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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75)] 어쩌자고 결혼했을까

[책을 읽읍시다 (1175)] 어쩌자고 결혼했을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 유미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60쪽 | 값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가족의 병리에 메스를 대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일본 정신의학계의 독보적인 권위자 오카다 다카시는 나와 배우자의 애착 유형을 이해하면 부부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애착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유대감을 말하는데 어릴 때부터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자라면 안정 애착 유형,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불안정 애착 유형이 되기 쉽다. 저자는 부부 간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면, 서로의 애착 유형을 파악해야 어긋난 단추를 다시 끼우기 한결 쉬워진다고 말한다.

 

당신의 배우자는 입을 꾹 다물고 성가신 일을 거부하는 회피형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불안형인가? 결혼 생활이 한계라고 느끼는 아내에게도, 아내의 거부와 짜증에 시달리는 남편에게도, 이혼을 고민하는 모든 부부는 물론 예비부부에게도 필요한 21가지 사례와 치유의 처방전을 담았다. 단순히 남녀의 생각 차이를 인정하라고 주문하고, 대화법이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 기존 도서들과는 달리, 이 책은 정신의학, 심리학, 생물학을 토대로 애착 유형의 관점을 통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든 인문심리서이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1000커플 중 107커플이 헤어졌다고 한다. 이는 OECD 국가 중 9위,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의 수치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결혼 기간을 20년 이상 지속한 이후 이혼하는, 이른바 ‘황혼이혼’의 비중이 전체 이혼 건수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졸혼(결혼을 졸업하다)’은 2017년 상반기의 가장 핫한 키워드였다. 오랜 시간 실망, 분노, 좌절 등 배우자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응축되어 있다가 자녀들이 분가한 후 이혼이나 졸혼으로 해소되는 것이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불편한 마음으로 배우자와 마주보며 살아야 하는 것은 불행이다. 사랑해 죽고 못 살 것 같아서 결혼했는데, 어쩌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 되었을까? 이미 어긋난 남편(혹은 아내)과의 관계를 회복시킬 방법은 없을까? 만약 회복 불가능하다면, 새로운 인생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옳은 길일까?

 

저자는 수십 년간 심리상담센터에서 직접 수많은 부부들을 상담하고 처방한 사례를 토대로, 부부 간의 비극적 엇갈림은 대부분 애착 유형의 관점으로 설명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이 책은 현재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부부는 물론, 결혼을 앞두고 설레면서도 걱정되는 예비부부들에게도 필요한 애착 유형에 따른 21가지 문제 사례와 처방을 담았다.

 

주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보살핌을 받고 자라면 ‘안정형 애착 유형’을 형성한다. 안정형 애착 유형인 사람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쉽고 남을 배려하며 세심하고 친절하다. 반대로 어린 시절 주 양육자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거나 상처받은 경험이 반복되면 ‘불안정형 애착 유형’의 특징을 보인다. 불안정 애착 유형인 사람은 타인과 안정된 유대 관계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쉽게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회피형-불안형으로도 애착 유형을 나눌 수 있다. 회피형은 마음의 문을 꼭 잠그고 자신을 방어하기 때문에 성가신 일을 피하기 위해 표면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고자 애쓰는 한편, 불안형은 상대방에게 지나칠 만큼 친밀한 관계를 요구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하려든다.

저자는 이렇듯 안정형-불안정형, 회피형-불안형 두 가지 척도에 따라 사람을 크게 네 가지 애착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내의 비위를 맞추는 일이 한계에 부딪혔다면 남편의 숨소리조차 듣기 싫다면, 나와 배우자의 애착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애착 유형의 차이는 부부 사이가 좋을 때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사소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처럼 부부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을 경우, 어긋난 애착 유형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애착 유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부 관계에서 잘못 끼워진 단추를 풀고 다시 끼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쩌자고 결혼했을까』는 저자가 직접 상담한 21가지 사례를 바탕으로, 자신의 애착 유형을 찾고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여 행복한 결혼 생활로 나아가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작가 오카다 다카시 소개

 

도쿄대학 철학과를 중퇴하고 교토대학 의과대학에 다시 들어가 정신과 의사가 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동 대학원에서 신경생물학 및 뇌병태생리학을 연구했으며, 교토의료소년원과 교토부립라쿠난병원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오카다클리닉 원장이자 오사카 심리교육센터 고문을 맡고 있다. 일본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의 독보적인 권위자로서, 인격장애와 발달장애 치료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애착 연구의 일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엄마라는 병』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로 가족의 병리에 메스를 대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저자가 수십 년간의 부부갈등 치료 현장에서 보낸, ‘상처받은 사랑을 위한 처방전’이다. 단순히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 조언하거나 감정을 다스리는 법 혹은 대화법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애착 유형’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나와 배우자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사랑과 가족의 형태를 제안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책이다.

 

그 외 대표작으로는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심리 조작의 비밀』 『상처받는 것도 습관이다』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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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