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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77)]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

[책을 읽읍시다 (1177)]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

'예쁜'과 '날씬한'을 뺀, 진짜 몸을 만나는 마음 다이어트

제스 베이커 저 / 박다솜 역 | 웨일북 | 364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는 미국 의류브랜드 애버크롬비 앤 피치의 몸매 차별적 광고에 항의하는 의미로 뚱뚱한 속살을 드러내고 파격적인 화보 캠페인을 벌인 작가 제스 베이커가 뚱뚱함에 대한 온갖 편견들에 반기를 들고 쓴 책이다.

 

저자 제스 베이커는 탄탄한 몸매의 모델들로 유명한 의류 브랜드 애버크롬비&피치 CEO의 몸매차별적인 발언과 여성 XL사이즈 제작 거부에 맞서 파격적인 화보 캠페인을 벌인 ‘뚱뚱한 여자’다. 저자는 ‘뚱뚱하다’는 말을 수없이 내뱉으며 몸에 대한 혐오 몸매에 대한 잘못된 ‘숭배’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서슴없이 파헤친다. 뚱뚱한 여자에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우리 몸’에 대한 유쾌 통쾌한 직설을 담았다.

 

저자 제스 베이커는 ‘뚱뚱하다’는 말에 담긴 부정적 감정과 의미들은 전적으로 학습되었다고 지적한다. 뚱뚱한 사람뿐만 아니라 보통의 체격을 가진 사람까지 완벽하지 않은 몸을 가진 90%의 사람들은 사회에서 신체적 수치를 느낀다. 저자는 농경 사회에서 여성의 신체를 다루던 방식부터 최근 매체에서 남녀의 건강을 몸매로 평가하는 현상까지 살펴보면서 이상적이지 않은 몸에 대한 혐오가 무의식중에 학습된다고 설명한다. 책은 계급과 자본을 가진 기득권의 행적을 파고들며 예쁜 몸 품평회와 다이어트 중독은 오랜 역사를 통해 쌓아올린 견고한 혐오임을 세세하게 분석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입 모아 칭찬하는, 이른바 ‘완벽한 바디’를 가지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까?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불가능한 완벽함을 추구하려 러닝머신 위에서 식탁 앞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지금 당장의 행복을 유보한다. 몸 사랑하기 운동을 함께한 활동가들의 게스트 에세이는 이를 뒷받침한다. 끊임없는 다이어트, 제멋대로 몸을 평가하는 사람들, 살이 건강을 해친다는 의사의 조언, 비쩍 마른 트랜스젠더를 기대하는 시선 등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먼저 내 몸을 사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깡마른 사람에게, 식스팩이 없는 남자에게, 모래시계 체형이 아닌 여자에게 쏟아지는 비난에는 그럴만한, 그럴 수 있는 자격이 애초에 없다. 책은 모두의 팔다리가, 모두의 뱃살, 엉덩이, 허벅지가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야 말로 행복으로 가는 길의 첫발임을 힘주어 설명한다.

 

저자는 행동건강, 정신건강 업계에서 재활 및 회복지원 전문가로 일했던 경험을 활용, 뚱뚱한 몸을 콤플렉스로 여겼던 과거를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왔는지 책에 진솔하게 담아냈다. 뚱뚱함이 잘못됨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도무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날이, 맞지 않는 옷 때문에 좌절하는 날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내 몸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날이 찾아온다. 그런 날에는 사랑과 삶과 행복에는 기준이 없으며, 이를 누릴 자격은 온전히 나에게 있음을 기억하라고 저자는 뚜덕인다. 스스로와 사랑에 빠질 것, 남들이 주는 사랑을 아낌없이 받는 것, 내 몸 그대로 받아 마땅한 사랑을 받는 것. 뚱뚱한 사람도 사랑하며, 행복해하며, 도전하며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누려야 할 당연한 행복들을 ‘내 몸은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주저하며 살아왔다.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자기혐오에서 벗어날 첫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내 몸을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그 작은 용기를 건네줄, 작지만 매력적인 비밀을 당신에게 선사할 것이다.

 

“더 이상 체중계가 우리의 기분을 좌지우지하게 만들 순 없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수많은 이유 중 소설가 백영옥이 꼽은 가장 첫 번째 이유다. 매년 D-day를 정하고 머릿속으로 희망 몸무게를 재고 있을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건, 저지방 다이어트가 아니라 바로 ‘자기혐오 다이어트’다. “당신은, 매혹적이다. 바로 이 몸무게로. 그만 두리번거려라. 당신 얘기니까.”

 

 

작가 제스 베이커 소개

 

긍정적이고 진보적이며 대단히 불손한 제스 베이커는 자기애와 정신건강 운동가로서, 블로그 ‘밀리턴트 베이커’와 애버크롬비 앤 피치의 문제적 브랜드 마케팅에 대응한 ‘매력적이고 뚱뚱한’ 캠페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폭넓은 신체 긍정 운동으로 다양한 미국 및 국제 언론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주로 블로그에 글을 쓴다. 남는 시간에는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속옷 차림으로 사진을 찍고, 온라인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플러스사이즈 패션업계의 성장을 위해 의류회사와 협업하며 한편으로는 키우는 고양이 세 마리에게 스웨터를 입고 나비넥타이를 매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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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