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최선은 ‘가정’이다

[ 전문가 칼럼 ]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최선은 ‘가정’이다


 

 



김경석 박사·한국학교폭력상담협 회장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경석 박사·한국학교폭력상담협 회장]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금년 4월22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12.0%였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18.3%에서 12.0%로 낮아졌다. 그러나 ‘고통스러웠다’(31.1%), ‘매우 고통스러웠다’(18.2%) 등 고통을 느꼈다는 응답률은 33.5%에서 49.3%로 증가했다.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대책 등으로 학교폭력이 양적으로 감소했지만 피해 학생의 고통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피해 학생의 고통이 증가한 점은 학교폭력 피해 경험자 중 44.7%가 자살을 생각했다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2011년 31.4%보다 13.3% 포인트나 증가했다. 매일 자살을 생각한다는 학생도 5%나 됐다. 학교폭력을 당하고도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학생은 33.8%였다. 이들은 ‘일이 커질 것 같아서’(29.8%) 혹은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25.8%) 학교폭력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한 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이 27.6%에 달해 여전히 학교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음을 나타낸다.

 

최근의 학교 폭력의 경향은 소위 ‘범생’이라고 하는 공부 잘하고, 모범생으로 인정받는 일반학생들에게서도 쉽게 발견 할 수 있는 일반화된 비행행동이 되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그 어떤 학생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안심할 수 없다. 그 결과는 단순 폭력에서 그치지 않고 위 연구 자료처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스웨덴의 추적조사에 의하면, 6∼9학년 사이에 가해자였던 소년의 약 60%가 20세가 될 때까지 적어도 한번 범죄자가 되었고, 35∼40%에서 3번 이상 범죄를 저지른 전과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가해자가 되거나 범죄자, 알코올 중독자와 같은 다른 문제행동이 동반될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반사회성 특성을 보인 청소년 중에는 이미 유치원 연령부터 공격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해 점차 경미한 수준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더 나아가 극단적인 수준의 문제 행동으로 악화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아동기에 경험하는 공격행동은 청소년기나 성인기 공격행동과 밀접히 관련되어 신체폭력, 범죄행동, 배우자 학대와 같은 반사회적 행동을 유의하게 예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관련 연구 자료에 의하면 학교폭력 가해 및 피해 학생들의 대부분은 부모들의 불화와 관계형성의 어려움으로 가족 간의 결속력이 낮고, 이중 부모나 형제로부터 폭력을 당하거나 싸움을 하는 등의 갈등관계에 있었던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부모나 형제로부터의 폭력은 가해 및 피해 학생들을 집보다는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요인이 되었고, PC방이나 노래방, 공원 등을 전전하며 비행집단의 또래들과 어울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학교폭력 가해 및 피해 학생 중 많은 학생들이 아버지나 어머니 그 어느 쪽과도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가족들이 여행을 가거나 놀이를 같이 했을 때와 같은 가족행사가 가장 많았으나 이런 가족행사는 주로 단회성으로 그친 것이 대부분이었다. 특이한 점은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비록 단회성의 가족행사라 할지라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아기의 애착은 물론 13세 이전의 어린 시절의 부모와 관계 경험이 성인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도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소위 반사회적 행동을 보인 사람들의 어린 시설을 추적해 보면 어린 시절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많다. 이는 학생들에게 가족의 일체감과 가족관계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폭력 가해 및 피해의 예방과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게 한다.

 

학교폭력 문제로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의 청소년 폭력문제 예방과 함께 스웨덴의 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미래의 심각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가족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김경석 박사·한국학교폭력상담협 회장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