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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엄마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아이는 비교와 경쟁에 던져진다. 청소년기도 모자라 이제는 아동기까지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사회에서 아이는 정말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회에는 스트레스가 만연하고 이 스트레스를 풀 곳 없는 학교에는 왕따가 횡행한다. 입시 지옥과 취업 지옥에서 벗어나도 아이의 고통은 끝이 나지 않는다.
을이 되어 갑질에 시달리고 끝이 없는 업무와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하며 팍팍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불안한 미래를 안고서.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매년 꼴찌를 기록하고 자살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 노인 빈곤율 1위인 나라에서 아이는 행복할 수 없다. 게다가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계층 이동의 가능성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아이가 나보다 더 잘 살 것이라는 기대조차 가지기 어렵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노비’라고 말한다. 얼마 안 되는 월급을 받지만 노동 시간은 OECD 상위권을 다투는 나라, 노동의 가치가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낮아서 최저시급을 받으며 몇 시간 일하고서는 장바구니도 제대로 못 채우는 나라, 가진 사람만 더 가지고 못 가진 사람은 더 못 가지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자식을 낳는 것은 노비라는 신분을 되물림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피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 역시 여성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잊고 있다.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라며 ‘가임기 여성 출산 지도’와 같은 자료를 내놓는 정부의 태도는 여성의 몸을 국가의 재산으로 생각하고 국가가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공연하게 드러낸다. 한편으로 저출산의 원인을 고학력 여성의 증가로 인한 혼인율 감소에서 찾으며, ‘고학력 여성의 하향 선택 유도 시나리오’를 내놓는 모습을 보면 여성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미디어에서는 저출산의 해결책이 90년생 여성에게 달렸다는 기사를 내보내지만 백말 띠 여자는 드세다며 자행되던 여아 낙태의 피해를 입은 이 세대는 성비 불균형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남아선호사상 아래에서 서슴지 않고 여아를 살해했던 때는 외면하고 임신과 출산을 여성의 몫으로만 돌리고 있으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도 한국의 많은 젊은 여성들은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이를 낳을 여자도 적을뿐더러 이제 와서 아이를 내놓으라니 그럴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 자신과 한국의 여성들이 어째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는지 여성 자신과 아이, 사회의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고민할 때 무엇을 고려하며, 언제 갈등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고민하는지는 살피지 않고 그저 아이를 낳아야 한국이라는 나라가 존속한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면 이 사회는 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이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또 왜 한국의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는지 자신과 아이, 사회의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아이를 낳고 싶은 욕구마저 좌절시키는 한국 사회가 수많은 여성을 어떤 결정으로 이끌었는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작가 송가연 소개
말 그대로 사회가 피임시키는 사회에서 비출산을 다짐하며 살아가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지냈다. 건축 관련 학과에 입학했다가 이내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았고, 이화 여자 대학교 심리학과에 입학해 공부했다. 동대학원 철학과에 입학해 공부하다가 수료 후 전공을 살린 회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끝없는 업무와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지쳐 그만두고 대학교 연구소에서 교직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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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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