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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78)] 수인(전2권)

[책을 읽읍시다 (1178)] 수인(전2권)

황석영 저 | 문학동네 | 960쪽 | 3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리 시대의 거장 황석영이 몸으로 써내려간 자전(自傳). 현대사의 굴곡과 파란을 고스란히 겪어온 그가 자신이 지나온 삶을 생생한 필치로 증언한다. 그는 만주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머니 등에 업혀 월남, 어린 시절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고 4·19의 소용돌이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뒤 젊은 날을 방황으로 보내다 해병대에 입대,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유신독재의 어둠에 맞서 동료들과 함께 저항하다 5·18 광주항쟁을 맞았고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리고 1989년, 분단된 한반도의 금기를 깨고 방북을 결행해 공고한 분단체제에 충격을 던진다. 사 년의 망명을 거쳐 귀국 후 수감, 그리고 오 년간의 엄혹한 수인생활을 겪어내기까지, 숨가쁘게 흘러온 작가 황석영의 생애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수인』은 한 작가의 자전적 기록인 동시에 개인의 역사를 뛰어넘는다. 이 안에서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현대사의 도도한 물결과 그 속에서 일어서고 또 스러져간 숱한 인간 군상 그리고 그 모두와 함께하고자 했던 한 작가의 치열한 고민과 결단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입석 부근」을 시작으로 「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장길산』 『무기의 그늘』 『오래된 정원』 『손님』 등 한국문학사에 빛나는 수많은 걸작들의 바탕이 된 생생한 체험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어머니의 삶부터 삶의 갈피마다 그가 만나고 함께한 수많은 인연들, 그리고 운명에 이끌리듯 시대의 한복판으로 주저없이 걸어들어간 그의 행보, 한 사람의 작가와 우리의 현대사가 얽혀 만들어내는 곡진한 사연들의 무늬가 촘촘하다.

 

무엇보다 그의 삶의 커다란 분수령이 된 오 년간의 수인(囚人)의 삶. 작가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시대의 감옥 안에서 그는 무엇을 겪었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스스로 시대를 짊어지고자 했던 작가에게 감옥이란 무엇이며, 경계를 넘어서고자 한 작가의 정신을 가두고자 한 시대란 또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말한다.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작가로서 살아온 내가 갈망했던 자유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던가. 이 책의 제목이 ‘수인(囚人)’이 된 이유가 그것이다”라고. 돌이켜보면 그가 온몸으로 싸워 지켜낸 한줌 빛의 자유는 그래서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씨앗이 되었는가. 그러니 황석영이라는 이름, 또는 『수인』이라는 작품은 곧 압축된 한국 근현대사이자 한국문학사의 빛나는 한 페이지이기도 하다.

 

 

작가 황석영 소개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중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를 따라 전국의 공사판을 떠돈다. 오징어잡이배, 빵공장 등에서 일하며 떠돌다가 승려가 되기 위해 입산, 행자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이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단편소설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방북하여 귀국하지 못하고 베를린예술원 초청 작가로 독일에 체류했고, 1993년 귀국 후 방북 사건으로 7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1998년 사면 석방되었다. 1989년 베트남전쟁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다룬 장편소설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2000년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변혁을 꿈꾸며 투쟁했던 이들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과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2001년 ‘황해도 신천 대학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장편소설 『손님』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한씨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강남몽』 『낯익은 세상』 『여울물 소리』 등이 있다. 한국문학 100년사를 정리하는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을 펴내기도 했다.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세계 각지에서 『오래된 정원』 『객지』 『손님』 『무기의 그늘』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등이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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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