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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34)]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전 3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

저자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7-09-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작품!러시아 대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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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134)]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전 3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은이) | 김연경 (옮긴이) | 민음사 | 593쪽 | 전권 28,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심오한 사상과 다양한 주제 등 내용 면에서 뿐 아니라 그 분량도 방대한 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구성으로 인해 한번 손에 들면 끝까지 읽어 내려가게 된다. 부자간의 재산 다툼, 한 여자를 둘러싼 갈등, 결국 이런 반목에서 이어지는 친부 살해라는 다분히 선정적인 소재에, 범죄소설 혹은 추리소설 기법으로 쓰인 이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가독성이 높다. 여기에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됨으로서 자극적인 사건은 보다 더 흥미롭게 전개된다.

 

 

‘비극적인 천재’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최고의 작품

 

1878년,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의 최고의 작품이 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 후 3년 만에 소설은 완성됐으나 다시 3개월 후에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는 애초에 이 작품을 2부작으로 구상해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후속작을 쓸 계획이었다. 아쉽게도 그는 그 계획을 이루지 못했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그의 가장 마지막 작품이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남게 됐다.

 

도스토예프스키는 25세이던 1846년에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하면서 당시 러시아 문단의 총아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후, 사회주의 경향을 띤 페트라셰프키 모임에 출입하다가 사형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결국 사형은 집행 직전에 취소되고 그는 유형을 떠나게 된다.

 

젊은 시절, 8년 간 시베리아에서 유형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하나가 그의 마지막 작품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모티프가 됐다는 사실도 매우 흥미롭다. 그는 옴스크의 감옥에서 ‘친부 살인범’인 한 귀족 출신 남자에 대해 알게 됐다.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유산을 노리고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는 그 후 그 남자가 무죄였으며 실제로 범죄는 남자의 약혼녀를 사랑했던 동생의 소행이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사건에 대한 메모를 차근차근 정리해 갔으며 마침내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후 소설로 완성했다.

 

 

작품 속의 작품, 인간 영혼의 구원 문제에 대한 서사시 「대심문관」

 

4부 12편으로 구성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가운데 5편 「Pro와 Contra」는, 도스토예프스키 자신이 이 소설의 정점이라 부른 부분이다. 여기에는 「대심문관」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반의 서사시가 포함돼 있다. 이반이 동생 알렉세이에게 ‘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신이 만든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라는 요지의 고백을 한다. 이 논리를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대심문관」이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로마 가톨릭의 부패가 극에 달하고 연일 종교재판이 열리던 16세기 스페인에 그리스도가 나타난다. 대심문관은 그를 감옥에 가두고 자신의 지상낙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는 인간에게 빵을 주고 대신 자유를 반납받았다. 그리하여 그들을 온순한 양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대심문관의 긴 이야기가 끝나자 그리스도의 그의 창백한 입술에 말없이 입을 맞춘다.

 

작품이 발표된 이후 수많은 비평가와 철학자들이 이 「대심문관」에 대해 논평하고 분석해 왔다. 이 부분만이 따로 책으로 묶여 출간되기도 했다. 예리한 독창성과 번득이는 논리로 무장한 「대심문관」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독특한 개성과 사상을 대변하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는 삶과 죽음, 사랑과 욕정 등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신과 신념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신은 있느냐 없느냐?”라는 표도르의 질문과 각기 상반된 이반과 알렉세이의 대답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커다란 화두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탐구해 왔던 일관된 주제는 신과 인간, 선과 악 등 서로 모순되는 원리들이었다. 인간성의 어두운 측면을 부각시켜서 신성(神聖)의 의미를 더욱 높이고, 구원과 부활과 같은 종교적인 개념을 삶의 영역에서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도스토예프스키는 살인 등 범죄 사건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사건 자체가 아닌, 이러한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사고와 행동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도 친부 살해라는 소재를 사용해 살해된 표도르 주위의 인물들이 사건을 전후로 겪는 심리적 갈등에 주목했다.

 

출간된 지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 작품이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는 것은,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세기 후반의 러시아뿐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를 다루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여전히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소개

 

 

1821년 11월 모스끄바에서 태어났다. 벨린스끼가 그 시대 최고의 걸작이라 극찬한 첫번째 장편 『가난한 사람들』(1846)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849년 좌파적 사회주의 단체에서 활동하다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지만, 사형집행 직전 특별사면을 받아 1854년까지 시베리아에서 유형생활을 했다.

 

이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 집에서 쓴 수기』(1860)를 발표했다. 뒤이어 『멸시받고 모욕당한 자들』(1861)을 발표하고, 추후 발표될 장편들의 지침서가 될 『지하에서 쓴 수기』(1865)를 자신이 운영하던 잡지 『에뽀하』에 실었다. 그는 정신분석가와 같이 인간심리 속으로 파고들어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도 예리하게 해부하는 독자적인 소설 기법으로 “근대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박 빚 등에 쫓기면서도 『죄와 벌』(1866) 『백치』(1868) 『악령』(1872) 등 걸작을 차례로 내놓았고, 『까라마조프가의 형제』(1881)로 수많은 문인과 독자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주요 작품으로 『스쩨빤치꼬보 마을』(1859) 『도박꾼』(1866) 『미성년』(1875) 『작가일기』(1873~81)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수많은 단편과 중편 작품을 남겼다. 1881년 1월 폐기종으로 사망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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