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겅질겅, 벗겨먹는 맛있는 책 ‘껌북 바나나’
- 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15)
[시사타임즈 =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2기_독득(讀得) 육보나·유민영]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 종로구의 북촌 한옥마을, 차분한 마음으로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주는 유쾌한 공간, ‘껌북 바나나’가 있다.
싱그러운 초록색 간판에 바나나가 연상되는 노란색 조명.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이들을 위한 이미지 포스터부터 손 편지가 낯선 2~30대들을 위한 카드 북까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소품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이번 인터뷰는 껌북의 홍찬미 실장님, 최정미 팀장님과 함께했다.
▶ 안녕하세요. 껌북 바나나에 담겨져 있는 뜻과 소개 부탁드립니다.
‘껌북 바나나’라는 것이 ‘껌북’이라는 서점에서 나온 개념이에요.. ‘껌북’은 ‘껌을 씹는 것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책을 만들자’라는 생각에서 만든 말이에요. 이 껌북에 바나나를 붙이게 된 계기는 우리 서점이 어떤 모습의 서점이 되면 좋을까를 생각해보다가 막연히 과일이랑 접목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많은 과일들을 생각하다가 쉽게 껍질을 까서 먹기만 하면 되는 친숙한 과일인 바나나가 좋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죠.
껌북 브랜드의 메인 컬러가 녹색과 노란색이거든요. 덜 익은 바나나는 녹색이잖아요. 이 바나나는 점점 성숙해지고 익어서 노란색이 되어서 팔리죠. 우리도 처음에는 무언가 완성되기 전 바나나와 같은 녹색으로 시작해서 여기 이 서점에서 노랗게 익은 것들, 즉 완성된 성숙한 상품들이 팔려서 나가는 모습을 바나나의 색에 비유했어요. 우리 서점의 전체적인 인테리어 색상이 노란색과 초록색인 이유도 바나나라는 테마에 맞추었기 때문이에요.
▶ 껌북 바나나에서 생각하는 주 고객층이 있다면 어떤 분들인가요 ? 그리고 실제로 오시는 분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
사실 처음부터 특정한 타깃에 구매층을 생각하진 않았어요. 우리가 하는 작업들이 주로 ‘패밀리 북’이라고 모든 가족구성원들이 다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책을 만들기 때문에 부모님, 자녀들 모든 가족이 볼 수 있는 책이 많아요.
서점에 디스플레이 된 것들을 보다시피 성인을 위한 도서도 있고 어린이를 위한 것도 있어요. 그래서 실제로 여기에 오시는 분들도 굉장히 다양해요. 위치적으로 초등학교 앞이라 어린이들도 엄마 손 붙잡고 지나가다가 오기도 하고 성인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가끔 방문하세요.
▶ 책과 카드를 결합시킨 카드 북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처음 이 카드 북을 고안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앞서 설명드렸던 껌북은 ‘껌으로 할 수 있는 999가지 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말 그대로 껌으로 할 수 있는 999가지 일을 그림과 간단한 문장을 통해서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어요. ‘리스트 북 ’이라고 해서 일련의 간단한 내용들을 나열한 개념이죠.
이 책이 나오고 다음 스텝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텍스트는 들어가지만 그 텍스트는 굉장히 짧고 간결하면서 책의 전체적인 볼륨이 크지 않고 가벼운, 소장을 겸하면서 선물도 할 수 있는 개념의 책을 만들어보고자 했어요.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선물할 때 카드를 많이 주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책을 만든다면 스토리가 있는 혹은 리스트가 있는 그러한 카드형식의 책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던 것이 카드 북입니다. 맨 처음에 만든 카드 북은 그냥 일반적인 책의 형태였는데 ‘카드’라는 형식에 맞게 점점 리뉴얼이 되어서 카드를 감싸는 포장지나 봉투들도 같이 만들어졌죠.
▶ 껌북 바나나는 껌북의 첫 오프라인 스토어입니다. 온라인 벗어나 오프라인 스토어를 낸 이유와 목적이 있으신가요?
저희 껌북이라는 브랜드가 나온 지는 굉장히 오래되었어요. 거의 10년 정도 되었는데 매장이 없는 동안은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고 상품을 만들었는데 점차 오프라인 매장을 하나 가지고 싶다는 꿈이 생긴 거예요. 농담반 진담반으로 매장이 없어지기 전에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리고 마침 그 때의 상황이 매장을 낼 수 있는 상황과 조건이 되어서 오프라인 매장을 내게 되었어요.
또 매장을 내면 저희가 만드는 카드 북 이라든가 그 이외의 상품들을 어떤 분들이 좀 더 좋아하시고 찾아주시는지 직접적으로 손님들과 소통 할 수 있겠다는 이점이 있겠다 싶어서 더더욱 오프라인 매장을 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카드 북들을 보면 사랑, 우정, 희망 등 다양한 테마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어떠한 기준으로 테마들을 선정하고 카드 북으로 만드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지금 새롭게 구상 중이신 테마가 있다면 어떠한 것 인가요 ?
