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메이너릭 블레즈 글그림 | 한소영 역 | 아라크네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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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자연’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우리는 보통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이나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빽빽한 숲, 아니면 활짝 펴 있는 꽃이나 아침마다 쉴 새 없이 지저귀는 새, 열심히 먹이를 나르는 개미 등을 상상한다. 그래서 콘코리트 아파트에 갇혀 사는 도시민들 대부분은 이런 자연의 세계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느낀다.
작가인 미샤 메이너릭 블레즈는 사람들의 이러한 고정관념에 반기를 든다. 그녀에게 자연은 큰마음을 먹고 캠핑을 떠나 ‘저 머나먼 어느 곳’을 찾아가야만 발견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나 동식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매일 매 순간, 어느 곳에서든, 이를테면 출근길 꽉 막힌 도로 위의 차 안에 앉아 있거나 답답한 지하철 안에 서 있을 때라도, 인간은 자연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과 깊이 연결된 존재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는 균류가 유전적인 관점에서 보면 식물보다는 우리 인간과 더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왜냐하면 균류와 동물은 진화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균사체 그물망의 성장 패턴은 인터넷의 시각적 모델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고, 인간의 몸속에서 정보 전달 기능을 담당하는 뉴런의 네트워킹과도 상당히 비슷하다. 그렇다면 균류의 DNA는 인간과 절반 이상이 같고, 우리처럼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것도 더 이상 놀라운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것뿐일까? 식물 또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보고 듣고, 감각을 느끼며 맛을 보고, 중력이나 물의 존재를 감지하며 장애물을 피하려고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작가는 이밖에도 진딧물을 사육하는 개미, 인간의 음악과 잘 들어맞는 갈색 지빠귀의 울음소리, 뾰족한 막대기를 창처럼 이용해 사냥을 하는 침팬지 등의 예를 들어 가며 인간과 동식물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지를 증명한다. 심지어는 인체의 대부분을 이루는 물질이 우주의 대부분을 이루는 4가지 원소(산소, 수소, 탄소, 질소)와 똑같다는 사실을 알려 줌으로써 인간과 자연과의 밀접성을 우주로까지 확대시킨다.
이 책은 우리가 자연과 어떻게 연결되어 살아가는지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들며, 생명 존중에 관한 애정 넘치는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다.
작가 미샤 메이너릭 블레즈 소개
캐나다계 미국인으로 콜로라도 주 로키산맥 근처에서 자랐으며, 지금은 텍사스 주 오스틴에 살고 있다. 미샤는 남편과 함께 녹색 건축회사(Equitable Green Group)를 운영하고 두 아들을 양육하며 일하고 있다. 여유로울 때는 침대에 누워 책을 읽거나 밤에 수영하는 것을 즐기며, 남편이 정원 가꾸는 모습을 지켜보길 좋아한다. 또한, 진한 페르시아 전통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주고받는 뜨거운 토론을 즐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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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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