께 하는 행위들이 가능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열정과 소신에 민주주의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것이다. 국민여론조사는 평범한 열정과 소신이 숫자로 표시되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절차이며 과정이기에 여론조사를 행하고 발표하는 기관과 언론사의 책임 또한 그 만큼 크고 무거운 것이다.

 

국민의 지지가 바탕이 되어야 국정추진의 동력이 확보된다고 할 때 대통령의 지지도가 추락하면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권마다 기술적·객관적으로 불안전성을 내포한 여론조사 추이에 목을 맨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40% 안팎으로 출발했다. 내각·청와대 인사 실패, 그 과정에서 노정된 반(反)통합과 불통의 리더십이 소위 취임효과조차 무력화시킨 결과였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100일 즈음에 50%대로 올라섰고 이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도 상승추세를 유지해 60%대에 진입했다. 이달 들어 지지도가 70%를 넘은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두고 여러 진단이 제기됐다. 대개 대북과 외교정책 성과, 콘크리트 지지층, 박 대통령 상징자본 효과, 무력한 야당의 반사이득 등이 지목된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게 소위 무위(無爲)의 효과인데 이것은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지지율이 관리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박 대통령 특유의 정치현안에 대한 침묵과 거리 두기, 갈등 이슈나 정책에 대한 무위의 대응이 착시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들이 맞든 틀리든 필자는 그것이 결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외국에서도 우려하고 있듯이 정부가 국내 언론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에 대해 언론이 부정적인 여론조사를 발표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사회에서는 민주주의의 절차며 과정의 하나로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는 언론은 반드시 독립적이어야 하며 언론기관 또한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언론과 언론기관이 독립적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진짜 지지율은 없으며 최근의 지지율 발표에 대해 양식 있는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전주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그리스도대학교, 광주보건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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