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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090)] 아이의 뼈

[책을 읽읍시다 (1090)] 아이의 뼈

송시우 저 | 한스미디어 | 328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사회적 메시지가 묵직한 9편의 단편을 담은 추리소설가 송시우의 단편집 『아이의 뼈』. ‘시신 없는 유아 살인사건’의 피해자 어머니, 긴 세월이 흘러 아이의 시신을 찾고자 범인의 국선 변호사를 만난 노파는 변호사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시신 있는 곳을 알려주면 범인에게 거액의 현금을 주겠다는 것. 그리하여 20년 만에 아이의 뼈가 세상에 실체를 드러낸 순간 노파의 선택을 그린 표제작 「아이의 뼈」, 텔레마케터와 ‘진상 고객’과의 일화를 담은 씁쓸한 뒷맛의 블랙코미디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비롯하여 사회적 메시지가 묵직한 9편의 단편을 담았다.

 

그렇다. 송시우 작가는 사회파 추리소설을 추구한다. 당대의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그 문제의 연원을 다각도로 쫓아 독자로 하여금 왜 그러했는지 반추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 구성원 누구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현실의 인간인 한 우리는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범죄는 사회문제를 반영하기 마련인데, 그 측면을 부각시켜서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라는 그 자신의 말처럼. 작품 해설에서 박광규 평론가는 이렇게 말한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소시민들이 마주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 인간관계의 병폐 등 범죄의 원인이 되는 사회 문제에 더욱 주목한다. 그리고 이웃집 사람처럼 실존하는 듯한 생생한 등장인물의 묘사도 현실감을 준다. 작가 자신이 자인하는 것처럼, 그를 ‘사회파 추리소설가’라고 일컫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또한 사회파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인 일상성도 돋보이는데, 유달리 명징하게 현실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잘 아는 것과 실제로 겪었던 경험 등을 통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작가가 자주 찾았던 동네 동물병원 원장을 모델로 삼았으며, 과거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던 콜센터를 배경으로 삼아 「사랑합니다, 고객님」의 모티브를 떠올렸다고 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개들의 묘사는 작가가 키웠던 반려견의 행동을 토대로 했고, 스마트폰을 사용한 트릭 역시 직접 사용했던 제품의 특성을 살린 것이라 한다.

 

『아이의 뼈』를 읽으면, 작가의 변화와 일관성, 모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모양이나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진다는 ‘변화’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성질이라는 ‘일관성’, 그리고 뭔가 분명치 않다는 ‘모호함’은 한 곳에 어울리기 어려워 보이지만, 이 작품집에서는 이러한 세 단어가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부조화 요소의 공존은 현대 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며, 작가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작가 송시우 소개

 

대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사회학과 문예창작학도 공부했다. 공무원으로 일하며 막연히 추리소설가의 꿈을 키워오다가 2008년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 신인상에 단편소설 「좋은 친구」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작 「좋은 친구」가 일본 ‘미스터리 매거진’에 번역되어 소개되었고, 2012년에는 단편소설 「아이의 뼈」로 한국추리작가협회 황금펜상을 받았다. 2014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이 그해 세종도서에 선정되었으며 현재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인권위 조사관의 활약을 그린 연작 중단편집 『달리는 조사관』을 발표했다. 한국적인 서정을 담은 사회파 추리소설을 추구한다. 한국미스터리작가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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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