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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종교개혁 500주년 맞은 한국교회 최대 과제는 ‘개혁!’

종교개혁 500주년 맞은 한국교회 최대 과제는 ‘개혁!’

┃박진석 목사 “피상적인 신학과 실천 없는 신학이 목회 현장 망쳤다”

┃권용근 교수 “한국교회도 이판사판이 필요하다”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마틴 루터가 당시 천주교의 잘못된 신앙을 조목조목 비판한 95개 조항을 독일 비텐베르그대학 정문에 붙인 날이 1517년 10월 31일이다. 그런데 이것이 종교개혁의 봉화불이 되었다. 따라서 올해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5백주년이 된다. 그런데 종교개혁 5백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 일반 언론들, 이구동성으로 “한국교회 개혁 절실하다”

 

지난 10월25일자 한겨레신문은 “교회까지 ‘세습’하는 한국 개신교의 암울한 현실”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개신교 단체들은 담임목사직 세습이 ‘교회로 모은 돈과 힘을 이웃과 나누지 않고 자기들끼리 대물림하며 사유화하려는 것’이라며 타락의 상징으로 비판해왔다”면서 “한국 개신교의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현실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10월30일자 내외뉴스통신의 오현미 기자도 “'면죄부 사고 팔듯' 교회·교인 매매하는 한국교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517년 10월 31일. 루터는 비텐베르크 대학 교회 정문에 '95개조반박문'을 내걸었다. 교황청의 세속 권력과의 야합, 성직자의 도덕적 부패, 면죄부 판매 등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은 삽시간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며 “이러한 역사적 사건은 500년이 지난 대한민국 교계에서 다시금 재현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 기자의 글은 2017년 종교개혁 5백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민낯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신학대 총장 선출의 '합의 없는 날치기 이사회' 등을 통해 보여주듯 신학교는 물론 한국 교단과 교계가 특정 집단에 사유화되고 있다는 것,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 교인의 머릿수에 따라 가격도 달라진 이미 시장이 된 교회와 재화가 된 교인, 교회의 세습 문제 등이 그러하다.

 

오 기자는 교회의 세습 문제와 관련하여 “이제는 직계세습을 넘어 사위세습, 지교회 세습, 교차세습 등의 변칙세습이 판을 친다”고 비판한 후 “500년 전 성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면죄부를 판매한 16세기 로마가톨릭의 시대와 교인 머릿수에 따라 교회를 매매하고 교회사유화 및 세습 등이 일상이 된 현재의 한국교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 교계도 루터의 종교개혁 이전과 맞닿아 있다”면서 “16세기 교인들은 무려 1,000년 동안 고수했던 교황청의 부패한 전통과 신앙체계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틴 루터는 종교개혁이라는 깃발을 치켜들었다. 500년이 지난 오늘날 루터의 종교개혁과 같이 한국교계에 진정한 개혁의 바람이 불어야 할 시점이다”고 주장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 (c)시사타임즈

 

박명림 교수(연세대 정치학)는 10월27일자 중앙일보에 게재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종교개혁은 총체적 사회혁명이자 사유혁명이며 인간혁명이었다”면서 “한국 교회의 파벌·교회판매·세습 …이제 인간화·영성화·품격화 위해 매우 통렬한 종교개혁 필요하다”고 직언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종교개혁’이라고 부르는 말은 종교가 전부였던 시대에 ‘개혁(reformatio)’ 자체를 뜻한다는 점에서, ‘종교의 개혁’으로부터 비롯된 전면적 사유개혁이자 인간개혁이고 세계개혁이자 사회개혁이었다”며 “당시엔 아직 사회의 근본적 방향전환을 의미하는 혁명이라는 말이 없었기에-우주천문 영역에서 이제 막 쓰이기 시작-‘개혁’은 인간과 세계의 총체적 변혁을 함의하였다. 즉 종교혁명이자 사회혁명이고 사유혁명이자 인간혁명이었다. 실제로 그것이 끼친 영향은 어떤 혁명보다 컸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세계적 대형교회들이 집중돼 있음에도 전체 사회가 전혀 기독교적 사랑과 분배, 복지와 평등에 의해 운영되지 않고 있는 한국사회는 교회와 사회의 재연계를 위해 종교개혁에 버금가는 일대 혁명을 요구한다”면서 “모든 부문이 부와 재화를 향해 질주하는 오늘, 우리 시대는 인간화·영성화·품격화를 위해 500년 전보다 더 통렬한 종교개혁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의 저 끔찍한 파벌·교회판매·세습·대출·부채·불평등·이념화·양극화는 종교혁명이 화급하다는 점을 증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소장인 박진석 목사, “경고는 이미 울렸다”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소장 박진석 목사는 언론연구소 소식지인 <시대의 벽, 데겔> 49호(10월31일자)에서 「종교개혁 5백주년에 부치는 글-경고는 이미 울렸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한국교회에 세 가지 위험 경고음이 울렸다고 직언했다. 첫째는 교회를 죽이는 위험이요 둘째는 한국교회를 죽이는 위험이며, 셋째는 경고음을 못 듣는 한국 교회라는 것이다.

