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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남재준 국정원장, “대한민국이 그동안 비겁했습니다”

[ 전문가 칼럼 ] 남재준 국정원장, “대한민국이 그동안 비겁했습니다”



[시사타임즈 = 엄무환 편집국장] 9월9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하 국정원)이 11명의 탈북포로를 국정원으로 초청, 면담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동아일보가 9월10일자로 보도했다. 이는 6·25 전쟁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면담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근본적 문제해결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국군포로신고센터를 운영해온 사단법인 물망초의 요청으로 마련된 것으로 당초 예정됐던 30분에서 30분 연장된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 원장은 이날 탈북포로들에게 “그동안 국가가 (국군포로 문제에) 너무 소홀했다. 잘못했다”고 사과한 후 “선진국은 경제적으로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국가에 헌신한 이들을 기억하고 기리며, 후대에도 가르치는 나라”라면서 “그동안 섭섭하셨겠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면담 자리에서 국군포로 할아버지들은 그동안 가슴에 담아둔 말을 다 쏟아내려는 듯 때론 책상을 쾅쾅 쳐가면서 열변을 토했으며 “북한의 장기수 67명은 전부 돌려보냈으면서 왜 우리(북한 내 국군포로)에 대해서는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았느냐”, “어떻게 국정원조차 국군포로들이 생존해 있다는 것을 몰랐을 수 있느냐”며 항변하자 남 원장은 “몰랐던 게 아니다. 알았지만 행동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비겁했다”며 고개를 숙였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국군포로 방문자들의 국정원 방문을 위해 국정원에선 꽃다발을 준비했고, 국정원 입구에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었으며 접견실에도 “사선을 넘어 귀환해 오신 국군포로 어르신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따로 준비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쓴 것 같다는 참석자들의 얘기들을 사실대로 전했다.

 

뿐만 아니라 국정원이 국군포로 할아버지들의 배우자들까지 초청해 오찬을 대접하는 등 최선의 환영접대를 했으며, 할아버지들 사이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유영복 6.25국군포로가족회 명예회장(84)은 “국정원 방문에 마음이 설레 오전 4시 반에 일어났다”면서 “국정원이 한 번도 우리를 만나 준 적이 없었는데 우리 용사들을 따뜻하게 맞아줘서 감사했다. 진정성 있게, 진심으로 대해주는 것을 보고 이 나라가 아직 우리를 잊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고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백한 얘기를 사실적으로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끝으로 유 명예회장은 ‘들어갈 수는 있어도 나올 수는 없다’는 함경남도의 검덕광산에서 50년간 강제노동을 하며 노예같은 비참한 삶을 살다가 2000년에 탈북해 조국으로 귀환했다고 전했다.

 

6.25 전쟁 때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포로가 된 이들이 그동안 북한에서 얼마나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이들이 탈북하여 다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건만 정작 우리 정부가 이들을 어떻게 그동안 대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이 기사 내용에 대해 회사원 김 모(36)씨는 “어떻게 우리 정부가 이럴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정말 잘했다. 내 가슴이 다 시원하다. 남 원장 정말 잘한다”고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댓글 사건으로 국정원을 개혁해야 한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기도 하지만 그러나 이석기 의원 사건 처리와 이번 국군포로 출신 할아버지들의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준 국정원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선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이석기 사건 해결과 이번 국군포로 탈북자 면담 보도내용처럼 국민들의 가슴에 감동을 줄 수 있는 국정원이 되어지기를 많은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국정원의 개혁을 부르짖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국정원이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지길 수많은 국민들은 열망하고 있다. 이 사실을 국정원 관계자들은 결코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엄무환 편집국장(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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