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 세계 1위 또 하나 만들어졌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시사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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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배의 최고 지휘권을 가진 선장들은 남다른 자부심이 있다. 그들의 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때문에 많은 선장들은 배를 두고 떠나지 못하고 배와 함께 최후를 맞기도 한다. 그러한 그들의 의식은 존중받으며 배와 함께 하는 그들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수세기 동안 그렇게 내려온 선장들의 모습은 타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를 맞은 세월호의 선장은 달랐다. 500여명 가까운 승객과 화물을 싣고 운항 중이던 세월호의 선장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배를 통제하기 어렵게 되자 구조 요청을 망설였다. 어떻게든 해보려고 한 것인지 시간만 끌다가 구조를 요청했고 제일 먼저 헬기를 타고 배를 탈출했다. 수백 명의 승객들에게는 균형을 잃어버린 배를 안정시키고자 움직이지 말라고 지시한 후 아무런 대책이나 추가의 지시도 없이 훌훌 배와 승객을 버렸다.
보통의 선장들은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을 신념이자 숙명처럼 가지고 있고 이러한 행동은 세계적으로 암묵의 전통이 되어 있다. 그런데 세월호의 선장이 초개(草芥) 같이 배를 버리고 혼자만 탈출해버린 사실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즈 신문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선장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저버렸다며 세월호의 선장의 행위를 비난했다.
세월호의 선장은 정식 선장이 아니라 정년퇴직 후 1년씩 계약을 연장하여 기존 선장들의 부재시 대타로 기용되는 계약직 선장이었다. 정규의 선장보다 절반의 급여를 지급하며 경력자를 고용하여 인건비를 줄이려는 심산으로 고용된 것이다.
69세의 선장은 정규선장대신 세월호의 책임을 맡았음에도 근무해야할 항해시간에 자리를 비우고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해왔다. 오랫동안 해온 일에 대한 안일한 자세인지 몰라도 사고해역에서도 선장은 침실에 있다가 초보 항해사가 사고를 일으키게 하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연륜과 경륜을 더했을 선장은 아무리 계약직의 선장이지만 평생을 담아온 일에 대한 프라이드가 적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선장의 전통적인 관례의 의무를 법률로 명시하여 선장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고 있다. 선장이 아니라도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승무원들은 자신보다 승객의 안전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서비스업종의 종사자로서 당연한 마인드이자 의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에서는 선장도 책임자급에 있는 승무원들에게도 이러한 마인드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세월호에는 탑승객 전원이 탈 수 있는 넉넉한 구명정이 준비되어 있었다. 사고 발발 후 차분하게 승객들을 안내하고 갑판에서 구명정을 띄워 타게 했더라면 수백의 인명피해는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구명정은 물에만 던지면 자동으로 펼쳐지는 것으로 누구나 쉽게 작동할 수 있었음에도 책임 있는 구조안내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구명정들은 펼쳐지지도 못한 채 승객들은 갑판으로 나와 보지도 못한 채 삶을 달리했다.
그렇게 탈출이 급박할 만큼 배가 극적인 상황도 아니었는데 아무도 조난신호버튼조차 누르지 않았다. 그냥 버튼을 눌러주기만 해도 경보음이 울려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갑판으로 나오기만 했어도 운명을 달리했을 텐데도 그 간단한 버튼조차 눌러주지 않고 떠나버린 그들이 원망스럽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불명예스럽고 비겁한 선장을 보유하게 되었다.
글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laurel56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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