선물을 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기 때문에 카드를 주게 되는 순간을 생각했어요. 생일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때나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들, 예를 들어 사랑, 행복, 웃음 그리고 기쁨 등등 그러한 것들 위주로 카테고리를 만들었어요.
새롭게 구상중인 것은 감정의 테마라기보다 상황에 맞추어 결혼을 축하 할 때 줄 수 있는 카드 북이라든가 여행에 관련된 카드 북 그리고 먹는 것에 관련한 카드 북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요.
▶ 현재 판매중인 도서 중 프렌토 시리즈는 ‘프렌즈’와 ‘멘토’를 결합한 단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위의 두 단어의 결합을 통해 만들고자한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
단어 그대로, 멘토지만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은 편안한 친구 같은 책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어요.
이 프렌토를 생각했을 때가 한창 G20이 개최되었을 때였어요. 그 때 G20에 관련된 포스터를 만들자 하여서 20개국 나라의 포스터를 만들었어요. 이 콘텐츠들이 정말 괜찮은데 포스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내용을 늘려 책을 만들어보자 해서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책의 이름도 프렌토가 되었죠.
책은 한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이미지를 알려줄 수 있는 재미있고 귀여운 그래픽으로 이루어져있어요. 여행관련 서적이라 하기에는 조금 가벼운 내용이여서 아동들이 특정한 나라들에 대해 재미있게 이해할 때 볼 수도 있고 가끔 여기 오시는 외국인 손님들이 ‘기념품’으로 본인들의 나라의 책이나 대한민국 테마의 책을 사가기도 하세요.
▶ 위와 같이 껌북 바나나에는 카드 북뿐만이 아니라 프렌토 시리즈나 그리스 신화 이야기 등 유/아동을 위한 도서들이 많이 구비되어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떠한 시리즈 도서를 기획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또 다른 시리즈 도서들을 기획하기 이전에 기존의 그리스 신화 이야기가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끝내고 나서 더 많은 구상을 하려고요. 아마 다음에 기획해서 내놓을 것들도 기존의 시리즈 도서들의 연장선일 것 같아요.
카드 북과는 다른 도서형태의 시리즈 북이기 때문에 ‘그림책’을 기반으로 하고 영, 유아들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들을 만들고 싶어요.
▶ 그럼 전체적으로 종합해보았을 때, 껌북만이 특별하게 가지는 매력이 무엇인가요 ?
껌북이 지향하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소규모 가게의 분위기와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부담 없이 책과 도서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껌북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 독서르네상스운동은 범국민 독서생활화 운동을 통한 독서문화 중흥에 기여하며 풀뿌리 독서단체나 출판사들을 이어주는 허브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 단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느 것이 있을까요 ?
우리는 ‘책이라는 매체가 재미있다, 즐길 수 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책이 고리타분하지 않고 책이란 재미있는 거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역할과 그에 따른 활동들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내 인생의 책 TOP3을 꼽아주신다면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 책 제목과 간단한 이유를 알려주세요.
1> 브로노 무나리의 책들
우리가 작업하는 것들의 콘텐츠 특성상 그림 동화책이나 일러스트 관련 책들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브로노 무나리’ 라는 작가는 ‘물성’에 관해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한 디자이너이자 작가에요.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그것을 책에 반영하기도 했고요.
종이를 사용한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신 분으로 저희가 작업할 때 많은 영감을 받아요. 이분이 작품을 하실 때 물리적인 책, 그 자체를 어떻게 제작하실지 많은 고민을 하시고 그 책의 질감, 컬러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하셨기 때문에 저희가 아무래도 참고할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아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어요.
2> 신구 스스무 - 딸기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정말 단순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저 딸기라는 과일 하나를 가지고 딸기가 태초의 ‘씨앗’에서 완전체의 과일로 자라나는 과정을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과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단순히 과일로서 딸기가 자라나는 과정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딸기라는 것이 하나의 우주라는 것으로 비유하여 이러한 식물이라는 것을 통해서 물질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근본적인 진리를 비교적 쉽게 와 닿게 하죠. 그림책이니만큼 컬러감도 좋고 간간히 나오는 문구들은 마치 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해요.
3> 이수지 - 파도야 놀자
이수지 작가는 그림책의 구성과 페이지에 대한 레이아웃을 잘 다루시는 작가입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왼쪽 페이지는 모래사장, 오른쪽 페이지는 바다의 구성으로 이루어져있어요. 생생한 색체로 모래사장과 바다라는 경계를 현실적으로 그러나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어요.
기본적인 내용은 어떠한 한 아이가 파도에 다가가기를 두려워하다가 결국에는 파도에 뛰어들어서 마침내 모래사장과 파도사이에 있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이에요. 책 전반에 글이 없는 것도 독특하지만 온전히 그림과 그 그림의 구성만으로 무언의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껌북 바나나
서울시 종로구 재동 45-5
http://www.gumbook.co.kr/page.php?LinkPage=main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2기_독득(讀得)
취 재 육보나, 유민영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동덕여대 문헌정보학과)
기 사 유민영, (동덕여대 문헌정보학과)
사진촬영 육보나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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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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