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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 전문 ] 문재인 대통령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 전문 ] 문재인 대통령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시사타임즈 보도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편성을 위한 시정연설을 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추경안 국회 시정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 때 바로 이 자리에서 당대표 연설을 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인사드리는 것은 처음이지만, 19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많아서 친근한 동료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510, 저는 국회에서 엄숙한 마음으로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습니다.

 

오늘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대 가장 빠른 시기의 시정연설이자 사상 최초의 추경시정연설이라고 들었습니다.

 

국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치하고자하는 저의 노력으로 받아들여주십시오.

 

그러나 그 보다 더 주목해주시기를 바라는 것은 일자리 추경의 절박성과 시급성입니다.

 

한 청년이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했고, 입시보다 몇 배 더 노력하며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청년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발 면접이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어요.”

 

그 청년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수많은 아들딸들이 이력서 백장은 기본이라고, 이제는 오히려 담담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실직과 카드빚으로 근심하던 한 청년은 부모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에 이렇게 썼습니다.

 

다음 생에는 공부를 잘할게요.”

 

그 보도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던 것은 모든 의원님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부상당한 소방관은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료들에게 폐가 될까 미안해 병가도 가지 못합니다.

 

며칠 전에는 새벽에 출근한 우체국 집배원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일이 말씀드리자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들의 고달픈 하루가 매일매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의 책임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분명한 사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맞서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국민의 삶이 고단한 근본원인은 바로 일자리입니다.

 

누구나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의 고용상황이 너무나 심각합니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우리 모두는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기가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이미 통계청에서 발표하여 보도된 내용이지만 우리의 고용상황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고치, 실업자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실업은 고용절벽이란 말이 사용될 정도로 매우 심각합니다.

 

연간 청년실업률은 2013년 이후 4년간 급격하게 높아졌고,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인 11.2%를 기록했습니다.

 

체감 실업률은 최근 3개월간 24% 안팎,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입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가 주취업연령대에 진입한 반면에 청년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으면 에코붐세대의 주취업연령대 진입이 계속되는 동안 청년실업은 국가재난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고, 우리는 한 세대 청년들의 인생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도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듯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입니다.

 

소득분배 악화 상황도 심각합니다.

 

소득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계층의 소득이 2016년에 무려 5.6%나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2.1% 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금년 1/4분기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일 잘사는 계층과 못사는 계층 간에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1분위 계층의 소득감소가 5분기 동안,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는데, 시장 상인이나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은 외환위기 때 보다 경기가 더 나쁘다고 호소합니다.

 

실제로 도소매, 음식숙박업 같은 서비스업은 지난 1/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국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니 쓰는 돈이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이며 식당은 장사가 안 되니 종업원을 고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주로 저소득층이 종사하던 일자리가 줄어듭니다.

 

앞서 말씀드린, 1분위 계층의 소득이 감소하게 된 이유입니다.

 

극심한 내수불황 속에서 제일 어려운 계층이 벼랑 끝으로 몰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불평등 정도는 이미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상위 10%가 전체 소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50%, 절반에 육박합니다.

 

통계상으로는 OECD국가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입니다.

 

과세에서 누락되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이 많은 실정을 감안하면, 우리의 소득불평등 정도가 미국보다 더 심할지도 모릅니다.

 

그런터에 잘 사는 사람들은 더 잘 살게 되고 못 사는 사람들은 더 못살게 되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참으로 우려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대다수 국민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습니다.

 

통합된 사회로 갈 수도 없습니다.

 

민주주의도 실질이나 내용과는 거리가 먼 형식에 그치게 됩니다.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게 되는 근본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해법은 딱 하나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성장의 결과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려 성장을 이루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경제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현재의 실업대란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재난수준의 경제위기로 다가올 우려가 있습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할지도 모릅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문제의 중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물론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합니다.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고용을 개선하고, 소득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수실적이 좋아 증세나 국채발행 없이도 추경예산 편성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다면 정부의 직무유기이고, 나아가서는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가 될 것입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예상 세수 증가분 88천억원과 세계잉여금 11천억원, 기금 여유자금 13천억원을 활용하여 총 112천억원 규모의 일자리 중심 추경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번 추경 예산은 재난에 가까운 실업과 분배악화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긴급처방일 뿐입니다.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추진해야할 국가적 과제입니다.

 

그러나 빠른 효과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에게 필요한 일은 하는 정부입니다.

 

그것이 책임 있는 정부입니다.

 

일자리 대책, 이번 하반기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서 협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시급한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시사타임즈 보도팀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