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36)] 날 깨물어줘
크리스토퍼 무어 저 | 송정은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400쪽 | 13,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소위 ‘루저(Loser)’라고 일컬어지는 사회 낙오자들이 일상에서는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초현실적 상황에 처하며 벌어지는 독특한 소동들을 때론 발랄하고, 때론 삐딱하며, 때로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그려내는 작품들을 써온 크리스토퍼 무어.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코믹 컬트 작가 무어의 대표작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부작’이 출간되었다.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부작」은 1부 『흡혈광 녀석들』, 2부 『너, 재수없어』, 3부 『날 깨물어줘』로 이루어져 있으며 1부와 3부의 원작 출간 시점 차이가 15년으로 매우 큰 편이지만 이야기상으로는 모두 이어지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 시리즈가 뱀파이어물이라고 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트와일라잇」 스타일의 뱀파이어가 등장할 것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부작’의 뱀파이어들과 인간들은 그야말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상들이며 또한 모두가 갖고 있지만 용기 내어 드러내지 못하는 고민들을 가진 현실적인 존재들이다. 또한 존 스타인벡의 휴머니즘과 커트 보네거트의 블랙 유머를 계승했다는 미디어의 리뷰처럼, 크리스토퍼 무어의 작품에서 가장 빠질 수 없는 것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유머의 본능일 것이다.
또한 존 스타인벡의 휴머니즘과 커트 보네거트의 블랙 유머를 계승했다는 미디어의 리뷰처럼, 크리스토퍼 무어의 작품에서 가장 빠질 수 없는 것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유머의 본능일 것이다.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부작’에서도 역시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처한 범인(凡人)들의 유쾌하고 예측 불가능한 일상들이 이어진다.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성(性)에 대한 유쾌한 묘사와 한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너무나 현실적인 존재들의 재기발랄한 코믹함, 캐릭터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따스한 휴머니즘이 공존하는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부작’은 일상의 작은 탈출구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그리고 신선한 웃음과 감동을 원하는 독자들의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부작’은 영화화 판권 계약이 완료됐다.
내 밤의 이름은 애비가일 폰 노멀, 낮에 쓰는 노예 이름은 열여섯 살의 앨리슨. 머리에 이가 있는 멍청이 여동생과 엄마봇과 함께 살고 있지. 처음에 주인님은 평범한 인간처럼 보이려고 했지만 난 보자마자 500살된 주인님의 정체를 알아차렸어. 살짝 벌린 입 사이로 송곳니가 길게 자라는 걸 보고야 말았거든. 오 마이 갓! 밤의 지배자가 되어 필멸할 인간들 위에 군림하는 나의 꿈이 이루어질 순간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주인님의 똘마니 생활부터 해야 해. 거기다 주인님 커플이 가장 오래된 뱀파이어 무리와 이러쿵저러쿵 어쩌고저쩌고 하는 동안 뱀파이어 고양이 ‘체’가 샌프란시스코를 뒷골목부터 점령해 버렸어. 뱀파이어 고양이 군단을 만든 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놈이야. 주인님과 난 그들에게서 이 도시를 구할 수 있을까?
작가 크리스토퍼 무어 소개
팀 버튼의 번뜩이는 상상력, 독특한 풍자와 SF적 판타지로 컬트 작가의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무어(Christopher Moore). 미국에서 그는 『제5도살장』의 커트 보네거트와 『중력의 무지개』의 토마스 빈천을 잇는 블랙 유머 계열 작가로 찬사를 받고 있다. 삶의 부조리함을 유머 있게 형상화하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1957년 오하이오 톨레도에서 출생하였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와 브룩스 사진학교(샌타바버라)를 졸업했으며, 『분노의 포도』의 저자 존 스타인벡을 사랑한다.
무어의 소설들은 주로 평범한 삶을 살던 소심한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초자연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해 고군분투하게 된다는 식으로 전개된다. 그의 기발하고 엉뚱한 상상력은 팀 버튼을 연상시킨다. 백 살 먹은 성직자가 악마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가 하면, 늘 재수 없는 보험사 직원이 신비한 코요테를 만나거나 식료품 점원이 아름다운 뱀파이어에 반하기도 하고, 또 예수의 어릴 적 친구가 부활해서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기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이런 상상력에서 시작하여 블랙 유머로 풀어내는 무어의 감각은 무릎을 칠 정도로 탁월하다. 존 스타인벡의 인본주의와 커트 보네거트의 부조리적 감성을 기본으로 컬트적 요소가 가미된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키고 있다. 2006년에는 죽을 사람의 영혼의 그릇을 수거하여 원활하게 윤회가 이루어지도록 중간 역할을 하는 ‘더티 잡’에 채용된 찰리의 고군분투를 그린 『더티 잡A Dirty Job』으로 독자, 서점, 도서관이 함께 선정하는 퀼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크리스토퍼 무어는 1992년에 첫 소설 『악마 키우기 실습Practical Demonkeeping』을 출간하기까지, 지붕 이는 사람, 식품점 점원, 호텔 야간근무원, 보험중개인, 웨이터, 사진가, 로큰롤 디제이로 일했다. 그는 이런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을 창조해냈으며, 『양Lamb』,『더티 잡』,『가장 멍청한 천사The Stupidest Angel』,『너 재수없어You Suck』,『바보Fool』,『나를 물어줘Bite me』를 비롯해 열두 권의 소설을 썼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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