 

 

▲시대의 벽 데겔 제49호 캡처 (c)시사타임즈

 

그 중 “한국교회를 죽이는 위험”에서 박 목사는 “이미 한국 교회는 쇠락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모든 것이 다운되는 시기이다. 교인 수나 재정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다음 세대인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50% 이상 된다는 통계이다”고 한국교회의 현 상황을 진단한 후 이어서 “개신교인 10명 중 약 2명은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탐구센터(송인규 소장)가 일반 신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19.2%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2012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조사(10.5%)했을 때보다 8.7% 상승한 수치다. 이 상승 추세는 그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미국 교회를 죽이는 위험 요소는 곧 한국 교회를 죽이는 위험 요소와 일맥상통한다”며 “왜냐하면 그 동안 한국 교회의 성장 목회와 신학은 대다수 미국 교회의 목회와 신학을 답습하였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그러나 “더 큰 위험은 경고음을 못 듣는 한국 교회”라면서 “한국 교회가 죽고 있다는 경고음은 이미 울렸다. 아니 골든타임을 놓쳤는지도 모른다. 사탄은 교회를 죽이는 위험 인자를 언제나 준비하여 투입시킨다. 한번 투입되면 쇠락과 몰락의 길로 몰아넣을 파괴력을 지닌다. 그런데 더 무서운 위험은 경고음이 이미 울리고 있는데도 듣지 못하는 영적 무감각이다”며 심각한 한국교회의 영적 상태에 거듭 우려를 나타냈다.

 

◆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박진석 목사의 다섯 가지 제언

 

박진석 목사는 “한국 교회는 위험을 긴급히 대처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다원주의와 포용주의는 흔히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요약된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혼합주의를 경계하며 경고한 것을 교훈삼아야 한다. 한국 교회는 지금 예언자의 소리가 죽어있다. 70년대 민주화를 외치던 예언자의 소리들이 세상 정치화 되었으며 공교회의 원칙과 합의가 없는 연합운동이나 타종교와의 대화이다. 그러므로 오직 예수그리스도만의 진리와 구원의 길임을 스스로 포기한 위험에서 탈출하여야 한다.

 

둘째, 복음을 전하는 동력 상실의 위험이다. 시민사회는 더 합리적이며 민주적이며 상식적인 사회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 ‘교회에 구원이 있다’고 외칠만한 시대정신이 없다. 그 예가 각종 성직 매매, 종교세, 교회세습 등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시민사회보다 더 높은 가치와 실천, 시대정신으로 재무장한 후 리더 한다는 교만이나 오만보다는 겸손함으로 시민사회와 더불어 사는 삶을 나누어야 한다.

 

셋째, 피상적인 신학이나 실천 없는 신학이 목회 현장을 망쳤다. 신학교에서 공부한 신학은 졸업하자마자 목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다시 목회를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 각 교단 신학교는 목회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신학적 패러다임으로 개혁하는 커리큘럼으로 대전환시켜야 한다.

