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읍시다 (1197)] 마지막 유산
손선영 저 | 트로이목마 | 320쪽 | 13,000원
실제로 고종의 열두 금 항아리를 찾기 위해 1977년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창덕궁 인정전 뒤뜰을 파헤치기도 했고 그 이전에는 일본 경무국에서 궁궐 내부의 온돌로 지어진 곳은 모두 다 파헤치기도 했다. 하지만 소설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을 그리고 있다.
무녀였던 진령군 박창렬이 명성황후를 조종한 데 이어 박수무당 성강호까지 고종의 비선실세 역할을 하며 대한제국을 혼란에 빠뜨린 상황에서 강제 폐위된 광무황제, 고종에 이어 대한제국 2대 황제가 된 융희황제, 순종.
일본제국의 명을 따르는 허수아비 황제일 수밖에 없는 순종에게 이토 히로부미를 따라 궁에 들어온 일본 최고의 음양사(陰陽師) 아베노 히로시는 ‘가짜에게 더는 농락당하지 말라. 네 해 동안 모든 것을 숨겨라. 상황으로 인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백년안(百年眼)’으로 불린 음양사는 대한제국의 운명으로 인해 보물은 100년간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봉인하도록 순종의 측근 황실무사 남무천과 궁녀 단아에게 지시하고 예견된 죽음을 맞이한다.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 국립중앙박물관 지하 수장고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장윤정이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서류가방은 순종이 봉인한 보물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열쇠였다. 우연처럼 필연인 듯 맞닥뜨린 대한제국 황실의 보물에 관한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우리 민족의 위대한 유산에 접근해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소설 『마지막 유산』말미에 등장하는 순종이 남기고자 했던 마지막 유산은 작가 손선영의 상상력과 역사의식이 최대로 압축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무엇을 마지막 유산으로 설정해야 할까를 두고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하는 작가는, 책을 읽는 독자 누구나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가장 중시했다고 한다.
손선영 작가는 기존 작품에서 주로 호평을 받았던 ‘놀라운 상상력과 반전’에, 지금까지 도드라지게 드러내지 않았던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한 작가의 고유한 인식을 덧붙이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전을 감행했다. 특히 융희황제, 순종이 마지막 유산을 봉인하기 전 남긴 편지글은, 마치 실제로 글을 쓰는 순종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비운의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로서 일본의 눈을 피해 마지막 유산을 봉인하는 그 심경이 어떠했을지 공감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작가 손선영 소개
장편 『합작-살인을 위한 살인』, 『죽어야 사는 남자』,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이웃집 두 남자가 수상하다』, 『십자관의 살인』, 『판 PLATE』를 발표했다.
국회의원 표창원과 함께 『운종가의 색목인들』을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하고 장편소설로 발표했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패스티시 및 패러디물을 기획하여 『셜록 홈즈의 증명』을 공저로 발간했다.
그 외 발표 가능한 지면과 플랫폼 등을 가리지 않고 전자책 『쓰리 쿨 칙스』, 『클라인펠터 증후군』과 로맨스, 판타지 소설 및 단편소설, 콩트 등 90여 편을 발표했다.
시나리오 「대도해」, 「공분」 등이 현재 영화화 진행 중이다. 또한 영화 ‘그들의 전쟁’이 베이징 영화제에 출품되었으며 다수의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2014년 예스24 선정 한국을 빛낼 26인의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콘텐츠 매칭 비즈니스’를 기치로 내건 ‘네이처 컴퍼니’를 통해 추리 콘텐츠 발굴 및 개발과 대한민국 추리 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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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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