 

넷째, 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 그런데 80-90년대 우리는 성장만이 진리라고 교회성장에만 몰두하였다. 그러는 동안 한국 교회는 괴물 같은 공룡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공룡은 갑자기 사라졌다. 그러므로 교회는 내부적으로는 말씀의 생명으로 훈련된 공동체이면서 동시에 ‘타자, 시민사회를 위한 존재’임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다섯째, 소통(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교회는 죽어간다. 대다수 교회의 분열과 갈등은 불통에 있다. 불통하면 연합 할 수 없다. 불통은 현재 한국 교회를 죽이는 가장 큰 문제이다. 신조와 교리로는 성숙한 시민사회의 기독인들을 설득 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 교회, 특히 목사와 장로 등 지도자들은 성도들과의 대화와 협력의 의도적인 교육프로그램과 커뮤니케이션 정치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권용근 교수의 두 가지 제언…가르치기 위해 배우지 말라, 이판사판

 

전 영남신학대학교 총장인 권용근 교수(기독교육학과)는 <시사타임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5백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는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면서 “그런데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많은데 정작 스스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한국교회가 부끄러운 민낯을 내보이는 주된 이유를 찾아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가 배워서 가르치려 한다는 것이다”며 “자기 자신을 가르치려 하지 않고 배워서 남을 가르치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했다.

 

“신학교 안에서도 보면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신학생이나 교수들이 배워서 가르치려 하지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려는 경향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 한국교회가 불교로부터 배워야할 게 하나 있다. 이판사판이 그것이다. 이판은 참선·경전 공부·포교 등 불교의 교리를 연구하는 스님이고, 사판은 절의 산림(山林)을 맡아 하는 스님이다. 산림이란 절의 재산 관리를 뜻하는 말로서 절의 행정을 주로 맡아 감당하는 스님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도 불교처럼 이판사판이 구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도행전 6장에 보면 사도들이 구제하는 일이 많아지자 7명의 평신도 사역자를 세우면서 자신들은 오직 기도와 말씀에 전무하겠다고 했다. 불교의 이판사판과 같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를 들여다보면 사판 중심이다. 그래서 교회에 가면 일만 보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판 중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첫 번째 과제가 이판이 회복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즉 개인적 수행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영적 성찰의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사실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려고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다. 루터가 비텐베르그대학 교수로 있을 때 개인적으로 말씀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개혁의 도화선으로 발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목회자나 목회후보생들의 경우에도 사판 중심의 교회 사역과 이판 중심의 개인적 영적 수행을 하는 이 두 가지 구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스님들은 여름과 겨울에 각각 백일 동안 벽만 바라보며 수행하는 하안거와 동안거를 하는데 한국교회도 불교의 이러한 점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제언을 정리하면 첫째, 남을 가르치기 위해 배우려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가르치기 위해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라는 것, 둘째, 사판 중심의 교회사역을 이판 중심, 즉 기도와 말씀 묵상 중심으로 교회 사역의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 한국교회의 개혁을 바란다면 박진석 목사와 권용근 교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박진석 목사가 지적한 “피상적인 신학이나 실천 없는 신학이 목회 현장을 망쳤다. 신학교에서 공부한 신학은 졸업하자마자 목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다시 목회를 배워야 한다”는 지적은 정말 중요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목회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신학적 패러다임으로 개혁하는 커리큘럼으로 대전환시켜야 한다”는 박 목사의 제언을 신학교 정책 담당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80-90년대 우리는 성장만이 진리라고 교회성장에만 몰두하였다. 그러는 동안 한국 교회는 괴물 같은 공룡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공룡은 갑자기 사라졌다”는 박 목사의 지적 또한 한국교회가 결코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내부적으로는 말씀의 생명으로 훈련된 공동체이면서 동시에 ‘타자, 시민사회를 위한 존재’임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박 목사의 제언은 권용근 교수의 두 가지 제언과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싶다.

 

“교회에 가면 일만 있다고 말한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적 성찰을 위한 수행의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빠른 시간 안에 사판 중심에서 이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는 권 교수의 권면은 한국교회가 결코 무시해선 안될 시대적 메시지가 아니겠는가 싶다.

 

종교개혁 5백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는 어느 샌가 개혁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손가락질을 받으며 부끄러운 민낯을 여지없이 내보이고 있다. 세상의 소금은커녕 발에 짓밟히는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침몰해가는 타이타닉 호처럼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교회의 최대 과제가 개혁이라는 지적에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주소이다.

 

따라서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깊이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오직 성경(말씀), 오직 복음,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종교개혁의 슬로건을 온 몸으로 실천해내려는 몸부림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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